.. 졸업 확정

.. 졸업 확정


.. 1998년 입학 이래로 9년 반.

.. 총 이수학점 136학점. 평점은 뭐 어디가서 쪽팔리지 않을 정도. 경영학 전공.

.. 드디어 끝났습니다. 참 길다면 긴 시간이지만 아무튼 끝나긴 끝났군요. 이제야 좀 시원합니다. 남들은 석사도 끝날 시기라고는 하지만 어쨌든 중요한 것은 졸업한다는 사실. 드디어 저도 졸업합니다. 나름 만감이 교차하네요.

.. 졸업식은 8월 22일(수). 갈지 말지 고민중이지만 특별히 바쁘지 않다면 가볼 생각이긴 합니다.

.. Words of Yu-Tak Kim, the elemental of the w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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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포항과 울산의 경기는 포항 팬에게 있어선 승점을 1점은 확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시작한다. 이 말은 반대로 뒤집으면 울산 팬들에게는 고비에서 절대로 만나고 싶지 않다는 불안감을 낳는다는 뜻이다. 98년 플레이오프를 비롯해 고비마다 서로 고춧가루를 뿌려대다가 추가 기울기 시작한 것은 울산의 골문을 지키던 김병지가 포항으로 이적하면서 부터라고 한다. 한창 리그를 보지 못하던 때라 잘 기억은 안나지만 그 즈음부터 울산의 포항 징크스가 제대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혹자는 김병지의 저주라고도 하지만…

.. 하지만 올 들어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물론 컵대회에 2군을 내보낸 탓도 있지만 컵대회 2경기에서 울산에게 1무 1패를 기록했고 그마저 패배는 포항의 홈 한국 축구의 성지 스틸야드에서였다. 제대로 된 전력이 아니라는 변명이 마음 속에 자리잡았지만 12경기 연속 무승. 그 이후에도 광주를 상대로 겨우 1승을 거두고 여전히 무승부를 기록중인 포항에게 있어서 골 결정력 문제는 치명적. 그나마 직전의 FA컵에서 대학 강호 건국대를 만나 4:1의 신나는 승리를 거두었지만 대학팀은 대학팀. K리그에서 꽤나 괜찮은 스쿼드를 갖추고 있는 울산과는 그리 쉽지만은 않은 만남이었다.

.. 게다가 더 중요한 것은 울산 전력의 30% 이상이라고 할만한 이천수를 빼놓을 수 없다. 이천수의 첼시행 루머가 보도되면서 가슴 한켠에 묘한 부담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이천수. 필드 외에서야 어쨌든 필드 내에서 그가 독기를 품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너무 많은 게임을 봐버렸다. 아무리 그래도 유럽파를 제외한 한국 선수들 중에 최고의 사기유닛을 뽑는다면 주저하지 않고 이천수를 뽑을 수밖에 없다. 그런 그가 첼시행의 꿈을 품고 전력을 다한다면… 그 생각만으로 부담은 배가될 수밖에 없었다.


.. 1. 포항의 올시즌 가장 큰 문제라면 역시 골 결정력의 부재. 2005년과 같은 공격력도 나오기 힘든데다가 2006년 초반의 이동국 후반의 고기구의 결정력은 온데간데 없다. 이동국의 대체로서 기대를 모았던 고기구는 첫 인천전 골 이후 침묵. 이광재는 경남전 이후 침묵. 황진성은 쉐도우가 아니면 힘을 쓰기에는 역시나 하드웨어의 문제가 있고 최태욱은 영입 이후 아주 길고 긴 침묵. 최효진을 돌려 쓰는 꼼수를 부려보기도 했으나 역시나 정통파는 아니고, 프론티니는 아예 침묵 왜 데려온지 조차 알 수 없다.

.. 그 결과가 지금의 성적이다. 아무리 미드필더의 중원 장악력이 뛰어나고 패스 전개력이 뛰어나더라도 골을 넣을 수 없다면 경기에서 승리할 수 없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역시나 3년 연속 같은 전술을 사용하는데 공격진의 역량은 점점 떨어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일 것이다. 하기야 포항과 맞붙는 팀들은 기본적으로 수비를 두텁게 하고 최후방에서 최전선까지 종으로 찔러주는 전술을 선호하고 역시나 효과도 짭짤하다. 대전의 정성훈, 부산의 박성호에게 골을 헌납한 것은 그 반증이기도 하다.

.. 하지만 그래서일까 수비 조직을 두텁게 쌓기 시작한 포항은 골을 넣지 못하면서도 골을 먹지 않는 체제로 전환되기 시작했다. 포항-GS 0:0, 포항-수원 0:0 두 경기 모두 미들에서 공을 효율적으로 점유하고 두터운 수비를 쌓고 공격을 전개하는 점유축구의 진수를 보였음에도(심지어 몇몇 비 K리그 팬들로부터는 K리그의 경기력이 이렇게 뛰어났나! 라는 찬사까지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골을 넣지 못하여 안타까움을 낳았다. 다행히 지지 않았을 뿐 이겨야 되는 시점에서의 무승부는 뼈아픈 것이다. 그리고, 골을 넣지 못하는 팀은 상대에게 두려움을 줄 수가 없다. 바로 그것이 불안했다.


.. 2. 경기 시작 직전 선수들이 몸을 푸는 것을 차분하게 지켜보았다. 그나마 짧은 휴식기를 거쳐서인지 선수들의 몸이 가벼워보였다. 자세히 보니 최태욱이 선발. 정규리그 선발은 매우 오랜만인지 아니면 처음인지 기억조차 나질 않지만 어쨌든간에 최태욱을 선발로 보는 것은 꽤 흔치 않은 현상. 파리아스 감독이 얼마나 공격수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었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몸이 가벼운 포항의 미들진을 보며 어쩌면 오늘 무언가 하나 작품이 만들어 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 울산 쪽도 크게 나쁘지는 않았다. 아니 좋아 보였다. 특히 이천수의 몸놀림은 무척이나 가벼워 보였고 우성용을 제치고 선발 출장한 양동현 역시 평소 이상의 느낌을 주었다. 잘하면, 아니 어쩌면 오늘 경기 대박 혹은 쪽박. 다득점 혹은 0:0의 예상을 할 수 있었다.

.. 최태욱과 이천수. 부평고 동기. 전국대회를 휩쓸고 다니던 이른바 깡패 유닛들. 하지만 02년을 기점으로 진정한 사기유닛으로 성장한 이천수와 어느덧 주전 자리가 애매해져버린 최태욱의 차이는 어딘가 모른게 씁쓸함을 낳는다. 팀의 팬으로써 말하자면 최태욱의 플레이는 많이 답답했다. 최전방 공격수로 나오면 그 빠른 스피드를 잘 활용하는 그가 사이드 미들로 내려가면 돌파도 패스도 못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었다. 아니 경기 출장을 못해서 감각이 떨어져서일까? 하지만 드문드문 나와서 보여주는 그 모습이 활발하게 날아다니는 이천수와 오버랩 되면서 씁쓸함을 더욱 깊게 안겨주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 3. 경기가 시작되었다. 일진일퇴. 전반 초중반 양팀은 팽팽하게 맞섰다. 포항이 좀 더 미들에서 만들어 나가고 중원 압박을 시도했다면 울산은 이천수를 활용한 뒷공간을 노리는 플레이가 일품이었다. 이 경기를 끝끝내 다 보면서 느낀 감상을 미리 말해보자. 이천수는 일품이었다.

.. 무엇보다도 나를 감탄 시킨 것은 다른 때보다 한발 더 빨라진 듯한 스피드. 분명히 같은 위치에서 달리기 시작했는데 25m쯤 지나다보면 사람 한명 키 만큼 차이가 벌어져버리는 것은 경악에 가까웠다. 게다가 공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지. 신화용의 선방이 없었다면 울고가는 것은 포항이 될 지도 몰랐다.

.. 경기 전체적으로는 내용이 계속 비슷했지만 중간중간 양팀의 돌파 능력이나 뒷공간을 뚫는 모습은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포항 팬으로서 기량이 점점 늘고 있는 오승범의 돌파 장면은 박원재의 부상 공백시에 오승범의 투입이 왜 이루어지는지 충분한 이유를 제공했다.

.. 하지만 하나의 아쉬움이라면 3-1-4-2라는 평소보다 공격적인 전술을 들고나온 포항임에도 불구하고 중반 이후 김기동의 활약이 줄어들고 따바레즈의 패스를 받아줄 이광재의 움직임이 아쉬웠으며 최태욱의 골결정력이 아쉬웠다. 그랬다. 이번 경기 역시 미들에서는 그럭저럭 80점 정도를 줄 수 있을만큼 활약을 했지만 공격진이 결정을 지어내지 못하는 아쉬움.

.. 울산 역시 이천수와 알미르 둘의 활약이 돋보였지만 번번히 포항 수비의 타이트한 압박에 막히고 신화용의 선방에 막혔다. 게다가 중원에서는 오장은이 살짝 부활의 기미를 보였지만 단지 그것 뿐. 후반 중반의 노마크 상황에서의 크로스는 내 입에서 '20억짜리의 패스(풉!)'이라는 말이 나오게 만들 정도였다.


.. 4. 후반 시작해서 오승범의 힘이 떨어지는 모습이 보이자 김광석이 교체 투입됐고 이광재의 스피드가 느려지자 고기구가 나왔다. 울산은 수비를 뚫지 못하는 양동현과 중원에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던 오장은을 대신해 우성룡과 정경호가 투입되었다. 하지만 정경호는 들어오자마자 경고를 받아 내어 주위에서의 탄식을 자아냈다.

.. 여담이지만 e석 1층에서 봤는데 거기에 나 말고 어떤 아저씨가 포항 팬인지 경기 내내 감독 모드로 소리를 질러내서 앞에서 쿡쿡 대면서 웃고 있었다. 참고로 울산도 e석 분위기는 홈편향인데 주위 사람들 전부 어이 없어하는 분위기. 경기 우리가 이겼으면 아마 그 아저씨랑 지대로 싸움 붙지 않았을까?

.. 경기 자체가 아무리 재밌어도 골이 나지 않으면 아쉬운 법. 체력이 떨어진 황지수를 대신해 미워 마지 않는 김윤식이 투입되었고, 울산도 부상당한 이종민 대신 김영삼이 투입되었다. 그러다가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 가장 숨막히는 장면이 연출되었다.

.. 후반 막판. 울산의 공격을 중원에서 차단한 포항은 최전방의 최태욱에게 단숨에 찔러주었다. 오프사이드가 아니었기에 혹시나 오심이 있지 않을까 부심을 쳐다보았는데 경기 속행. 다시 고개를 돌리니 단숨에 김영광과의 1:1 찬스가 연출. 주위 울산 팬들은 '어어어'하는 소리가 들리고 나는 나도모르게 '으아아아아'하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 최태욱이 골을 향해 슛을 하는 시점에 그 뒤를 고기구가 뛰어들어갔다. 최태욱이 슛을 했지만 아쉽게도 김영광에게 막혔다. 그리고 그 볼이 고기구에게 연결되었다. 침착하게 김영광을 고기구가 제쳤다. 나는 골을 확신했다. 주위 울산팬들은 절망스러운 탄식 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고기구가 슛을 했다. 그러나 그 볼은 어이 없이 골대를 맞고 튀어나왔다.

.. '으아아아악!' 하는 괴성을 지를 수밖에. 주위의 울산팬들은 다들 안도의 한숨과 조롱의 웃음이 터져나왔다. 뒷자리에서 감독질 하던 아저씨는 그 뒤로 목이 쉬었는지 한동안 벌호우 모드.


.. 5. 그렇게 경기는 끝이 났다. 여전히 포항의 골 결정력은 안습. 설마 골키퍼까지 제치고 골을 못 넣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울산은 이천수 빠지면 대체 경기 어떻게 해먹을지 궁금할 정도. 이천수는 이날 울산 공격의 50%였다. 알미르는 두두처럼 여름남자 분위기가 풁풀. 전반에 좀 벌호우 타나 하더니 전반 중반부터 후반 중반까지는 몸이 데워졌는지 꽤나 펄펄 나는 모습.

.. 오승범 돌파력이 엄청 늘었다. 패스 질을 좀 더 높여야 할 것 같지만 사이드도 꽤나 괜찮아진 느낌. 고기구는 이번 골을 넣었으면 분위기 살아날 것 같지만 이번에도 못 넣어서 어찌 될지는 모르겠다. 이날 포항 마지막은 김윤식의 재발견 스러운 느낌. 이천수가 지쳤다 쳐도 돌파를 시도하는 이천수를 막아내고 공격으로 연결하는 모습은 내가 그렇게 비판하던 황지수 어느샌가 완소모드로 변한것 처럼 그 역시 완소남으로 변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잠깐 하게 만들었다.


.. 6. 어쨌거나 저쨌거나 13R이 끝났고 순위는 7위. 아직 리그는 끝난 것이 아니다. 그리고 리그 끝날 때 6위안에 들 자신은 여전히 있다. 이번 여름 휴식기 때 괜찮은 외국인 선수나 좀 데려왔으면... 대체 따바레즈 이후에 쓸만한 용병이 없다는 게 말이 되나!!!


.. Ps. 그나저나 천수야 제발 좀 크리그를 떠나라 ㄲㄲ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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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남시 홈페이지에 공지되어 있는 시외버스 시간표를 믿었다가 제대로 배신당하고 아슬아슬하게 도착한 인천 문학 주경기장. 약간 흐린 날씨였지만 그럭저럭 선선해서 경기하기에는 나름 괜찮아 보였습니다. E석 입구로 들어갔더니 E석 1층을 꽤나 많이 채운 관중. 오른쪽 N석에서는 인천 서포터들의 서포터송이 터져 나오고 왼쪽 S석에서는 포항 서포터들이 보였습니다. 마침 경기도 시작 직전이기에 일단 E석 아무데서나 자리를 잡았지요. 시작 전부터 E석 곳곳에서 서포터들의 인천 콜에 동조하는 인천 콜이 터져 나오고 원정팬인 저로서는 많이 부담되는 분위기.

.. 그것 때문이었을까요. 시작한지 11초만에 김명중의 나이스 어시스트백패스를 가로챈 방승환이 포항의 골망을 가르고야 맙니다. 이 경기, 포항으로서는 지독하게도 안 풀릴 거라는 복선이라도 되는 듯 허망하게 네트를 흔들어버린 골을 쳐다보면 순간 할 말을 잃고 주위는 대환호. 어지간하면 E석에 남아 있을까 했지만 도저히 남아있기가 힘들더군요. S석에 가서 아는 형에게 잠시 인사를 하고 W석 기자석에 가서 지인을 만나고 골 상황을 확인하고 출전 명단을 훑어보았더니 역시나 2군 출격. 그리고 파리아스는 분노했는지 12분만에 김명중을 교체 아웃시켜버리더군요. 여담이지만 방승환의 이 골은 K리그 최단시간 골 기록이 되었습니다(이전 기록은 대우:한일은행 1986년 4월 12일 권혁표. 19초. 연맹기록 참조).

.. 전반 초반에 엄청나게 밀리더니 중반 이후부터는 팽팽한 접전이었습니다. 인천은 양 사이드의 공간 침투가 돋보였고 노종건의 안정적인 뒷받침과 드라간-데얀 외국인 콤비가 종횡무진 활약했습니다. 반대로 포항은 따바레즈가 분투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아귀가 안 맞는 느낌. 우측의 박희철은 한 템포가 느렸고 좌측의 김광석은 보다 수비적으로 치우친 느낌이었습니다. 전방의 이광재와 최효진도 2% 아쉬운 느낌. 그러다 인천의 우측을 파고든 최효진이 엔드라인에서 좌측 뒤로 올린 크로스를 김광석이 발리슛을 때렸을 때는 아쉽게도 상단 골대를 맞고 튀어나오는 등, 포항의 고질적인 골결정력 부족이 다시 재현되는 느낌이었습니다.

.. 하프 타임에 컵라면을 하나 사서 S석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묘하게 뭔가 일어날 거 같은 느낌이 들었거든요. 하지만 그런 예감은 아랑곳 없이 후반도 팽팽하게 진행되었지만 여전히 골은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지지부진한 박희철이 나가고 최태욱이 투입. 간만에 필드에서 보는 최태욱이지만 그 동안 좋은 모습을 못 보여서 큰 기대는 할 수 없었습니다. 막상 플레이를 보니 돌파는 되는데 동료와의 호흡이 안 맞는 느낌. 차라리 꾸준한 경기 출장이 이루어지면 좋아지지 않을까 싶은 느낌. 시간이 흘러 후반 중반. 다음 수원전을 대비한 것인지 따바레즈를 빼고 신광훈을 투입. 그 때 저와 지인은 자꾸 찬스에서 골을 넣지 못하는 이광재를 빼고 신광훈을 투입하는게 더 나을 것 같다는 말을 하고 있었는데 따바레즈를 빼더군요. 최태욱 투입시에 우측으로 내려갔던 최효진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보직되고 신광훈이 우측을 맡았습니다. 최효진은 한 경기에 세군데 포지션을 맡는 멀티능력을 보여주기도.

.. 하지만 후반 33분 데얀을 잠시 놓친 것이 화근이 되어 그대로 골을 헌납. 공간을 내어준 것은 아쉬웠지만 골 자체는 정말 잘 찬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흘러 89분. 여기서부터 드라마는 시작됩니다. 마침 울산 서포터 지인에게서 우성용 PK를 얻어냈다는 문자가 와서 답을 하려는 바로 그 순간. 페널티 에어리어 바로 밖에서 최효진이 공을 잡더니 순간 눈 앞에 직선으로 공간이 열리고 그 자리를 알고 있었다는 듯 왼발로 강슛. 89분 내내 인천의 골문을 잘 지킨 김이섭 골리에게 뼈아픈 실점을 허용하게 합니다. 하지만 기쁨의 세레머니도 없고 무감각한듯이 돌아서는 최효진. 경기 내내 지고 있는 상황이 맘에 들지 않았던 것일까요. 조금은 거만하게도 조금은 독하게도 보이는 그 모습을 보면서 최효진의 중앙 기용이 무척이나 성공적이라는 평을 저와 지인 둘이서 내리고 있던 찰나.

.. 우성용의 PK 성공 소식이 들림과 동시에 갑자기 김광석이 왼쪽 측면을 파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엔드라인 근처에서 중앙으로 찔러넣은 패스를 골 에어리어 정면으로 뛰어들어온 최태욱이 오른발로 차 넣고 동점골. 포항 선수들도 서포터도 89분에서 90분까지 일어난 1분간의 기적에 환호했습니다. 경기는 2:2 종료. 마침 울산이 SK를 1:0으로 승리함에 따라 울산이 인천을 골득실에서 제치고 컵대회 1위로 올라가는 순간이었습니다.

.. 지금까지 울산과는 서로 많은 고춧가루를 뿌려대서 그런 걸까요. 정말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면서 울산의 1위 등극-4강 직행이라는 드라마를 찍게 해 주더군요. 하지만 그것과는 별도로. 이 경기 막판의 동점골 드라마는 포항으로서도 선수들로서도 많은 의미를 갖게 해주는 장면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주축인 선수들이 전부다 2군. 1군 선발 수준이라고 해봐야 따바레즈, 최효진 정도였고 오승범이나 이창원, 이광재는 로테이션 멤버. 나머지는 그냥 2군선수들. 이렇게 2군이 주축인 경기가 포항은 컵대회에서 3번이 있었는데 울산전 0:0 무승부. 대구전 3:1 승리. 인천전 2:2 무승부를 일궈내며 컵대회 승점 11점 중에 무려 5점이나 얻어냈습니다. 총 10경기 중에서 3경기 5점. 거기에다 패배도 없다는 점과. 결코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동점을 만들어냈다는 점. 조직력이 덜 갖춰지고 꽤나 투박한 플레이가 많았지만 마지막까지 열심히 하는 모습은 서포터로서, 팬으로서 찡한 감동을 주더군요.

.. 오늘 경기를 두고서 언제까지고 저는 이렇게 기억할 것 같습니다. 시작 1분과 마지막 1분의 드라마. 이렇게 말입니다.

.. Words of Yu-Tak Kim, the elemental of the w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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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3월 29일 릴리즈 된 음반회사게임회사 FALCOM의 신보입니다. 올 해는 FALCOM의 대표작 「YS」의 발매 20주년이기도 되는 해여서 YS 20주년 기념 FALCOM LIVE 2007이 지난 3월 24일 성황리에 열렸는데요. 게임 자체만이 아니라 음악에서도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FALCOM의 라이브 답게 큰 인기를 끌었다는 후문입니다.

.. 당시 연주곡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FALCOM LIVE 2007 연주곡

.. 1.Victory!!(Ys1 SEE YOU AGAIN)
.. 2.In Adventure World(Ys2 STAY WITH ME FOREVER)
.. 3.パンドラ(Ys6 クアテラ樹海)
.. 4.ぐるぐるTonight(ぐるみん)
.. 5.MIGHTY OBSTACLE ~The Wind of Zemeth(Ys6)
.. 6.YSY -至宝の彷徨-(Ys ORIGIN)
.. 7.ALL BECAUSE OF YOU(ソーサリアン)
.. 8.LILIA(Ys2)
.. 9.星の在り処(空の軌跡FC)
.. 10.女神たちの囁き(Ys1 FEENA)
.. 11.TO MAKE THE END OF BATTLE(Ys2)
.. 12.バレスタイン城~full version~(Ys3)
.. 13.GENESIS BEYOND THE BEGINNING(Ys ORIGIN)
.. 14.Cry for me, cry for you(空の軌跡 the 3rd)
.. 15.銀の意志 金の翼(空の軌跡SC)
.. 16.I swear...(空の軌跡SC)
.. <이하 앵콜 곡>
.. 17.SCARS OF THE DIVINE WING(Ys ORIGIN)
.. 18.Endless History(Ys1 THE MORNING GROW)
.. 19.Cry for me, cry for you(空の軌跡 the 3rd)
.. 20.Smile Again(Ys1 SEE YOU AGAIN)

.. 이 중에 「YSY -至宝の彷徨-」와「Cry for me, cry for you」는 이번 라이브를 통해 처음으로 연주 되기도 했다는 후문.

.. 그리고 이번에 나온 FALCOM LIVE 2007 Original Sounds 에서는 이 곡 순서를 그대로 하고, 이 곡들의 오리지널 곡들을 넣어서 발매되었습니다. LIVE 버전이 아니라는 건 조금 아쉽지만 음향의 문제가 있을 수도 있겠고.. 혹은 편집과정을 거쳐 실황 DVD가 발매될지도 모르니 그 쪽을 기다려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요.

.. 수록곡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FALCOM LIVE 2007 Original Sounds 수록곡


.. DISC1
.. Victory!!(川奈翠)
.. In Adventure World(PIC)
.. パンドラ(山脇宏子)
.. ぐるぐるTonight(イカルス渡辺)
.. MIGHTY OBSTACLE ~The Wind of Zemeth(Jill's project)
.. YSY -至宝の彷徨-(墨谷美輝)
.. ALL BECAUSE OF YOU(チャリート)
.. LILIA(新居昭乃)
.. 星の在り処(う~み)

.. DISC2
.. 女神たちの囁き(南翔子)
.. TO MAKE THE END OF BATTLE(jdk BAND)
.. バレスタイン城 ~full version~(イース-フェルガナの誓い-)
.. GENESIS BEYOND THE BEGINNING(イース・オリジン)
.. Cry for me, cry for you(小寺可南子)
.. 銀の意志 金の翼(山脇宏子)
.. I swear...(小寺可南子)
.. SCARS OF THE DIVINE WING(イース・オリジン)
.. Endless History(南翔子)
.. Smile Again(南翔子)

.. 자세히 살펴보면 곡 순서가 동일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워낙 유명한 곡들이니 자세한 설명 같은 건 필요 없겠지요.

.. 이 앨범의 존재 의의라면 과거 Ys1 시절부터 이어져온 팔콤 유명 게임들의 음악 변화를 한 번에 살펴볼 수 있다는 것 정도일까요. 20년이나 지난 게임들의 음악이 나름 좋게 말해 올디쉬하고 나쁘게 말해 촌스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만 여전히 강렬한 멜로디는 팔콤 팬으로서 쉽게 넘겨둘 수 없습니다. 게다가 간만에 듣는 新居昭乃(아라이 아키노)씨의 「LILIA」나, 南翔子(미나미 쇼우코)씨의 「女神たちの囁き」는 여전히 명곡이며, 추억을 되살려 주지요. Ys2 오프닝으로 쓰였던 「TO MAKE THE END OF BATTLE」도 꽤나 좋은 느낌이지만 중요한 건 그 다음 부터입니다.

.. DISK 1에도 이스의 프리퀄을 맡았던 YS Origin의「YSY -至宝の彷徨-(墨谷美輝)」와 새로운 영웅전설의 시대를 연 「星の在り処」가 있습니다만 실질적으로 팔콤 겜임음악으로서 세대교체를 보여주는 건 Disc2의 「バレスタイン城 ~full version~(イース-フェルガナの誓い-)」부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임도 독특했지만 음악도 새로운 맛을 선보여서 호평을 받았던 Ys3의 명곡 「バレスタイン城」를 이스 -페르가나의 맹세- (3의 리메이크) 버전으로 풀버전이 나옵니다. 과거의 세대와는 다른 신시대의 사운드는 이런것이다를 보여주는 곡이지요. 특히나 중요한 건 이게 그대로 게임음악에 쓰이는 버전이라는 것입니다.

.. Ys 6부터였는지 아니면 이스 이터널부터였는지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FALCOM은 현재 게임 음악의 트랙을 OGG 포맷으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냥 플레이어를 통해 플레이해도 그대로 들을 수 있습니다. 이스 -페르가나의 맹세-도 동일한 형태이며, 실제로 이 어레인지 그대로 게임음악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어지는 「GENESIS BEYOND THE BEGINNING」역시 'FALCOM 게임을 하면서 음악을 들으면서 영향을 받은 세대가 들려주는 사운드' 라고 할까요. 선배들의 그림자가 너무 큰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은 지울 수 없지만 적어도 전체적인 사운드 면에서는 후한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아무리 그렇다해도 '역시 팔콤!' 이라는 느낌 까지는 들게 하니까요.

.. 제가 치명타를 맞은 건 다름 아닌 「Cry for me, cry for you」. 2007년 6월 28일 발매 예정인 '영웅전설 -하늘의 궤적- the 3rd'의 오프닝(테마일지도?)으로 제작된 곡입니다. 라이브 전날 공개된 프로모션 영상에서 처음 등장했는데 이전의 「星の在り処」나 「I Swear...」가 부드러운 느낌의 곡이었다면 이번엔 좀 더 역동적인 곡! 발매가 2달이나 남았지만 지금도 다시 FC와 SC를 하고 싶은 충동이 들어버리니 곤란할 정도.

.. 마지막은 올드 팬들을 위한 「Endless History」와 「Smile Again」. 엔딩에 참 잘 어울리는 곡이겠죠.

.. 전체적으로 아쉬운 면이라면 라이브가 아니라는 점 정도지만 제목 부터 Original Sounds라고 명시되어 있으니 이건 어쩔 수 없는 거겠죠. 곡들의 구성도 좋고, 팔콤 게임음악의 시대변화를 한번에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도 팔콤 팬들에겐 추천할만한 음반입니다. 역시나 FALCOM은 게임회사가 아니라 음반회사라니까요. 게임은 단지 음반의 프로모션용. ㅋㅋㅋㅋ

.. Ps. 아악 그러니까 영전 하고 싶단 말이지~~~~~~~~~!!!!!!!!!!

.. Words of Yu-Tak Kim, the elemental of the wind.
Posted by elofw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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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배구팬들의 기억 속에는 아직도 현대자동차서비스와 고려증권 시절의 배구가 머리 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나 역시 그러하고 그 때문에 아직까지 천안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이하 천안현대)를 응원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 솔직히 말하자면 꽤 오랜기간 배구를 보지 않았다. 고려증권 해체 후에 삼성화재가 등장하고 삼성이 무시무시한 돈을 풀어가며 팀 자체를 국가대표팀으로 만들어 버린 이후로 재미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아무리해도 이길 방도가 안 보이는 팀. 김세진과 신진식을 앞세우 것은 물론이요 장병철을 서브로 돌려버리는 팀이 존재하는데 무슨 방도가 있단 말인가. 뭐 어차피 핑계이긴 하지만.

.. 어쨌거나 프로배구 원년도 삼성화재가 가져갔다. 하지만 작년. 대형 외국인 선수 숀 루니를 앞세운 천안 현대는 정규리그와 챔피언 결정전에서 연거푸 우승. 삼성화재의 독주를 막아냈다. 그리고 막이 오른 06-07시즌. 삼성화재가 작심을 한 듯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레안드로라는 외국인 선수를 데려와서 이번엔 암담하나 싶었다.

.. 하지만 거기까지 엎치락 뒤치락 하면서 현대캐피탈은 결국 근소한 차이로 정규리그 우승을 삼성화재에게 빼았겼으나 플레이오프에서 최고의 외국인 선수라 꼽히는 보비가 뛰고 있는 대한항공을 격파하고 결국엔 챔피언 결정전 진출. 천안현대의 v2 꿈은 드디어 사정권 내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 2007.03.24.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챔피언 결정전 1차전이 열렸다. 비가 내리는 아침부터 일어나 대전고속터미널로 향하고는 이내 같이 가기로 한 녀석들을 만나 김밥과 만두 좀 싸들고 택시를 탔다. 가는데 택시기사분이 재밌는 이야기를 해 주셨다. 박정희 시절에 애들 코묻은 돈 모아가며 기초공사 하고 또 돈모이면 공사하고 그렇게 만든 경기장이라나? 어쨌거나 4,500원 거리를 지나가니 충무 체육관이 나왔다.

.. 비가 내려서 실외 열기는 덜했다.

.. 비가 내려서 실외 열기는 덜했다.



.. Words of Yu-Tak Kim, the elemental of the wind.
Posted by elofw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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