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리아스 세르지오 감독의 전술은 기본적으로 점유(possession)를 기반으로 한 공격축구를 지향하고 있다. 부임 초반에는 과거 전술의 잔영과 더불어 선수들간의 숏패스 및 개인기에 대한 부담으로 최순호 감독 시절의 반응(reaction) 축구에 기반한 종방향 롱패스가 많이 사용되었으나 부임 2년차 중반에 이르른 현재는 적극적으로 공을 돌리며 미드필드에서의 숏패스를 주로 활용하며 상대방을 차근차근 부숴나가는 방식으로 전환 되었다.
.. 하지만 하프라인 밑으로 내려가는 백패스는 지양되고 있으며, 사정상 백팩스를 하여도 페널티 에어리어까지는 거의 철저히 지양되고 있다. 골키퍼로 향하는 백패스의 수가 극단적으로 적다는 것이 그 반증이 될 것이다.
.. 점유 축구는 기본적으로 매우 공격적인 축구를 가능케 한다. 반응 축구의 경우 최전선으로의 빠른 종패스와 더불어 공격수의 볼 킵(keep) 능력과 빠른 스피드 그리고 뛰어난 결정력을 요구하지만 그것이 이루어지지 못할 경우에 상대방에게 자주 볼을 뺐기며 주도권을 내어주는 방식의 이른바 카운터 축구가 이루어진다. 반면 점유 축구는 수비로 부터 중원을 거쳐 공격수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선수들이 상당 부분 전진하게 되며 공을 빼았기지 않고 공격을 계속 하게 되는 모양을 띈다.
.. 파리아스 감독의 축구는 현재 완전한 점유 축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는 못하다. 점유 축구는 매력적이나 선수 개개인의 개인기와 킵 능력 패스 능력이 매우 뛰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점유 축구와 반응 축구를 섞은 모습을 보인다. 특히 현재 2군을 투입하며 경기를 이끌어 나가는 상황에서 반응 축구의 비중은 좀 더 높아지고 있으나 베스트 일레븐이 필드에 서게 된다면 점유 축구의 비중을 훨씬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 현재의 선수 구성에서 4백 자원이 모자라는 점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에 메인 포메이션은 3-4-1-2를 사용하고 있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포항에서 4-3-3을 보고 싶지만 그것은 선수 개개인의 구성이 매우 뛰어나야 하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 포항은 매우 젊은 팀이고, 4백의 필수 구성 요소인 양 사이드 백 자원의 미약함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 모든 선수가 다 정상 컨디션이라고 가정할 때 베스트 일레븐을 포메이션에 적용해 보면 다음과 같다.
.. 기본 3-4-1-2 포메이션
.. 이 중 공격수 2명은 수시로 좌우로 위치를 바꾸면서 뛰기 때문에 보는 사람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특히 이동국의 경우 미드필더 부터 시작하여 CF, LW, RW 역할까지 전부 다 수행하기 때문에 보는데 상당히 어려운 모습을 보인다.
.. AM은 단순히 자리를 지키거나 쉐도우 스트라이커의 역할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거의 프리롤에 가까운 모습으로 좌우를 종횡무진 누비는 역할이다. 특히 AM의 움직임에 따라 포메이션이 유기적으로 전환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중원의 CM은 전술 변화에 따라 AM 혹은 LM, 심지어는 RM까지도 커버하는 경우가 있다. 많은 활동량을 필요로 하며 뛰어난 패싱 능력이 요구되는 자리이다.
.. DM은 RM이나 CM이 공격으로 전환되었을 경우 수비에 발생한 공백을 적극적으로 차단하며 유사시에는 CB의 백업까지 나서야 되는 자리이다.
.. CB중 가장 중앙의 자리는 수비의 라인을 조정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현재까지는 많이 보여지지 않았지만 점차 리베로의 역할을 부여받는 것으로 보인다. 기회가 보이면 DM 자리까지 치고 올라와 패스 연결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 CB중 좌우 자원은 해당 지역의 수비를 집중적으로 담당하는 역할이다. 특히 CB중 한명이 공격으로 뛰쳐나갔을 경우 DM과 협력하에 상대방의 공격을 무마하는 역할을 갖고 있다.
.. GK는 공격성 보다는 안정성 위주의 선발이 이루어진다.
.. 그러나 파리아스 감독은 도저히 가만 있질 못하는 성격인가 보다. 물론 농담이다. 상대방의 움직임에 따라 적극적인 포메이션 체인지와 포지션 체인지를 이루어낸다. 베스트 멤버 일 때의 포메이션 전환중 먼저 3-4-3A로의 전환을 살펴보자.
.. 3-4-1-2→3-4-3A 전환시 움직임
.. 3-4-3A 포메이션
.. 전방의 메인 CF가 중앙으로 이동하고 세컨드 톱이 우측으로 이동한다. 왼쪽 톱으로는 LM이 이동하여 자리하고, 그에 따라 생긴 LM의 공백은 CM이 그 자리를 메꾼다. 이에 따라 헐거워진 중앙을 커버하기 위하여 AM이 좀 더 밑으로 내려가 중원을 다이아몬드 형태로 전환 시킨다.
.. 한편 3-4-3은 3-4-3이지만 포메이션 변화 과정이 조금 다른 3-4-3B가 있다.
.. 3-4-1-2 → 3-4-3B 전환시 움직임
.. 3-4-3B 포메이션
.. 공격수들의 움직임은 동일하지만 AM이 LW로 위치하고 대신에 CM이 위로 올라가 AM의 자리를 맡는 케이스이다.
.. 이 두가지 3-4-3포메이션의 차이는 당일 선수들의 컨디션 차이에 따라 정해지는 측면이 강하다. AM이 따바레즈일 경우 따바레즈 자체가 프리롤 속성이 매우 강한데다가 좌우를 분간하지 않고 많이 휘젓는데 그 중에서도 왼쪽 돌파가 잘 되면 왼쪽으로 보직시키고 대신에 CM을 끌어올리는 방식을 사용한다. 한편 LM의 돌파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AM이 조금 쳐지는 날에는 LM을 올리고 CM을 LM으로 이동시키며 AM을 조금 밑으로 내려 중원을 만드는 형식이다.
.. 이 세가지 포메이션이 포항의 기본 포메이션이며 대부분의 변화는 이 안에서 이루어진다. 꼭 포메이션의 변화가 아니라 하더라도 LM이 치고 올라가면 CM이 그 자리를 커버하며 올라가고, AM이 LW자리로 빠지면 CM이 올라와 AM 자리를 커버한다.
.. 이런 포메이션과 포지션의 변화는 상대방의 포메이션 및 미드필더 집중력과 역량에 따른 결과이므로 여기서 그것을 세세하게 설명하기는 힘들다.
.. 논란이 될만한 것은 LM에 왜 오승범이 박원재나 최태욱을 제치고 베스트에 들어가 있는가가 문제가 될 것이다. 박원재의 경우 돌파력과 킵능력은 다른 LM 자원에 비해 최고의 능력을 보여주나 수비력이 조금 쳐지고 중앙으로의 진출이 조금 힘들다. 최태욱은 부상 때문인지 전혀 예전 실력을 내어주지 못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돌파마저 힘든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엔리끼는 킵과 드리블과 골을 넣어야 할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면 등장하기 어렵다. 최전선에서의 돌파능력은 뛰어나지만 사이드 미들에서부터의 플레이는 박원재 보다 쳐진다. 하지만 오승범의 경우 적절한 돌파, 적절한 킵, 적절한 수비력. 결국 요점이 되는 것은 수비력과 더불어 중앙 진출에 용이하다는 점이다. 오승범이 있으면 3-4-1-2와 3-4-3A 및 3-4-3B 어느 쪽이든 쉽게 커버하고, 특히 3-4-3B에서 김기동이 올라가면서 생기는 중앙 공백을 좀 더 효율 적으로 커버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원재의 경우 3-4-3B로의 전환시 중앙 커버가 조금 힘든 모습을 현재까지 보여주고 있다. 점점 나아지는 모습은 보이지만 아직까지 아쉬운 것이다.
.. 여기에 2군 중에 현재까지 1군 경기에 출전한 선수를 더하면 다음과 같다.
.. 퍼스트 톱: 남익경, 김명중, 김연건
.. 세컨드 톱: 황진성, 남익경, 김명중, 김연건
.. AM(공미): 황진성, 김명중
.. CM(중미): 황진성
.. RM(오미): 신광훈
.. CB(중수): 김수연, 이원재
.. 한편, 베스트 자원이 많이 빠진 상태에서 이루어진 GS전(06.06.03)의 경우 다음과 같은 포메이션이 등장했다.
.. 3-5-2 포메이션(06.06.03 GS전)
.. AM 역할이던 오승범은 프리롤에 가까웠지만 LM이 올라가면 LM자리를 메꾸며 전진하였고 CM이자 DM이던 황지수와 오범석은 중앙에서 좌중우를 가리지 않고 전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오범석은 RM인 신광훈 과의 적극적인 포지션 체인지를 시도하였다.
.. 이는 오승범의 활동량이 따바레즈보다 좀 더 뛰어난 것을 반영한 결과이며 황지수의 공격성향이 일취월장하며 CM DM RM CB RB 까지 커버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 오범석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포메이션이다. 포스트 김기동에 대비하는 전술로서 작동할 수도 있다. 현재까지 2군 선수들의 적응력에 약간의 의문 부호가 켜졌으나 점차적으로 2군 선수들이 안정화 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또한 LM의 박원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따바레즈가 있다면 3-4-1-2 포메이션이 좀 더 용이할 것이지만 따바레즈가 부상으로 빠진 지금 3-5-2를 베이스로 3-4-1-2 및 3-4-3A, 3-4-3B로의 전환도 용이한 것이 특징이다. 전체적으로 안정성을 가져갈 수 있는 것이다.
.. 참고로 GS전의 후반은 3-4-3A 형태로의 전환을 이끌어 냈다. 하지만 독특한 것은 황지수나 오범석이 LM을 커버한 것이 아닌 오승범이 LM과 AM을 왔다갔다 하였고 오범석은 CM과 AM과 RM과 DM을, 황지수는 CM과 DM을 왔다갔다 하는 엄청나게 많은 활동량으로 기량을 커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그 적극적인 공격이 4골이라는 다량의 골을 양산해 내는 원동력이 됐다고 보여진다.
.. 이제 컵대회도 휴식기에 이르렀고 가장 가까운 경기는 7월 12일의 FA컵 GS전이다. 부상 멤버들이 얼마나 돌아올지는 모르겠지만 그 경기에서 어떤 포메이션이 사용 되는지가 컵대회 후반과 더불어 후기리그의 포메이션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다.
.. Ps. 자려다가 잠이 안와 포기하고 전술 결산이나 살짝쿵 -_-;
.. Words of Yu-Tak Kim, the elemental of the wind.
.. 내가 축구와 연을 맺은 건 우리 또래 애들이 그러하듯이 동네(골목) 축구 부터였다. 당시엔 꼬맹이들을 학원에 보내는 풍조도 없었고, 애들의 소일거리는 딱지치기나 구슬치기, 자치기, 아니면 골목에서 동네 애들끼리 축구 공 갖고 공차기. 뭐 이런 거였다.
.. 그러다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는 그 학교가 제주도 초등학교 중에서는 축구로 명문인 학교(최진철, 신병호, 오승범, 심영성 등 배출)라 자연스레 축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애들이 주로 하고 노는 놀이는 당연히 축구 였다.
.. 나야 당시에는 키도 작고 운동 능력도 매우 떨어져서 (달리기 같은 거 매일 꼴등, 운동신경 제로) 수비만 봤고 그마저 제대로 못 하는 그런 녀석이었지만 4학년 때부터 백호기 대회 응원에 강제로 동원되는지라 축구부 경기는 여러번 볼 기회가 있었다. 그렇게 나는 다른 종목 보다는 축구라는 경기에 보다 많은 애정을 가져가게 됐다.
.. 하지만 중학교에 들어가며 축구부가 없는 학교로 진학한 탓에 축구랑 좀 멀어지나 했지만 당시부터 미쳐있던 게임 덕에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부터 내 기억 속에 남아있다. 아, 물론 스쿼드나 경기 내용 같은 건 기억 못한다. 다만 엄청나게 빠른 선수들이 주 였다는 것 밖에는.
.. 내가 보다 본격적으로 기억하는 건 94년 미국 월드컵 부터였다. 중3 시절. 축구에 대한 것은 살피 잊어가던 나에게 미국 월드컵은 사라져가던 축구에 대한 애정을 다시금 지펴주는 그런 녀석이었다. 특히나 93년 도하의 기적이라는 극적인 진출과정을 거친 한국 대표팀은 H-H에 고정운, 서정원 등 이제는 클래식 스타에 이름을 올릴만한 그런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 있었다. 그 중에서도 내 눈을 사로 잡았던 것은 황선홍.
.. 황선홍에게 골이 가면 무언가 하나 해줄것만 같은 느낌이 있었다. 전술이나 포메이션, 개인 능력 같은 것을 보는 눈은 없었지만 그에겐 무언가의 기대감이 있었다.
.. 스페인전을 2:2로 비기고 볼리비아전. 황선홍은 무수히 많은 찬스를 잡아냈지만 골문 앞에서 마저 하늘로 차 올려버리는 등 수많은 실수를 하고 결국 0:0으로 비기고 만다. 그리고 나는 그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했든 황선홍에 대한 기대가 증오로 바뀌었다. 단 한골만이라도 집어넣었다면 그렇지 않았을 것을 단 한 골. 그 단 한골이 안들어갔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황선홍은 나의 마음 속에서 역적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무언가 걸리는 것이 있었다. 무언가 껄끄러운 느낌. 단순히 그를 신나게 욕하기에는 마음 한구석에서 '그게 아니야'라고 속삭이는 듯한 느낌.
.. 그 정체를 깨달은 것은 96년이었다. 정규리그 13경기 출장 10골, 컵대회 5경기 출장 3골. 18경기 13골이라는 골폭풍을 몰아치는 그를 보고서야 나는 94년에 느꼈던 그 껄끄러움이 무엇인지를 알았다. 그것은 바로 황선홍이 아니라면 찬스 상황 자체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었다. 그의 위치선정, 그의 순발력, 그의 시야, 그의 기술. 이런 것들이 합쳐져서 그는 골 찬스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이지, 당시 대표팀의 다른 선수들이 그런 골 찬스 자체를 만들어 내기 힘들었을 것이란 것을 나는 비로소야 깨달았다.
.. 결국 96년을 기점으로 나는 황선홍에 대한 나의 악감정을 해소했고, 내가 아무 생각 없이 내뱉던, 그리고 사람들이 그에 대해 내뱉던 그 악담들이 그를 얼마나 힘들게 했을지를 깨달았다. 그리고 그 이후로 나는 한 선수의 팬이 되는 것을 접었다.
.. 그리고 97년 고3시절, 형에게 고등학생 중에 엄청나게 잘하는 녀석이 있다고. 10년 넘게 스트라이커 걱정 안하고 살아도 될 놈이 있다고.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 역시 같은 고3이라고. 포항에 있는 녀석인데 한 번 뛰는 걸 봤는데 그야말로 물건이라고. 그 때 내 귀를 스치고 간 이름이 있었다. 바로 '이동국' 이었다.
.. 98년 월드컵 네덜란드에게 처절하게 깨지던 그 상황에서 이동국의 충격적인 슈팅은 나의 눈을 빼았았다. '저녀석 정말 물건이겠다' 라는 느낌. 그리고 그제서야 나는 형의 말이 떠올랐다. 벌써 저정도의 능력을 보여주다니 다음 월드컵이면 붙박이 주전에 에이스 스트라이커겠다고.
.. 하지만 개인적인 문제로 축구에 관심이 떨어진채 시간이 흘러 흘러 나는 군대에 들어갔고, 리그고 대표팀이고 제대로 봐오지도 않았던 탓에 2002년 그의 탈락은 내게 있어서 어느덧 당연한 일이 되어 있었다. 애초에 팬도 아니었고 그의 성공과 부침을 어깨너머나마 접하다 보니 나에게도 '이동국=게으름'이란 공식이 자리 잡혀 있었다. 그가 소속팀에서 어떤 전술로 뛰는지도, 그의 혹사가 어느 정도인지도 그런건 알지도 못한채로 그저 그는 게으른 플레이어였고, 고종수의 침몰과 함께 '게으른 천재'의 부침이라고 해석했다. 조그만 안타까움을 남긴채. '저 녀석이 계속 성장했으면 엄청났을텐데...' 이런 안타까움.
.. 그리고 월드컵 이후 여전히 국대 경기 위주로 관전하고 K리그는 외면했던 나였지만 이동국의 움직임이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이 읽혔다. 과거에 문전 앞에 박혀있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하염 없이 사이드로 빠지고 중앙까지 내려오고, 되려 골을 넣지 못하고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골 하나만은 책임지던 녀석이 골을 넣지 못하고 있었다.
.. 퍼뜩 떠올랐다. 나는 또 알게 모르게 황선홍 때와 같은 실수를 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장점이 완전히 죽어버리고 자기와 맞지 않는 포지션으로 이동을 계속하는 모습이 안타까워 보였다. 상무에 입대하고서 윙포워드를 뛰고 있다는 소식에는 안타까움밖에 없었다.
.. 그렇게 시간이 흘러 흘러 04년 7월. 본프레레 부임 후 재 등장한 그는 내가 마지막으로 눈에 넣었던 시절의 그와 플레이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어색함은 여전하지만 골게터로서의 자신과 팀플레이어의 자신을 융화시키고 있단 느낌. 그는 더이상 느리지도 게으르지도 않았다.
.. 하지만 내가 군대 다녀온 사이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활성화 된 인터넷 여론은 여전히 그를 과거 황선홍 마녀사냥하듯이 물어 뜯고 있었다. 그리고 내게 가장 충격적인 일이 일어났다.
.. 언제인지는 정확히 기억나질 않지만 아시안컵 정도였을 것이다. 당시 자취방에 TV가 없어서 근처 술집에 가서 술만 시켜먹고 TV를 보고 있었다. 그런데 주위에서 이동국을 질펀하게 욕하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이 아닌가. 그 내용인 즉슨 과거 대다수의 사람들이 황선홍을 욕하던 소리와 별반 다를 것도 없었으며, 이동국을 욕하는 포털의 악플들과도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이동국이 잘 할 때는 침묵하고, 혹은 불안해 하고, 실수라도 하나 하면 '이래서 저 놈은 안돼!' 라고 소리치고, 골을 넣으니 재수하난 죽인다고 조롱하고.
.. 퍼뜩 깨달았다. 내 모습이 저랬던가. 아무것도 모른채로 단지 분풀이 거리로 쓰던 내 모습이 저랬던가. 지금 앞에 뛰는 선수의 플레이를 자세히 보지도 않고 그냥 내 기분 내키는 대로 내질렀던가.
.. 씁쓸함과 분노가 한꺼번에 찾아왔다. 내가 그들을 위해 무엇을 했기에 저렇게 욕할 수가 있었나. 그들을 위해 기도 한번 해본적 없는 내가 무슨 자격으로 그들에게 비난을 할 수가 있었나. 과연 나는 그들에게 좀 더 나아지라는 애정어린 시선으로 그들에게 힐난을 했던가. 아니었다. 나는 단지 순간의 기분풀이와 희생양이 필요했을 뿐이다. 가장 눈에 띄는 포지션의 가장 눈에 띄는 실책을 부풀려서 말이다.
.. 그 이후에 K리그 포항 스틸러스의 서포터가 되면서 부터 선수들의 일상적인 플레이를 눈에 접하고서는 많은 것이 바뀌었다. 평소에 선수들이 어떻게 뛰는지. 선수들의 성향이 어떤지. 단순히 여론에서 물어다 주던 편향적인 정보가 아니라 내 눈으로 확인한 선수들의 모습. 거기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단지 애정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달랐다. 나는 무엇을 보고 있었나 하는 허탈감마저 느낄 정도로.
.. 그래서 보고 있다. 좀 더 공부도 하고 있다. 알고 있는 만큼 보이는 것. 그것은 변하지 않는다. 좀 더 알아야 좀 더 잘 보일테니까. 적어도 나 혼자만이라도 비판아닌 비난을 해선 안되지 않는가. 선수들이 나를 위한 안주감도 아닌데.
.. Words of Yu-Tak Kim, the elemental of the wind.
.. 이동국의 부상을 기점으로 다시금 이동국의 기량논란이 재점화 되었다. 특히나 각종 포탈의 기사 댓글과 게시판을 화끈하게 달구고 있으며 과거부터 계속 이어져온 이동국의 기량논란은 사실 여부는 둘째치고 서로의 감정 배설에 가깝게 터져나가는 것이 사실이라 하겠다.
.. 하지만 그 와중에도 논리적인 글들이 가뭄에 콩나듯이 터져나오는 것도 사실. 하지만 그마저도 논리를 가장한 주관성이 짙은 글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 따라서 일본 축구 잡지 'WORLD SOCCER DIGEST 4월 6일호'에 게재된 특집 '점유축구(Possession Soccer) 대연구'의 해설부분과 '이것이 「이상적인 담당자」다!!'를 부분 발췌 번역하고 이동국 및 각 대안의 해당 정도를 살펴보기로 하겠다.
.. 해설
.. '점유축구(Possession Soccer)'라고 하는 이상과 그 특징
.. text by Massimo LUCCHESI traslation by Michio KAT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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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ssimo LUCCHESI/이탈리아의 축구 전술 애널리스트. 세리에A, B 각 클럽의 계약 스카우트를 맡으면서 지도서나 전술서를 다수 집필. 치밀한 분석과 세심한 해설이 국내외에서 높게 평가받고 있다. 1968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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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유축구는 수동적인 리액션축구와 반대되어 말해지는 일이 많은 액티브(능동적)한 전술이자 이상(理想)이다.
.. 카운터에 무게를 두는 리액션축구에서는 매우 심플하게, 매우 효율적이게 골앞까지 볼을 보낼 수 있는 가 하는 것으로 어느 정도 승부는 정해 진다. 빼앗은 볼은 재빠르게 종으로 전개해야하며 패스의 수도 극단적으로 적은 편이 좋다.
.. 그러한 속공을 제대로 움직이게 하기 위해서는 플레이 하나하나의 정밀도 만이 아닌, 순수한 속도가 요구되게 된다. 수고를 들이지 않는 만큼 역습을 먹을 리스크는 적게 되지만 골 앞까지 볼을 나르는 확실성 역시 낮아진다.
.. 한편 볼을 항상 지배하에 두려하는 점유축구의 특징은 많은 선수가 공세에 뛰어 들어 패스워크가 많이 사용되는 것이다. 볼을 확실하게 골 앞까지 나르려고 하는 만큼 조직의 프로세스는 시간이 걸린다. 결과로서 태세를 갖춘 상대의 수비를 부숴야하며 공을 들인 다채로운 공격이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 이 방법의 축구는 DF를 포함한 많은 선수가 볼 테크닉이 뛰어나야 하는 것이 실현의 최저조건으로 조직 면에서 공헌할 수 없는 선수가 많으면 조직이 제대로 움직일 가능성은 낮아진다. 이전과 비교해서 수비기술이 향상되고 볼 홀더에게 주어지는 시간도 짧아 진 탓에 하이 프레셔 속에서 얼마만큼 재빠르게, 그리고 정확하게 볼을 콘트롤 하고 전개할 수 있을까가 중요한 생명선이 되는 것이다.
.. 즉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점유축구를 실천할 수 있는 것은 볼 테크션을 모은 팀에 한해지게 된다. 예를 들어 지휘관이 그 전술을 지향한 상태에서 거기에 맞는 파츠가 모이지 않으면 틀림없이 '피리를 불어도 춤추지 않는다'라는 비참한 사태가 될 것이다.
.. 여담이지만 지휘관의 수완이 좋고 나쁨은 여러가지 자질과 캐릭터를 모은 수중의 망아지를 어떻게 짜맞추어 무척이나 밸러스는 갖춘 팀을 만들어 내는가로 나타난다. 단 전술한 대로 점유축구는 바란다고 실천할 수 있는 물건이지 않다.
.. 점유축구를 기반하는 지공은 볼의 라인보다도 앞에 많은 선수를 내보내 조직적인 움직임을 싱크로시키는 것으로 상대의 수비를 공략하려 하는 공격의 방법이다. 점유중의 크로스로 각 섹션간의 거리는 좁아져서 볼을 빼앗긴 뒤의 국면에서 "수비의 집중"을 만들기 쉬어지는 메리트도 인정된다.
.. 점유축구가 가져오는 어드밴테이지는 피지컬이나 멘탈의 영역에도 걸친다.
.. 리액션 축구와 비교해서 어디가 자극적인가라고 묻는다면 항상 주도권을 쥐고 주체적으로 공격을 걸 수 있는 점유축구 쪽이라고 나는 답하겠다. 카운터라 하는 날을 품에 숨겨두면서도 원칙적으로는 수동적으로 도는 리액션축구보다 피치에 서는 11인의 모티베이션을 높이기 쉬운 전술이라는 표현도 가능할 것이다.
.. 점유를 확보하고, 주도권을 쥐면 시합의 템포는 억누르는 것도, 올리는 것도 반쯤 자유롭게 된다. 피지컬 컨디션에 따라, 때로는 국면에 따라서 쉬는 시간을 생각하는 대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템포를 조절하면서 게임을 컨트롤 할 수 있는 것이다.
.. 점유를 갖고 있는 동안에 전체의 밸런스를 갖춰 다음이 되는 수비에 대비할 수 있는 점도 이 전술의 중요한 메리트지만 일반론으로 말하면 볼 지배율과 승률의 높음은 비례하는 것이 아니다. 즉, 단지 단순히 점유가 안정되어 있는 것 만으로는 패배의 위험성을 누를 수 있는 반면, 승리를 얻을 가능성도 높이지 못한다.
.. 수비진형을 갖춘 상대를 공격하는 지공의 경우 조직의 전개가 단조롭게 되면 디펜스망을 쉽게는 부술 수 없게 된다. 승리를 목표로한 이상 점유축구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골의 가능성을 높이는 효과적인 전개. 즉, 상대의 수비망에 바람구멍을 여는 것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이다.
.. 예를 하나 든다면 인테르 밀란의 사령탑 반 세바스티앙 베론이 자주 보여주는 밀리미터 단위로 제어된 정확하고 긴 거리의 사이드 체인즌 4-4-2 시스템의 우익에서 드리블과 크로스로 찬스를 가져오는, 루이스 피고의 공격성능을 유감없이 끌어내고 있다.
.. 속공의 최종국면은 사이드에 깊숙한 곳에서의 크로스, 중앙에서의 컴비네이션, 또는 단독돌파가 어느정도 제대로 움직일 것인가가 큰 일이라 한다. 현재의 바르셀로나의 성공을 호나우딩요나 리오넬 멧시의 예외적인 재능이 어느정도나 받치고 있는 것인지 생각해 주길 바란다.
.. 이러하게 피니쉬 국면에서도 특별한 재능을 필요로하는 것이 점유축구다. 쉽게 조직할 수 있는 전술이 아니란 점을 이해해 주시지 않을까 한다.
.. 이번 편집부의 요구에 응해 '점유축구를 제대로 움직이게 하는 이상의 인재'를 찾아 보았지만 본래 이상이라는 것은 주어진 조건에 따라 변화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인테르의 4-4-2에서, 또는 바르셀로나의 4-3-3에서 점유축구를 보다 제대로 움직이게 하기 위한 11인을 고른다면 꽤나 쉽게 리스트업이 가능할 것이다.
.. 다시한번 양해드리지만 이번에 선출한 것은 구체적인 메카니즘이나 태스크를 도외시한 점유 축구 일반에 있어서의 이상적인 인재다. 현시점에서의 톱 5를 포지션별로 노미네이트하고, 랭크화 한 것이지만 가장 필요로 하는 3가지의 능력/자질을 밸런스 좋게 갖추고 있는 탤런트가 이름을 여러번 내는 결과가 된 점도 양해드리고 싶다. 이상적인 11이을 모았다고 해도 조직이 제대로 움직일 보증은 어디에도 없다.
.. 편의상 3가지의 시스템을 모델로 했지만 그 3가지는 모두 이번 특집에서 자세히 드러나는 크럽이 채용되어 있다.
.. 나는 점유축구에 최적인 시스템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다. 아득하게 본질적인 문제는 여기까지 봐온 대로 필요한 인재를 확보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조직, 공격전개, 피니쉬의 각 국면에서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어 전술적 그리고 기술적인 하이레벨 탤런트를 거느리고 있는가-. 결국은 거기에 달린 것이다.
.. 이것이 「이상적인 담당자」다!!
.. 이번에 뽑은 것은 점유축구 일반에 있어서 이상적인 인재. 구체적인 메커니즘이나 태스크 등 디테일을 도외시한 이상인 것임을 다시 한번 양해 드리고 싶다. 우선은 전선의 '담당자'부터 보도록 하자.
.. cooperation by Massimo LUCCHESI, Michio KATANO
.. 톱5의 선발방법 [1] 당대 제일이라 생각되는 탤러트 5인을 LUCCHESI씨가 노미네이트 [2] '요구되는 능력/자질'의 각각에 대하여 LUCHHESI씨가 5인을 랭크화(1위에 5점 2위에 4점 3위에 3점 4위에 2점 5위에 1점). [3] 3항째(또는 4항째)의 합계점으로 순위를 결정(포인트가 높은 쪽이 상위). 동점인 경우에는 '요구되는 능력/자질'의 1의 평가가 높은 쪽을 상위로 하였다.
.. 3톱의 CF
.. 요구되는 능력/자질(우선도 높은 순)
.. 1. 공격의 기준점이 되어 중앙의 존에서 적 DF를 등지고 패스를 받는 능력
.. 2. 공격 국면에서 적 DF를 등진 채로 패스를 전개하는 능력
.. 3. 에리어 내에서의 폭 넓은 슛 기술
.. 1위 루카 토니 ------------- 4 4 4 12점
.. 2위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 5 3 3 11점
.. 3위 니콜라 지깃치 --------- 2 5 2 9점
.. 4위 사무엘 에투 ----------- 1 1 5 7점
.. 5위 존 카류 --------------- 3 2 1 6점
.. 점유를 기반으로 하는 축구는 어쨌든 지공이 중심이 되어 정비된 상대의 수비망을 부수는 작업이 늘기 때문에 최전선의 중앙부에 위치하는 3톱의 CF에게도 조직적으로 전술적인 움직임이 요구 된다. 2톱의 FW가 보다 득점력, 결정력을 요구 받는 것을 생각하면 똑같이 최전선을 주전장으로 하고 있다고 하여도 우선도가 높은 능력/자질에는 꽤나 큰 차이가 있다고 해도 좋다.
.. 3톱의 CF에게 요구되는 것은 조직면에서는 쐐기같은 패스를 킵하고, 아군의 도움을 살릴 있을 것인가(능력/자질 1). 적진을 부수는 국면에서는 2선에서의 (인사이드 하프의) 공격참가를 끌어내어 결정기를 연출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능력/자질 2).
.. 뭐 이들에 대한 말이 하고 싶어서 적은 것은 아니니 선수별 코멘트는 생략하도록 하겠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이동국이 과연 저 기준에 맞나 안 맞나 하는 것이다. 기준점은 부상 당하기 전의 이동국을 기준으로 하겠다. 따라서 4월 5일 인천전이 기준점이 될 것이다.
.. 또, 여기서 한국팀의 전술이 점유축구인가 리액션축구인가에 대한 것은 단언컨데 점유축구라고 할 수 있다. 아드보카트의 전술은 분명히 볼을 점유하는데에서 부터 시작되고 어설픈 롱패스 보다는 일단 조직의 형태를 갖추고 적의 헛점을 하나씩 파고 들어 그것을 무너뜨리는데 있다. 특히 최전선의 골보다 2선에서의 골이 많이 터지는 것에서 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자 그럼 우선 3톱의 CF를 한번 짚어보도록 하자.
.. 이동국
.. 1979/04/29
.. 포항 스틸러스
.. 클럽기록 171경기 61G 27AS
.. A매치 64경기 22G
.. 1. 공격의 기준점이 되어 중앙의 존에서 적 DF를 등지고 패스를 받는 능력
.. -> 볼키핑은 이동국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어 오던 점이었으나 FC COREA의 41일간 전지훈련 후반부에는 그 문제점이 상당히 개선되어 있었다. 때때로는 발에 붙는 듯한 퍼스트 터치를 보여주기까지. 특히 K리그에서는 매 경기 깔끔한 퍼스트 터치로 작년까지 그가 보여주던 볼 키핑 능력과의 갭 덕택에 리그팬들의 경악을 불러 일으켰다. 단, 국내 최고 수준이라는 말은 아직 어울리지 않으며, 이제야 상당히 쓸만해 졌다는 표현이 옳을 것이다. 이 능력이 자리 잡으면서 이동국의 공격력이 배가 되었다고 말해도 좋을 정도이다. 특히 몸싸움에서도 유럽세에 밀리지 않는 피지컬을 보유한 몇 안되는 선수라는 점에서 가산점을 줄만하다.
.. 2. 공격 국면에서 적 DF를 등진 채로 패스를 전개하는 능력
.. -> 경기 안보시는 분들이 이동국의 패싱력을 많이 의심하는데 이동국의 패싱력은 FC COREA의 내노라하는 윙어들보다 좋은 편이다. 에리어 내의 숏패스 부터 사이드에서의 롱크로스까지 넘나드는 양질의 패스를 양산한다. 그것은 그의 어시스트 기록(리그+컵 171경기 27AS)이 증명한다. 만약에 최근 기록을 요구하신다면 컨디션 안좋다던 05년 리그+컵 25경기 4AS 였다. 06년은 골에 치중해서 7경기 6G 1AS이고.
.. 또한 머리로 패스를 하는 기술은 애초에 발군. FC COREA내에서도 조재진을 제외하면 공격수 중에서는 최고위며, 리그 전체로 봐도 FW 라인에서는 우성용, 고기구 정도를 제외하면 딱히 대적자는 없어 보인다.
.. 3. 에리어 내에서의 폭 넓은 슛 기술
.. -> 이 점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인정하는 편인데 이동국의 주특기가 발리슛과 터닝슛이라는 점은 그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오죽하면 친우 김은중이 '이동국은 어느 곳에서든 골문을 향해 슛을 날릴 수 있는 선수'라고 평할 정도일까. 실제로 인천전의 골은 존 듀어든 기자의 표현대로 올해의 골에 노미네이트 됨 직한 멋진 발리슛이었다는 것을 기억하자.
.. 너무 주관적이라고 생각되는가? 하기야 축구는 야구처럼 대부분이 기록으로 체크되는 경기가 아니니 주관적일 수밖에 없겠다. 하지만 리그 경기까지 꼼꼼이 보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크게 반증하지 않으실 거라 생각한다. 아니 국대경기도 꼼꼼히 봐보신 분들이라면 마찬가지 일 거다.
.. 그럼 다른 선수도 짚어보도록 하자.
.. 조재진
.. 1981/07/09
.. 시미즈 S펄스
.. 클럽기록 107경기 31G 8AS
.. A매치 18경기 4G
.. 1. 공격의 기준점이 되어 중앙의 존에서 적 DF를 등지고 패스를 받는 능력
.. -> 조재진 역시 볼 트래핑은 깔끔하다. 공을 받고 킵 능력도 괜찮다. 다만 원톱의 특성상 몸싸움에 밀리는 단점 때문에 공을 받고 쉽게 뺐기는 장면이 많이 연출되었으나 최근 웨이트에 힘쓰는지 이 부분이 많이 개선되었다. 유럽세와도 할만하다고 보여진다.
.. 2. 공격 국면에서 적 DF를 등진 채로 패스를 전개하는 능력
.. -> 패스 전개 능력 역시 나쁘지 않다. 하지만 나쁘지 않을 뿐이지 많이 뛰어난 편은 아니다. 다만 헤딩에 의한 포스트 플레이는 상당한 수준. 특히 AS기록을 살펴보자면 (덕분에 자료 조사하느라 밤샜다 -_-) 한국+일본 클럽 기록을 통틀어 107경기 8AS. 05년 기록을 살펴보자면 39경기 3AS. 06년 현재 7경기 5G 2AS를 기록중이다. 다른 것보다, 현재 조재진의 포스트 플레이는 성장중이라도 봐도 좋을 듯 하다. 역시 웨이트의 힘이겠지.
.. 3. 에리어 내에서의 폭 넓은 슛 기술
.. -> 이 부분은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상당히 쳐진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데 기록만을 본다면 그렇지도 않다. 클럽 기록 통산 107경기 31G로 나쁘지 않다면 나쁘지 않은 기록이고 일본에 가서는 60경기 27G에 05년 39경기 14G. 그리고 06년은 7경기 5G라는 몰아치기 중이다. 되려 J리그가 4백을 쓰는 팀이 많다는 점에서 상대방의 뒤를 돌아들어가 골로 연결해야 할 필요가 있는 WC에서는 좋은 자원이 될 확률이 있다.
.. 우성용
.. 1973/03/18
.. 성남 일화 천마
.. 클럽기록 322경기 89G 28AS
.. A매치 9경기 4G
.. 1. 공격의 기준점이 되어 중앙의 존에서 적 DF를 등지고 패스를 받는 능력
.. -> 미묘……라는 말이 제일 잘 어울릴 것이다. 05시즌까지는 온갖 욕을 들어먹는 그였지만 이번 시즌에서는 완전히 달라졌다. 최전방에서의 그의 활약은 이전에 단지 키만 큰 플레이어라고 보기 힘들 정도. 하지만 아직도 그의 퍼스트 터치는 투박함을 지니고 있다. 상대적으로 어린 선수들의 깔끔한 기술을 바라는 것은 조금 무리일런지도.
.. 2. 공격 국면에서 적 DF를 등진 채로 패스를 전개하는 능력
.. -> 역시 미묘……. 포스트 플레이는 확실히 한단계 업그레이드 했다. 특히 장신을 이용한 헤더 플레이는 확실하다. 다만 발로 하는 패스가 안좋다는 문제점이 있었는데 올 시즌 들어오며 그것도 해결한 듯이 보인다. 다만, 그의 특성상 포스트 플레이에 많은 기회를 주면 다른 것은 몰라도 그것 하나 만큼은 확실히 해줄만한 선수이다. 28AS중에 8AS가 03시즌에 터진것(40경기 15골 8AS)은 우연이 아니다. 다만, 몸싸움이 약한 특성을 지니고 있어서 적 DF를 등진채로……는 솔직히 힘들다.
.. 3. 에리어 내에서의 폭 넓은 슛 기술
.. -> 이것 역시 미묘……. 머리로만 골을 넣는 선수라는 별명이 괜히 생긴 것은 아니다. 다만 올 시즌 그의 움직임과 발로 넣는 골들은 확실히 저번 시즌과의 차별성을 이야기한다. 다만 대안 중에 그보다 발로 골을 못 넣는 선수는 없다.
.. 1. 공격의 기준점이 되어 중앙의 존에서 적 DF를 등지고 패스를 받는 능력
.. -> K리그의 레전드 답게 적 DF를 등지고 패스를 받고 펼치는 플레이는 A팀 중에서도 단연 군계일학이라 할만하다. 다만 그것은 중앙의 존이 아니라 PA밖의 영역에서가 그렇다. 또한 그것도 중앙 보다는 살짝 좌우로 빠진 곳에서이다. 몸싸움을 싫어하는 성격이 드문드문 드러나는 탓에 머리로 받기 보다는 발로 받는 것을 선호한다. 덩달아, 중앙 수비가 타이트하게 마크하고 몸싸움을 걸어오면 밸런스가 무너지는 모습을 자주 연출한다. 하지만 퍼스트 터치 및 키핑은 가장 깔끔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2. 공격 국면에서 적 DF를 등진 채로 패스를 전개하는 능력
.. -> 안정환의 문제는 패스가 쉽게 나가지 않는 다는 것이다. 적 DF를 등지고 패스를 받는 것 까지는 좋으나 그 이후에 패스가 쉽게 나가지 않는다는 점은 확실히 약점이다. 자기 완성이 강한 선수인데다가 공을 잡으면 일단 한번 몰고 나가는 습성이 있다. 그 뒤에는 패스코스가 죄다 막혀버리는 것이 사실. 게다가 포스트 플레이야 약한 것도 사실이다. 2002년의 활약은 이미 다 잃어버린 모습이라 아쉽다.
.. 3. 에리어 내에서의 폭 넓은 슛 기술
.. -> 에리어 내만이 아니라 밖에서도 슛 기술은 확실하다. 다만 자꾸 타이밍을 놓치는 모습이 연출되며 볼을 끄는 습성 때문에 수비진에 둘러 쌓이는 장면도 최근들어 자주 연출되고 있다. 하지만 그런 습성은 국대 승선하면서 고쳐지리라 보인다. 2002년의 감만 다시 돌아온다면 그는 확실히 세계적인 스트라이커로 다시 올라설 수 있다.
.. 1. 공격의 기준점이 되어 중앙의 존에서 적 DF를 등지고 패스를 받는 능력
.. -> 중앙에서의 박주영에게 이 능력은 무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단 키가 작고 몸싸움을 회피하는 특성이 있으며 또한 몸싸움에도 쉽게 밀리고 상대 수비수가 맘먹고 마크하면 쉽게 뿌리치질 못한다. 다만, 중앙이 아닌 사이드로 빠져서 잠깐의 틈이라도 난다면 그의 퍼스트 터치나 키핑은 안정환과 동급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괜찮은 모습을 보인다. 다만, 요즘들어 체력이 달리는지 수비로 잠깐 내려왔다 올라갈때 흐트러진 모습이 종종 연출되는 것이 문제이다.
.. 2. 공격 국면에서 적 DF를 등진 채로 패스를 전개하는 능력
.. -> 의외로 이 부분은 또 잘한다. 특히 그의 특기는 2:1패스 후 다이렉트 슈팅이다. 문제는 그것이 동료에게의 어시스트가 아니라 자기에게 돌아오는 패스코스로 찔러 준다는 것이다. 즉, 동료를 돕는 플레이가 아니라 자기를 위한 플레이다. 이는 그의 재능이 골감각에 치우쳐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 반박자 빠른 슈팅과 슛 정확성 만큼은 천부적이다. 하지만 그에 따라 공격활로를 열어주는 연습을 할 시간이 없었다. 또한 작은 키와 연약한 몸 덕에 수비수와 경합하며 머리로 패스를 내주는 모습은 그다지 찾아볼 수 없다. 머리로 골은 종종 넣기 때문에 헤더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겠지만 적어도 포스트 플레이는 약한 모습을 보인다. 덩달아 몸싸움에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강력한 프레싱에 자세를 제대로 못 잡는 모습이 자주 연출 된다.
.. 3. 에리어 내에서의 폭 넓은 슛 기술
.. -> 압권. 그야말로 골을 넣기 위해서 태어난 듯한 녀석이다. 에리어 내에서 잠깐의 틈이 있으면 골로 연결할 수 있는 능력도 있고 여유있게 수비수와 골키퍼를 제껴낼 능력도 된다. 단, 몸싸움만 없으면 이라는 전제하에서다. 하지만 슈팅 능력 만큼은 이동국도 안정환도 그를 무시할 수 없는 강력한 존재라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
.. 1. 공격의 기준점이 되어 중앙의 존에서 적 DF를 등지고 패스를 받는 능력
.. -> 좋았다. 청대까지는. 패트리어트라 불리며 빛을 발휘하던 신성은 그 빛을 잃었다. 작년 후기리그부터 다시 빛이 켜져가는 것 같으나 소속팀에서 마저 박주영, 김은중, 최용수에 가려 출장조차 힘든 상태이다. 차라리 공격수가 약한 팀으로 가면 경기 경험을 다시 쌓으며 리그 데뷔 당시의 빛을 발휘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으로선 힘든 이야기다.
.. 2. 공격 국면에서 적 DF를 등진 채로 패스를 전개하는 능력
.. -> 정조국 역시 타겟에 가까운 스타일이라 이 역시 나쁘지 않았다. 물론 과거형이다. 다만 패서타입 보다는 해결사에 가까운 스타일이라 패스의 질은 상당히 떨어진다. 91경기 5AS라는 초라한 기록이 그를 증명한다. 이 부분은 아쉽게도 우성룡에 비해서도 떨어지는 최하위라고 봐도 무방
.. 3. 에리어 내에서의 폭 넓은 슛 기술
.. 정조국 역시 골 감각은 좋은 편이었다. 다만 24G 중에 8PK라는 것이 매우 걸릴 뿐. 특히 요즘 들어서는 감이 예전에 비해서 완전히 죽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데뷔시절 32경기 12G 1AS라는 폭발적인 실력을 선보였으나 그 이후로 계속 추락. 게다가 경기시간이 보장되지 않는 교체선수라는 점에서 실력을 보일 틈도 없었다. 총 91경기 중에 교체출장이 46경기이고 교체로 나간 것이 24경기이다. 풀타임 경험이 21경기밖에 없다. 심지어 FC COREA에서 마저 4경기 전부 교체 출장. 그것도 몇 분 뛰지도 못했다. 감을 갈고 닦을 기회마저 없었던 것이다.
.. 이정도 살펴보면 대충 답이 나온다. 3톱의 원톱갑은 이동국이 현재로선 가장 수위였다고 보는 것이 정답이었다고. 3톱의 원톱이니까 그런 것이다. 2톱의 톱이 아니라. 문제는 이동국은 투톱을 세워도 잘 한다는 것이지만 어쨌거나 3톱의 원톱이라는 점을 고려해보면 답이 저렇게 나온 다는 것.
.. 하는 김에 대안까지 따져보자면 현재로선 조재진과 안정환과 박주영이 근소한 차이로 경합 중이다. 우성용은 조금 모자라고 정조국은 논외 레벨. 다만 정조국은 미래의 성장 가능성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이동국이 히딩크의 부름을 결국 받지 못했듯이 정조국도 그리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 거의 다르지 않을 것이다.
.. 다만 여기 리스트업된 선수들 중에 박주영은 4-4-2의 퍼스트 톱, 안정환은 4-4-2의 세컨드 톱이라면 수위에 랭크될 선수라는 점. 이동국은 4-3-1-2의 퍼스트톱, 4-3-1-2의 세컨드 톱이면 안정환, 박주영, 이동국, 이천수가 다들 비슷하게 해볼만 하다.
.. 이동국의 부재를 예상하였을 때 박지성을 살리기 위해서 3톱을 들고 나올 것인지(WF 또는 미들의 정삼각형 꼭지) 아니면, 현재 4-4-2를 쓰고 박지성을 왼쪽 미들로 돌리는 대신에 공격수 들의 전력 극대화를 노릴 것인지 그 수가 궁금해 지기는 하나 3톱을 손쉽게 포기할 수는 없을 것 같다.
.. 가장 좋은 것은 이동국이 복귀하는 일이나 현재 상태로 보아 복귀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 보인다. 다만 그의 독기가, 그리고 그의 열망이 자신의 몸마저 낫게 한다면 그 때는 또 다른 문제겠지만.
.. 적어도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이동국은 3톱의 원톱으로는 국내 최고의 선수라는 것. 이동국의 팬은 아니건만 어느정도의 애증은 있는 사람으로서 현재의 무분별한 인신공격 레벨의 무지한 말싸움은 정말 보고 싶지 않다. 이런 글 쓴다고 뭐가 달라지겠냐만은……
.. Words of Yu-Tak Kim, the elemental of the wind.
.. 0. 시작 전.
.. K리그 5R 순위 1위 성남(4승 1무, 13점)과 2위 포항(3승 1무 1패, 10점)의 대결이었다.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집어 질 수도 있는 상황. 게다가 양팀의 주포 이동국(4골 1PK)과 우성용(4골 3PK)의 득점 수위 다툼도 주요 포인트 중에 하나였다.
..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작년에 수도권 원정에서 처절하게 힘을 못 쓴 포항이 떠올라 마음이 편치 않았다. 게다가 작년 성남 원정은 컵대회 0:0 무승부, 후기리그 폐막전 2:2 무승부의 아쉬움을 남겨주는 결과였다. 그러나 올시즌 포항은 개막전 이후 무서운 공격력을 보여주며 다른 팀을 떨게하는 공격력을 보여주는 지라 거기에 일말의 기대를 걸고 있었다.
.. 리그팬들 사이에서도 올 시즌 최고의 게임으로 뽑히는 포항 대 전남전(2:2 무승부)에서 보여준 수준 높은 공격력은 리그 수위 성남이라 하더라도 우리가 녹록치 않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마침 성남은 4승 이후에 전남에게 일격을 당하며 무승부를 기록하여 예봉이 꺾였고, 포항으로서는 그동안 매우 껄끄러웠던 SK를 상대로 1승을 거두며 사기가 상승하는 시기였다.
.. 1. 포메이션 설명
.. 포항은 작년 파리아스 감독 부임 이후에 짭짤하게 재미를 봤던 포메이션인 3-4-1-2를 꺼내 들었다. 황지수를 볼란테로 두고 김기동을 앵커맨으로 두는 포메이션. 작년까지 수비였던 오범석을 우측 미드필더로 포진시키고 일본 시미즈 S 펄스에서 국내 복귀한 최태욱을 좌측 미드필더로 포진 양 사이드의 미드필더 플레이를 극대화 시키는 방책이다.
.. 수비는 전통의 3백. 작년 절망의 벽이었던 산토스의 경남 이적 후, 김성근이 중앙을 맡고 이정호와 조성환은 왼쪽과 오른쪽을 번갈아가며 서고 있으나 이정호의 경우 왼쪽에서의 포스가 좀 더 좋은 모습.
.. 공격은 이동국과 고기구의 투톱. 둘 다 장신이지만 이동국의 경우 국대 합숙 후에 퍼스트 터치와 드리블이 매우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는데다 보도의 전가인 파워 터닝슛 역시 물이 오른 모습. 반면에 고기구는 단순히 헤더로만 보이던 이미지를 깨고 나름대로 포스트 플레이와 함께 이동국에게 향하는 패스에도 나쁘지 않은 모습. 그 밑을 바로 따바레즈가 받춰주는 형국이다.
.. GK에는 김병지의 GS 이적 후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신화용이 낙점. 개막전 부터 보여주는 수퍼 세이브 퍼레이드는 큰 불안감을 느낄 수 없다. 다만 아직까지 수비 조율이 아쉽지만.
.. 한편 학범슨(김학범) 감독이 꺼내든 포메이션은 4-3-3. 올 시즌 안정된 4백을 사용하며 여전히 강력함을 보여주는 성남은 조병국의 복귀로 인하여 김상식을 원래 자리였던 볼란테로 이동시키고, 이번 경기에 대비해 역삼각형 미들의 한 축이었던 히카르도를 볼란테로 이동시켜 더블 볼란테 순삼각형 시스템. 김두현을 플레이메이커로 기용하려는 수가 읽어지는 포진.
.. 수비에는 국대에 깜짝 발탁된 연습생 신화 장학영이 왼쪽을, 둘리 박진섭이 오른쪽을 차지하고 중앙에 역시 국가대표 김영철, 그리고 부상에서 회복한 에어병국 조병국이 자리했다.
.. 공격은 누구나 두려워 하는 두두-우성용-모따 3톱. 우성용의 포스트 플레이와 함께 두두의 돌파력 모따의 한방. 김두현과 히카르도의 양질의 패스가 저들을 통해 골문을 향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두려움의 대상이다.
.. 2. 포항 전술 성향 분석
.. 포항은 전체적으로 숏패스와 점유를 중시하는 점유축구가 중심이 되었다. 공격을 하기 위해 황지수와 3백을 제외한 모든 선수가 공격에 참여하며, 때로는 황지수나 이정호까지도 공격에 참여하는 극단적인 공격전술을 선호한다.
.. 포항의 공격전술의 핵심은 매우 빈번한 포메이션의 변화이다. 최태욱이 3톱으로 올라가면 이동국과 고기구가 오른쪽으로 이동하면서 김기동이 최태욱의 자리를 맡고 따바레즈가 조금 내려오면서 전형적인 3-4-3 다이아몬드 포메이션(이후 3-4-3A)으로 변한다.
.. 반면 따바레즈가 왼쪽으로 가면 고기구가 안으로 들어와서 포스트 플레이를 하고 이동국이 오른쪽으로 빠져서 쉐도우 스트라이커 역할을 수행한다. 그 때는 대신 김기동이 위로 올라가는 형태를 띤다(이후 3-4-3B).
.. 이 세가지 포메이션이 수시로 바뀌는 것이 포항으로서는 매우 유연한 전술 운용을 가능케 한다. 특히 작년과 비교해서 포메이션의 유연성을 높여주는 것은 의외로 이동국.
.. 올 시즌 이동국의 가장 달라진 점이라면 드리블로 골을 키핑하며 다시 패스를 통해 뛰어드는 모습이다. 과거의 이동국이 원터치 패스 혹은 트랩 후 바로 패스를 통해 무리한 패스를 남발하던 시절의 모습이 사라졌다. 이동국이 볼을 잡으면 상대 수비수 두명이 꼭 달려 들어 거기서 공간이 발생하는 점이 포항으로서는 무척이나 유연한 공격을 할 수 있게 된 결정점이기도 했다. 덕분에 따바레즈가 공간을 활용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과거 포항이 따바레즈를 막아버리면 미들에서 공격까지 공이 쉽게 전해지지 않는 단점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이 올 시즌 포항 공격력의 극대화의 제1원인이기도 하다.
.. 또한 작년 시즌에서 돌아오지 않는 사이드&안습 크로스를 보여주던 우측 미들이 오범석으로 바뀌며 이른바 키핑 되고 돌파 되고 크로스 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고무적이다. 덕분에 따바레즈에 집중되던 공격 전개 양상이 매우 유연해 진 것이다.
.. 다만 아직 아쉬운 점은 좌측이다. 최태욱이 예상보다 포지션 적응이 느려지면서 베이스인 3-4-1-2의 활용도가 좀 떨어지는 모습이 걸린다. 3-4-3A의 형태를 띄면 크게 활약을 하지만 그 경우 미들이 얇아져 치열한 미들 싸움을 하는 경기에서는 주도권을 내어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되려 돌파&키핑&크로스는 박원재가 들어가면 해결이 되지만 박원재는 3-4-3A로의 포메이션 전환이 힘들다는 단점이 있어 전술 유연성이 떨어지는 약점을 안고 있다.
.. 셋피스 상황에서는 김기동과 황지수가 2선에 받춰주고 마지막 수비 라인에서는 이정호가 헤더로 참여함으로서 김성근과 조성환 둘이 남는다. 즉 2선에서 골을 넣을 수 있는 김기동을 제외하고 수비에는 단 3명만이 남는 상황. 덕분에 셋피스 실패 후 역습시에 공간을 내어주는 위기가 있다.
.. 일반적인 수비 시에는 최태욱이 좀 더 위 쪽에 포진해 공격으로의 실마리를 찾는 역할을 하고 오범석은 상대방의 윙 포워드를 맨마킹하는 형태를 띄기도 하지만 3백의 장점인 빠른 5백으로의 변환을 이뤄냈다. 다만 이 경우 상대방 미드필더들에 의해 중원이 장악 당하여 공간패스가 나올 확률이 높다. 실제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볼란테인 황지수가 좀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나 아직까지 아쉬운 모습이 많다. 김상식이나 이호가 그리운 건 단지 나 뿐만은 아닐 것이다.
.. 3. 경기 시작. 치열한 미들 싸움
.. 시작 하자마자 김상식이 이동국과 헤딩 경합 중 거친 플레이를 해서 이동국이 잠시 쓰러져 있는 상황이 발생할 정도로 양팀의 투지는 상당한 정도였다.
.. 전반적으로 포항에서는 따바레즈-김기동-황지수가 성남의 김두현-히카르도-김상식을 상대로 잘 싸웠다고 표현할 수 있는 정도였다. 아무래도 미들의 격은 성남에 비해 한 수 쳐지는 건 사실이다. 김두현-김상식 두 국가대표 플레이어의 포스는 상당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히카르도 역시 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고참이다. 하지만 포항의 경우 따바레즈와 김기동 선수가 분발을 해도 황지수 선수가 살짝 쳐지는 것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에 분발했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 골치 아픈 두두를 오범석이 맨마킹을 하고 최태욱은 미드필더에서 빈공간을 통한 돌파를 노리는 모습. 따라서 5백 보다는 오범석이 내려간 4백에 가까운 모습이었다.
.. 그러다 전반 11분 두두가 오범석과 조성환을 제치고 올린 크로스가 우성용에게 연결되는 결정적인 찬스를 내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전열을 재정비한 포항은 계속 미들 싸움을 펼치다가 후방에서 한방에 올라온 크로스를 성남 수비수가 헤더 클리어링 미스를 범해 이동국이 결정적 찬스를 맞기도 했다. 김용대 골리까지 제쳤으나 공은 골라인을 넘어가 버리는 아쉬운 상황.
.. 전체적으로 포항이 미들에서 우위를 가지기 시작하자 성남은 수비에 먼저 치중하는 모습을 보인다. 따바레즈와 최태욱의 월패스가 살아나면서 최태욱이 돌파에 성공하거나 혹은 따바레즈가 왼쪽에서 크로스를 올리거나 하는 모습이 자주 연출 되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성남은 수비에 치중하게 되었고 포항은 좌측과 우측의 오범석이 활발하게 움직이며 많은 찬스를 만들게 된다
.. 특히 전반 44분 오범석이 우측에서 올린 크로스를 이동국이 머리로 떨궈 준 것을 고기구가 찬 공이 아쉽게 골포스트를 맞고 튕겨 나왔을 때는 그야말로 골인 줄 알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가 한숨을 내쉬게 되는 상황.
.. 특히 이동국의 활발한 플레이는 성남 수비수들이 공간을 자꾸 내어주게 되는 일등 공신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동국이 김상식과 조병국을 계속 끌여들여준 턱에 미드필더에서 여유가 생긴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 4. 갑자기 무너지는 포항.
.. 후반 들어오며 학범슨 감독은 포메이션을 묘하게 손질한다. 바로 두두와 모따의 위치를 바꾼 것. 두두가 오범석에게 꽁꽁 막히고 모따가 이정호에게 잡히는 모습을 보고 그 둘의 포지션을 바꿔버린 것이다.
.. 하지만 후반 2분. 포항은 고기구가 PA안에서 파울을 당해 PK를 얻어내는 결정적인 찬스를 얻는다. 이동국과 고기구는 서로 포옹을 하며 기뻐하는 모습. 하지만 너무 빠른 기쁨이었다. 뭔가 애매한 느낌이 들어 실축을 예상하게 되더니 이동국은 전매특허인 파워 슈팅은 온데간데 없고 그냥 무난한 슛을 때려버려 김용대가 바로 그 볼을 캐치하게 된다.
.. 이 시점부터 포항의 공격이 한풀 꺾이고 이동국의 움직임이 둔해지게 된다. 덕분에 수비에 부하가 걸린 탓인지 조성환이 후반 10분 경 부상을 입게 된다. 하지만 포항은 수비수를 리저브에 이원재 한 명만을 올려놓고 있었다. 경기 경험이 적은 이원재를 투입할 경우 수비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여기서 파리아스가 꺼낸 고육지책은 오범석을 수비로 내리고 그 자리에 오승범을 투입하는 것이었다.
.. 하지만 그게 바로 실책이었다. 오범석이 내려가고 오승범이 오랜만에 경기에 출장하며 경기감각이 떨어진 상태에서 후반 15분 경 모따가 오승범을 제치고 오범석이 그 자리를 커버해 주지 못한 상황에서 PA 앞 부근에서 빈공간이 생겨버렸다. 자신있게 모따가 왼발 슛을 했고, 화날 정도로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면서 골망을 흔들어 버린다.
.. 결국 파리아스 감독은 황지수를 빼고 이원재를 집어넣게 된다. 오승범을 황지수 자리로 이동시키고 오범석을 다시 미드필더로 올리기 위해서였다. 적어도 승리하기 위해서는 오범석의 재능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 역시 패착이 되고 만다. 이원재가 들어가자마자 우성용을 PA안에서 잡아 끌더니 PK를 내주고야 만 것이었다.
.. 키커는 우성용. 골대 오른쪽을 향해 찬 공이 신화용 골리의 손 끝에 맞았으나 그대로 골망을 흔들고야 만다. 포항으로서는 60여분간 잘 풀어온 경기를 단 5분 사이에 말아먹고야 만 것이었다.
.. 이후 파리아스 감독은 다시 한번 승부수를 던진다. 후반들어 침묵한 최태욱을 빼고 프론티니를 투입한 것. 하지만 프론티니가 들어가 분전해 보지만 성남은 그 공격을 쉽게 받아 넘기며 역습에 나선다.
.. 특히 이 와중에 장학영을 막아주던 오범석의 포지션 이동이 잦아 그 틈을 타 장학영이 살아나기 시작하고 덩달아 성남 전체의 움직임이 좋아졌다. 포항은 연속적으로 밀리며 겨우겨우 위기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 그러다가 다시 성남의 기세가 한풀 꺾이기 시작한 것은 후반 35분 경. 포항이 미친듯이 두드리기 시작하자 성남도 다시 수비로 돌아서게 되었다. 하지만 성남의 수비는 견고했고 포항은 안타까운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 그러나, 후반 43분. 갑자기 따바레즈가 우측으로 파고 들더니 성남 골문 앞으로 낮은 크로스를 올린다. 이동국이 그 자리를 뛰어들면서 슈팅. 1점 만회.
.. 경기 끝나기까지 남았던 3분. 포항은 미친듯이 몰아 부치기 시작한다. 특히 마지막에 오범석이 때렸던 슈팅이 골대 옆으로 살짝 벗어나자 안타까움의 탄성을 내지를 수밖에 없었다.
.. 5. 패배했지만 멋진 경기.
.. 전체적인 경기 흐름도 좋았고, 경기 내용도 좋았고, 수준도 높았지만 우리는 졌다. 특히나 이 경기를 통해 성남은 5승 1무로 아득히 도망가기 시작했고 우리는 3승 1무 2패로 간신히 2위를 유지하는 상황이다. 고기구의 슛이 들어갔다면…… 아니 이동국이 PK를 실축하지만 않았다면……. 그런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 하지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경기에 집중한 선수들에게는 고마울 따름이다. 작년에 비해 한층 업그레이드 된 공격력과 집중력은 경기를 보는 내내 손을 쥐게 만드는 것이 사실이었다. 특히, 5분 동안에 내리 두골을 내주고서 팀이 무너질만도 한데 그것을 잘 추스리고 막판에 한 골을 넣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 내 팀이 경기에 져서 안타깝긴 하지만 이겨도 무기력하게 이긴다면 기쁘지 않다. 단지 승점 3점을 챙긴 것만이 기쁠 뿐이지 선수들이 이쁘게 느껴지진 않는다. 허나 이 경기같이 마지막까지 전력을 다하고 그 투지가 전해져 오는 경기라면 아쉬움은 남아도 선수들을 향해 잘했다고 소리쳐줄 수 있다. 내가 원하는 경기. 바로 그것이었다. 이겼다면 금상첨화였겠지만 공은 둥글다.
.. 6. 다음 경기 전망
.. 다음 경기에는 수비에서 이정호와 조성환이, 미들에서 오범석이 경고 누적으로 인해 출장을 못하게 되었다. 수비 라인이 걱정이 된다. 사실 성남전에서도 조성환이 빠지면서 그 전력 누수를 감당하지 못해 졌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기 때문이다.
.. 3백은 이창원-김성근-이원재로 예상 되고, 만에 하나 박원재-이창원-김성근-오승범의 4백을 사용할지도 모른다. 어느 쪽이 될지는 뚜껑이 열려봐야 알겠으나 전자 쪽이 예상된다. 오범석의 공백은 오승범으로 채울 것 같으나 오승범의 경기감각이 많이 떨어진 것이 조금 아쉽다. 작년 막판에 보여줬던 포스라면 훌륭하겠지만 확실히 감각이 떨어진 것이 보인다. (후배! 힘내라구!)
.. 문제는 인천전이라는 점이다. 이상하게 작년에는 인천만 만나면 힘을 쓰질 못했다. 심지어는 포항 홈에서마저 인천에게 당했으니까. 인천의 전력이 한단계 낮아진 점은 위안이 되지만 수비 라인이 거덜난 상황에서 인천의 공격을 막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다만, 어쩔 수 없이 백업 멤버들의 경기 감각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고가 다소 많은 포항의 입장에서는 경고 누적에 대한 대비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조금은 안심이 된다. 이기기를 바라지만 힘들것 같고 무승부로라도 잘 막아낼 수 있다면 다행일지 모르겠다.
.. 7. 잡기
.. 과제 덕에 지금도 제정신이 아니지만 너무나 멋진(울화통 터지는) 경기였기 때문에 짬을 내서 쓰고 있다. 사실 경기장에 갈 때도 2시간밖에 안자서 살피 제정신이 아니었다.
.. 탄천종합운동장의 특성상 원정석에서는 경기를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아예 가는 김에 파랴스와 학범슨의 전술 특성을 좀 더 제대로 파악하려고 아예 2층에 자리잡았는데 거기 아저씨들의 걸죽한 홈팬 모드는 한마디로 부러움이었다. 질시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면 더 좋았겠지만.
.. 기자석 넘어서 이준호씨의 목소리가 계속 들려온 것도 신선한 경험. 경기에 져서 화가 나서 인사도 안하고 그냥 왔지만(염장 당하긴 싫으니……) 오늘 경기는 작년 후기리그 마지막 경기에 이허 성남으로서는 피말리는 경기였을 거다. 그 점으로 위안을 삼아야지.
.. 후반 10분을 남겨두고 섭터석으로 내려갔는데 소리라도 지르지 않고서는 견디기 힘들정도로 흥분했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이동국 골장면을 제대로 보지는 못했다. 그래도 섭터들과 같이 똘똘 뭉친 아군모드는 그 자체로 기쁘고 또한 즐겁다. 올시즌 홈경기는 보이콧을 선언했기 때문에 수도권 원정이나 참여하게 되겠지만 역시나 다른 곳에서는 괴성을 지르면서 함께 할 예정.
.. 그 외, 여기저기의 숨은 포항팬 분들을 만나서 반가웠던 하루.
.. Ps. 아 제발 탄천에서 성남 좀 잡아보자 ㅜㅜ
.. Words of Yu-Tak Kim, the elemental of the w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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