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가 아프다. 이미 자체적으로 정해놓은 기한을 넘겨버린 작업은 지지부진 하고, 하루종일 한가지 소식에 얽매여 머리를 싸매고 있었다.
.. SK프로축구단, 제주도로 연고지 이전(종합)
.. 이 하나의 기사 때문이었다.
.. 프로축구 원년 멤버. 내가 지지하는 포항 스틸러스와 함께 그야말로 '족보 있는' 명가라 부를 수 있는 몇 안되는 팀. 그 팀이 부천을 버리고 내 고향 제주도로 온다.
.. 혹자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제주도에 프로팀 생기면 좋겠네. 뭐가 문제야?' 라고.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것은 '프로팀이 생기면 좋다'라는 데까지만이다.
.. 2004년말 기준. 총 인구 55만. 제주시 인구 29만. 서귀포시 인구 8만. 1인당 소득 11,471$(전국 14,162$). 산업비율 1차 24.5% 2차 4.3% 3차 71.2%(전국 1차 8.1% 2차 19.1% 3차 72.8%).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월드컵 스타디움. 남자 초등학교 8개 팀, 여자 초등학교 2개 팀, 남자 중학교 6개 팀, 남자 고등학교 5개 팀, 대학 2개 팀.
.. 4월 백호기가 열리면 오현고나 대기고 제주일고 등의 응원 동영상이 엽기 동영상이라며 돌아다닐 정도로 화려함을 뽐내는 곳. 반면 야구나 농구나 배구는 고교팀마저 없는 곳. 아무런 프로팀도 현재까지 없던 곳. 그나마, 프로팀이 생길만하다면 축구팀밖에 없다는 곳. 월드컵 스타 최진철을 배출하고, 국가대표였던 신병호를 배출한 섬.
.. 비행기나 배가 아니면 타지역으로 나갈 수도 들어올 수도 없는 곳. 바로, 섬 제주도이다.
.. 제주도에서 프로팀에 대한 열망은 하루이틀 동안의 문제는 아니었다. 축구의 섬이라 스스로 자부할만큼 뜨거운 열기를 보이는 제주도이고, 프로선수로도, 때로는 국가대표로도 심심찮게 배출하는 제주도는 맨 끝 지방이라는 것과 함께, 선수를 수급할 프로팀이 없다는 점에서 어디까지나 고교때까지로 끝나는 일을 되풀이 했다. 지금도 그것은 마찬가지고. 다른 지방 사람들이 프로축구를 경기장에서 즐길 때 제주도 사람들은 가끔 틀어주는 TV로밖에 즐기지 못했고, 그 어느 팀도 자신의 팀이 되지 않았다. 단지 '제주'라는 이름 하나 만으로 목청껏 소리칠 수 있는 팀이, 그리고 제주도가 길러낸 선수들이 명예를 걸고 뛸 수 있는 팀이 있었으면 했다.
.. 허나 과거 철저하게 기업구단에 의해서 운영 될 때는 그 누구도 제주도에 대해 거들떠 보지도 않았으며, 단지 기업의 나팔수 유랑단으로 생각하던 마인드로 제주도는 당연히 대상외였다. 반면 시민구단이 차례차례 창단되어도 운영비의 문제로 도에서마저 손을 들고 있던 상황. 그런 차에 이번 일은 진행 되었다.
..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 중 하나는 슬픔과 더불어 제주도를 탓하지 말아달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도 있다. 결코 SK를 지원하는 글이 아니다. 위에 간략하게 수치를 적어놨지만 제주도는 가난하다. 정말 가난하다. 1차산업 비중이 높고 2차산업 비중이 낮다. 3차 산업도 거의 대부분이 숙박업 혹은 음식점이다. 1차산업은 이미 한국에서 망해가기 직전이니 말할 것도 없다. 심지어 대졸 초봉이 중소기업에서 100을 받을까말까하는 상황은 절망적이기까지 하다. 내 주위 친구들이 누구나 말하듯 '제주도는 해 먹을 게 없다'라는 게 정답이다. 물론, 나 역시 제주도에선 해 먹을 게 없다. 기를 쓰고 서울로 탈출한 것도 이와 무관한 것이 아니다.
.. 제주도 사람들도 프로팀을 만들어 보자고 2002년부터 말은 계속 나왔다. 도민주를 모아보자고, 그리고 삼다수나 마사회, 항공사, 호텔 등의 컨소시엄을 통해서 만들어 보자고. 그러나 삼다수(농심)는 탁구팀을 운영중이었고, 마사회는 유도팀, 대한항공(한진)은 배구단, 아시아나(금호)는 본가인 광주에서마저 도망쳤고, 호텔은 자기 먹고 살기 힘들다고 투덜댄다. 도민들 역시 하루 먹고 살기 빠듯한 상황에서 어떻게 해볼 수도 없는 상황.
.. 축구팀에 대한 열망은 강하지만, 만들 수가 없다. 월드컵 구장은 놀고 있다. 축구를 보고 싶다. 월드컵 구장을 가득 메우고 응원할 수 있는 팀이 들어왔으면 좋겠다. 그런 느낌. 이런 도민들.
.. 반면 인구가 점점 제주시로 빠져나가는 서귀포시로서는 프로팀 유치를 통하여 경제 파급효과 및 인구 유입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고, 관광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노려볼 수 있었다. 제주축구계는 선수들의 진로에 지대한 영향을 줄 프로축구팀의 유치에는 적극 찬성할 수밖에 없다. 도청은 이 위에 관광 상품도 개발하고, 여러가지 경제 파급효과를 누릴 수 있다. 덩달아 얼마 없을 선거에도 긍정적인 작용을 하겠지.
.. 요런 부분을 SK는 제대로 공략했다. 구장 임대료를 깍고 광고보드 사용권을 획득하고 클럽하우스 준공에 대한 토지를 제공받고 세금을 감면받으면서 들어오는 혜택을 누리게 되었다.
.. 여기까지만 들으면 프로팀의 연고의식 혹은 연고주의에 대해 별 관심 없으신 분은 '잘 된 거 아냐?'라고 하실지 모른다. 확언 한다. '최악이다'. 프로팀. 특히 축구는 '지역'을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어느날 '남극 국가대표팀'이 되었다 생각해 보시라. 잘 모르시겠다면 요즘 유명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어느날 '런던 유나이티드'라고 바뀌었다 생각해 보시라. 물론 '그게 뭐? 그럴 수 있지'라고 하실지 모르겠다. 자, 여기서 중요한 걸 빼먹으면 안된다. 팀을 먹여살리는 것은 누구일까. 그것은 바로 '팬'이다. 그 '팬'은 어디에 묶여있나. 대다수는 바로 '지역'에 묶여 있다. 여기서 구구절절 연고의식에 대해 이야기 하기는 피곤하다. 쉽게 말해 '내가 응원하는 동네 팀이 어느날 저 멀리 다른 동네로 가버린다'라는 걸 생각해 보라. 그러면 조금 감이 올 것이다. 다만, 기업구단의 경우 지역에 소속된 것이 아닌 기업에 소속된 것이 사실이고, 국내 프로축구팀이 대다수 기업구단이라 연고의식이 희박한 건 인정한다.
.. 그렇기 때문에 더욱 문제다. 제주도에 팀이 있다해도 그건 결국 어디로 떠나가버릴지 모르는 '기업구단'이다. 그리고 기업구단은 결코 '제주도 팀'이 될 수 없다. 언제 다시 어디로 떠나갈 지 모른다. 부천에 10년이나 머물다가 어느날 휙 제주도로 온 다는 이 SK가 훗날 제주도 필요 없다고 떠날지 누가 알 것인가? 단지 '제주'라는 이름 하나 만으로 뭉칠 수 있나? 운영의 주체가 제주도가 아니며 도민을 위해 헌신하지도 않을 팀을. 맘에 안들면 언제고 다시 떠날지 모르는 기업 이윤에만 몰두하는 그런 팀이 '내 팀'이 될 수 있나?
..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구를 보고 싶었던, K리그를 내 지방에서 즐기고 싶었던 내 과거의 기억과, 지금 그렇게 느끼고 있을 제주도민들을 생각하면 참으로 씁쓸하고 착잡하다. 아무리 그래도 대부분의 도민들은 '제주땅에 있는 것'만으로 결국은 응원하게 될 것이란 건 자명하니까. 그럼에도 다른 팀들의 서포터들이 비난하는 걸개를 내걸고, 비난하는 제스쳐를 취하는 것에 상처받겠지. '연고의식'이란 것 자체도 모르고 욕을 먹겠지. 뭐가 잘못된 건지 조차 모르겠지.
.. 그렇게도 열망하던 첫 자식이 호로자식이라니. 이 딜레마를 어찌할꼬. 차라리 자랑스럽게 제주도에서 태어난 '내 팀'이라고 할만한 팀이었다면, 2종리그든 K2리그든 밑바닥에서 시작했더라도, 그래서 비록 힘은 없고 약하더라 할지라도 누구에게나 자랑하고 다녔을 텐데. 슬픈 날이다. 정말로 슬픈 날이다.
.. 그렇다고, 그냥 이렇게 끝낼 수만은 없지. 이미 일은 저질러 졌고, 돌이킬 수는 없으니 내가 바라는 것은 'SK 축구단'이 해체되고, 그 뒤를 제주도민들이 도민주로 받아낼 수 있기만을 바란다.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첨언할지 모르겠다. 가능성이 없지는 않으니까. 그리하여 '진정한 제주도팀'이 생기면, 그 때야 나는 이 '제주 유나이티드 FC'라는 정체불명의 팀을 '제주도 팀'으로 인정할 것이다.
.. Ps. 저는 현재 포항 스틸러스의 서포터이고 그것은 변하지 않습니다. 제주로 이전해도 그 팀은 내 팀이 아닙니다.
.. Ps2. 부천 서포터즈 '헤르메스' 및 부천 시민 여러분께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당신들은 최고였습니다. 부디 언젠가 다시 리그에서 만나 서로 목소리 높여 부딪힐 날이 어서오길 기대하겠습니다.
.. Ps3. SK 쪽에는 욕을 한가득 하고 싶으나 공개된 장소라 참습니다. 당신들과 GS는 최하중에 최하입니다.
.. Ps4. 저도 제주도 사람이지만 다른 제주도 분들도, 이런 부분은 알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원죄를 안고 가야하는지 정도는요.
.. Ps5. 아무리 그래도 너무 슬픈 날입니다. 젠장.
.. Words of Yu-Tak Kim, the elemental of the wind.
.. SK프로축구단, 제주도로 연고지 이전(종합)
.. 이 하나의 기사 때문이었다.
.. 프로축구 원년 멤버. 내가 지지하는 포항 스틸러스와 함께 그야말로 '족보 있는' 명가라 부를 수 있는 몇 안되는 팀. 그 팀이 부천을 버리고 내 고향 제주도로 온다.
.. 혹자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제주도에 프로팀 생기면 좋겠네. 뭐가 문제야?' 라고.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것은 '프로팀이 생기면 좋다'라는 데까지만이다.
.. 2004년말 기준. 총 인구 55만. 제주시 인구 29만. 서귀포시 인구 8만. 1인당 소득 11,471$(전국 14,162$). 산업비율 1차 24.5% 2차 4.3% 3차 71.2%(전국 1차 8.1% 2차 19.1% 3차 72.8%).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월드컵 스타디움. 남자 초등학교 8개 팀, 여자 초등학교 2개 팀, 남자 중학교 6개 팀, 남자 고등학교 5개 팀, 대학 2개 팀.
.. 4월 백호기가 열리면 오현고나 대기고 제주일고 등의 응원 동영상이 엽기 동영상이라며 돌아다닐 정도로 화려함을 뽐내는 곳. 반면 야구나 농구나 배구는 고교팀마저 없는 곳. 아무런 프로팀도 현재까지 없던 곳. 그나마, 프로팀이 생길만하다면 축구팀밖에 없다는 곳. 월드컵 스타 최진철을 배출하고, 국가대표였던 신병호를 배출한 섬.
.. 비행기나 배가 아니면 타지역으로 나갈 수도 들어올 수도 없는 곳. 바로, 섬 제주도이다.
.. 제주도에서 프로팀에 대한 열망은 하루이틀 동안의 문제는 아니었다. 축구의 섬이라 스스로 자부할만큼 뜨거운 열기를 보이는 제주도이고, 프로선수로도, 때로는 국가대표로도 심심찮게 배출하는 제주도는 맨 끝 지방이라는 것과 함께, 선수를 수급할 프로팀이 없다는 점에서 어디까지나 고교때까지로 끝나는 일을 되풀이 했다. 지금도 그것은 마찬가지고. 다른 지방 사람들이 프로축구를 경기장에서 즐길 때 제주도 사람들은 가끔 틀어주는 TV로밖에 즐기지 못했고, 그 어느 팀도 자신의 팀이 되지 않았다. 단지 '제주'라는 이름 하나 만으로 목청껏 소리칠 수 있는 팀이, 그리고 제주도가 길러낸 선수들이 명예를 걸고 뛸 수 있는 팀이 있었으면 했다.
.. 허나 과거 철저하게 기업구단에 의해서 운영 될 때는 그 누구도 제주도에 대해 거들떠 보지도 않았으며, 단지 기업의 나팔수 유랑단으로 생각하던 마인드로 제주도는 당연히 대상외였다. 반면 시민구단이 차례차례 창단되어도 운영비의 문제로 도에서마저 손을 들고 있던 상황. 그런 차에 이번 일은 진행 되었다.
..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 중 하나는 슬픔과 더불어 제주도를 탓하지 말아달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도 있다. 결코 SK를 지원하는 글이 아니다. 위에 간략하게 수치를 적어놨지만 제주도는 가난하다. 정말 가난하다. 1차산업 비중이 높고 2차산업 비중이 낮다. 3차 산업도 거의 대부분이 숙박업 혹은 음식점이다. 1차산업은 이미 한국에서 망해가기 직전이니 말할 것도 없다. 심지어 대졸 초봉이 중소기업에서 100을 받을까말까하는 상황은 절망적이기까지 하다. 내 주위 친구들이 누구나 말하듯 '제주도는 해 먹을 게 없다'라는 게 정답이다. 물론, 나 역시 제주도에선 해 먹을 게 없다. 기를 쓰고 서울로 탈출한 것도 이와 무관한 것이 아니다.
.. 제주도 사람들도 프로팀을 만들어 보자고 2002년부터 말은 계속 나왔다. 도민주를 모아보자고, 그리고 삼다수나 마사회, 항공사, 호텔 등의 컨소시엄을 통해서 만들어 보자고. 그러나 삼다수(농심)는 탁구팀을 운영중이었고, 마사회는 유도팀, 대한항공(한진)은 배구단, 아시아나(금호)는 본가인 광주에서마저 도망쳤고, 호텔은 자기 먹고 살기 힘들다고 투덜댄다. 도민들 역시 하루 먹고 살기 빠듯한 상황에서 어떻게 해볼 수도 없는 상황.
.. 축구팀에 대한 열망은 강하지만, 만들 수가 없다. 월드컵 구장은 놀고 있다. 축구를 보고 싶다. 월드컵 구장을 가득 메우고 응원할 수 있는 팀이 들어왔으면 좋겠다. 그런 느낌. 이런 도민들.
.. 반면 인구가 점점 제주시로 빠져나가는 서귀포시로서는 프로팀 유치를 통하여 경제 파급효과 및 인구 유입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고, 관광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노려볼 수 있었다. 제주축구계는 선수들의 진로에 지대한 영향을 줄 프로축구팀의 유치에는 적극 찬성할 수밖에 없다. 도청은 이 위에 관광 상품도 개발하고, 여러가지 경제 파급효과를 누릴 수 있다. 덩달아 얼마 없을 선거에도 긍정적인 작용을 하겠지.
.. 요런 부분을 SK는 제대로 공략했다. 구장 임대료를 깍고 광고보드 사용권을 획득하고 클럽하우스 준공에 대한 토지를 제공받고 세금을 감면받으면서 들어오는 혜택을 누리게 되었다.
.. 여기까지만 들으면 프로팀의 연고의식 혹은 연고주의에 대해 별 관심 없으신 분은 '잘 된 거 아냐?'라고 하실지 모른다. 확언 한다. '최악이다'. 프로팀. 특히 축구는 '지역'을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어느날 '남극 국가대표팀'이 되었다 생각해 보시라. 잘 모르시겠다면 요즘 유명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어느날 '런던 유나이티드'라고 바뀌었다 생각해 보시라. 물론 '그게 뭐? 그럴 수 있지'라고 하실지 모르겠다. 자, 여기서 중요한 걸 빼먹으면 안된다. 팀을 먹여살리는 것은 누구일까. 그것은 바로 '팬'이다. 그 '팬'은 어디에 묶여있나. 대다수는 바로 '지역'에 묶여 있다. 여기서 구구절절 연고의식에 대해 이야기 하기는 피곤하다. 쉽게 말해 '내가 응원하는 동네 팀이 어느날 저 멀리 다른 동네로 가버린다'라는 걸 생각해 보라. 그러면 조금 감이 올 것이다. 다만, 기업구단의 경우 지역에 소속된 것이 아닌 기업에 소속된 것이 사실이고, 국내 프로축구팀이 대다수 기업구단이라 연고의식이 희박한 건 인정한다.
.. 그렇기 때문에 더욱 문제다. 제주도에 팀이 있다해도 그건 결국 어디로 떠나가버릴지 모르는 '기업구단'이다. 그리고 기업구단은 결코 '제주도 팀'이 될 수 없다. 언제 다시 어디로 떠나갈 지 모른다. 부천에 10년이나 머물다가 어느날 휙 제주도로 온 다는 이 SK가 훗날 제주도 필요 없다고 떠날지 누가 알 것인가? 단지 '제주'라는 이름 하나 만으로 뭉칠 수 있나? 운영의 주체가 제주도가 아니며 도민을 위해 헌신하지도 않을 팀을. 맘에 안들면 언제고 다시 떠날지 모르는 기업 이윤에만 몰두하는 그런 팀이 '내 팀'이 될 수 있나?
..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구를 보고 싶었던, K리그를 내 지방에서 즐기고 싶었던 내 과거의 기억과, 지금 그렇게 느끼고 있을 제주도민들을 생각하면 참으로 씁쓸하고 착잡하다. 아무리 그래도 대부분의 도민들은 '제주땅에 있는 것'만으로 결국은 응원하게 될 것이란 건 자명하니까. 그럼에도 다른 팀들의 서포터들이 비난하는 걸개를 내걸고, 비난하는 제스쳐를 취하는 것에 상처받겠지. '연고의식'이란 것 자체도 모르고 욕을 먹겠지. 뭐가 잘못된 건지 조차 모르겠지.
.. 그렇게도 열망하던 첫 자식이 호로자식이라니. 이 딜레마를 어찌할꼬. 차라리 자랑스럽게 제주도에서 태어난 '내 팀'이라고 할만한 팀이었다면, 2종리그든 K2리그든 밑바닥에서 시작했더라도, 그래서 비록 힘은 없고 약하더라 할지라도 누구에게나 자랑하고 다녔을 텐데. 슬픈 날이다. 정말로 슬픈 날이다.
.. 그렇다고, 그냥 이렇게 끝낼 수만은 없지. 이미 일은 저질러 졌고, 돌이킬 수는 없으니 내가 바라는 것은 'SK 축구단'이 해체되고, 그 뒤를 제주도민들이 도민주로 받아낼 수 있기만을 바란다.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첨언할지 모르겠다. 가능성이 없지는 않으니까. 그리하여 '진정한 제주도팀'이 생기면, 그 때야 나는 이 '제주 유나이티드 FC'라는 정체불명의 팀을 '제주도 팀'으로 인정할 것이다.
.. Ps. 저는 현재 포항 스틸러스의 서포터이고 그것은 변하지 않습니다. 제주로 이전해도 그 팀은 내 팀이 아닙니다.
.. Ps2. 부천 서포터즈 '헤르메스' 및 부천 시민 여러분께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당신들은 최고였습니다. 부디 언젠가 다시 리그에서 만나 서로 목소리 높여 부딪힐 날이 어서오길 기대하겠습니다.
.. Ps3. SK 쪽에는 욕을 한가득 하고 싶으나 공개된 장소라 참습니다. 당신들과 GS는 최하중에 최하입니다.
.. Ps4. 저도 제주도 사람이지만 다른 제주도 분들도, 이런 부분은 알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원죄를 안고 가야하는지 정도는요.
.. Ps5. 아무리 그래도 너무 슬픈 날입니다. 젠장.
.. Words of Yu-Tak Kim, the elemental of the w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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