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게 왜 뜬금이 없냐면 이 게임은 이스와 같은 ARPG(Action RPG)다. 그런데 궤적 시리즈는 이스가 아닌 영웅전설 시리즈의 분파고, 영웅전설은 이른바 DQ나 FF 같은 턴제 RPG의 집대성판 같은 느낌의 시리즈다. 즉, ARPG는 이스 시리즈, 그냥 턴제 RPG는 궤적시리즈라는 팔콤의 양대 산맥에서 이종교배한 듯한 작품이 나와버렸다.
.. 사진은 PS VITA로 찍혀있는데 원래 PSP 작품이지만 바이리니어 필터링 때문에 그냥 PSN으로 구매. 사실 예판 지를까말까 고민하다가 시간 놓쳐버려 주문 못한 것도 있고, 그냥 가격도 미묘해서 이번엔 VITA로 플레이. PSP 화면을 못봐서 모르겠지만 선택 자체는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 게임 자체는 아예 이스같은 느낌. 3D맵이지만 거의 횡스크롤에 가까운 맵 진행에다 직접 베고, 점프하고, 스킬쓰고, 연타하고, 가드하고, 가드 후 공격 되고, 데리고 다니는 요정이 마법쓰고, 한손검과 양손검으로 공속 차이나고……. 게임 내내 이게 이스를 하는 거야 궤적을 하는 거야 계속 아리까리하면서도 플레이가 재미 없냐 하면 또 손 맛은 있는 편이라 미묘하고. 아니 손 맛은 좋다. 이스7의 액션감에 만족했다면 이 쪽도 만족할 수 있을 듯.
.. 그렇다고 완전히 이스인가 하면 궤적의 향기도 좀 나는데. 설정에서는 셀쥬르 같은 단위나 궤적의 향기가 나지 아예 궤적하고 무슨 연관이 있는지조차 알 수 없지만, 설정이 아니라 시스템이 궤적의 향기가 좀 난다.
.. 체력 회복 아이템으로 들고 갈 수 있는게 도시락인데, 도시락 레시피는 하늘의 궤적부터 나온 녀석. 게임 진행 중에 오브젝트를 박살내면 나오는 여러 컬렉션 아이템으로는 나중에 박물관 컬렉션을 할 수 있다(이거 채우는 재미도 나름 있음). 퀘스트 시스템은 거의 온전히 궤적에 것을 가져왔지만 궤적하고 다르게 기간은 없는 것 같고(랄까 넘어 본 적이 없어서 확인해본 적이 없음). 업적이나 뭐 그런 건 굳이 궤적 요소라기 보다는 그냥 뭐 이젠 다 들어가는 시스템이니 그렇다 쳐도…….
.. 전투 및 기본 아이템 시스템은 이스, 그 외 시스템은 궤적. 이런 느낌? 필드에서 광석 주워가면 구매할 수 있는 아이템이 늘어난다던가(이스2!) 하는 것도 나름 이스의 향수가 느껴지고. 뭐 여튼 대단히 이스를 잘 버무렸다는 느낌은 드는데.
.. 막상 시나리오는 타케이리 스타일이라 해야 하나, 중딩 정도에 드립칠만한 누구의 의지가 어쩌고 하는 드립을 보고 있으니 아 이건 타케이리 시나리오구나 하면서 약간의 애매모호함을 느끼다가 내린 결론은…… 그냥 타케이리가 처음 부터 손 댄 궤적 시리즈에서, 구 시리즈 팬들이 시끄러운 이스의 장점만 가져다 쓰자고 내 본 타이틀이 아닌가 싶다.
.. 사실상 타케이리가 이스6, 페르가나, 오리진, 7을 거쳐가면서 구 시리즈 팬들의 반발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고. 그런 부분에서 약간 염증을 낸게 아닌가 싶은 느낌? 그런데 이스는 또 이스로서 ARPG라는 장르가 팔콤에서 의미 없는 것도 아니니까…….
<추가 2012.10.10>
.. 엔딩 볼 때 다른 짓 한다고 스탭롤을 안 봤는데 타케이리는 시나리오에 참여하지 않았다. 4명이 시나리오 및 스크립트를 담당했는데 이름은 까먹었고, 타케이리는 QA파트에 가 있음. 궤적할 때 같이 시나리오 썼던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어째 중2도는 꽤 낮아진 느낌이 들더니만…
<추가끝>
.. 그런 건 둘 째치고, 빈약한 스토리 때문에 스토리 엔딩 나면 게임의 딱 1/4 지점에서 엔딩을 보게 되는데
.. 이렇게 엔딩을 본 다음
.. 이 애프터 스토리에서 하는게 또 게임의 1/4 정도 되고……
.. 그 다음 2주차 플레이를 해야 나머지 스테이지를 다 플레이 할 수 있다.
.. 결론은 전 스테이지 격파는 못했고, 반 정도 격파한 시점에서 접었다. 나 진짜 애프터 스토리 이런 거 뭔 생각으로 만들었나 싶었는데, 그냥 스테이지는 각 스테이지별로 춘하추동 넣어서 4회 플레이 하게 만들어는 놨는데 스토리를 다 짤 방법이 없으니 그냥 1/4에서 본 내용 끝내고 애프터 스토리에서 또 1/4 진행시키고, 그 담부턴 스토리고 뭐고 그냥 반복 플레이. 그래 뭐 나도 기획자라 이해는 하는데 좀 우주를 보고 왔어. 엔딩 보고 끝난 줄 알았단 말이다 ㅋㅋㅋ
.. 암튼 여전히 혼란스러운 감각 때문에 잘 정리 되지 않은 후기지만, 그만큼 아햏햏한 느낌이란 걸로 받아들여 주시길. 게임이 재미 없는 건 또 아니랍니다! 후속작이 나올진 모르겠지만 나오면 살 것 같다. 뭐 팔콤 덕후 보정이 50% 정도 들어가 있긴 한데.
.. 당연히 VITA판 셀세타의 수해. 이스 탄생 25주년 기념팩입니다. 총액은 9,280엔. 특전은 뭐 이것 저것 오네요. 이스 고금곡집CD, 세계지도 크로스클리너, Ys HEROINE'S CALENDAR 라는 군요. 사실 셋 다 별 필요는 없는 것 같지만 뭔가 의무감에 ㅡ.,ㅡ; 아 고금곡집CD는 좋을 지도…
.. 암튼 이 고환율 시대에도 전 질렀고. 망했어요.
.. 9월 27일 발매니까 9월 30일쯤에는 손에 넣을 수 있겠죠. (그 전에 국전에서 이미 팔고 있겠지만 ㅡ.,ㅡ)
.. 자세한 특전 정보는 아래를 참고하세요. 그나저나 해외라 소비세 제외되니 송료가 세게 붙어도 일본 가격하고 얼마 차이가 안 나네요 ㅡ.,ㅡ; 일본 가격하고 얼마 차이가 안나네요. 꼴랑 355엔. 그냥 팔콤 통판이 갑인 듯.
.. 미리 밝혀두지만 아는 분이다. 축전으로 소설을 받은 적도 있다! (은근 자랑질). 아는 분이라 더욱 편향적인 서평이 될 수도 있겠지만 최대한 감정을 배제하...해서 뭐해 ㅎㅎ
.. 고대 한국을 배경으로 했음직한 배경. 한궁[皇宮], 아사 등의 표현이 그렇고 가리사니[文官], 싸울아비[武官] 등의 표현이 그러하다.
.. 아홉 신이 있고, 그들은 각각 3가지 종류의 사람을 만든다. 엘프를 연상시키는 천인, 우리 그 자체인 상인, 농경도 하지않고 그저 자유롭게 수렵 정도로 살지만 그래서 상인들에게 노예처럼 부려지는 비인.
.. 주인공은 비인과 상인의 딸로서, 상인들에게 들키고 난 다음 죽을뻔 하지만 다행히 그 마을 권력자에게 거둬진 후에, 곱게 크다가, 아홉 신이 내려준 아홉 붓을 모으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믿고 여행을 떠난다.
.. 어찌보면 전형적인 영웅적 모험 구도일 수도 있고, 실제로 여행과 동시에 여기저기서 동료를 얻고, 하나하나 붓을 모으게 된다. 하지만 이 작품이 다른 영웅담과 다른 점은 싸우지 않는다는 것이다. 남을 밟고 베고 죽이고, 악당을 물리치며 영웅이 되어가는 일반적인 환상담과는 달리, 이 주인공 일행은 그저 마을의 문제를 해결할 뿐이다. 누구를 때려눕히고 싸우고 하는 부분이 없다. 아니 악당이라 불릴 자조차 없다. 삶이 너무 힘들어서 남을 해하게 된 가련한 사람들이 존재할 뿐이다.
.. 모험의 막바지에는 악당이라 불릴만한 자가 등장하지만 그와 직접 대결하는 것도 아니고, 마지막의 반전도 예측 가능한 수준에서 복선을 깔아 두어 크게 충격적이지는 않지만, 이 작품은 그런 뒷통수를 치는 데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지 않다. 주인공의 테제에 대한 안티테제로 자리잡지만 주인공의 극복 대상으로 설정된 느낌이므로 안심하고 볼 수 있는 정도이다.
.. 이 소설은 주인공이 여자이고, 남을 때려잡는 영웅담이 아닌데다, 작가의 문체가 좀 더 부드러워서 그런가 글 전체에 삶에 대한 애정이 묻어난다. 그렇다고 하늘하늘 떠다니는 문체는 아니고, 무거운 현실을 어떻게든 극복하려는 느낌이랄까. 무겁지만 크게 우울하지는 않고, 그럼에도 희망을 보는 느낌이랄까.
.. 이 글을 읽던 당시는 2주 정도 주말도 반납하고 일 하다가 일 안되서 잠깐 손을 댄다는 것이 389페이지 짜리 책을 쉬지도 않고 읽었을 정도니 그 흡인력을 인정할만하다. 이 것을 위해서 얼마나 내용을 다듬었을지, 문장을 다듬었을지 아득해 지기도 한다. 아마, 작가님은 후반부는 좀 더 다듬고 싶어할 것 같단 생각이 들지만.
.. 판타지 소설이라고 환협지 류 생각하지 말고, 문학 작품으로 보기에 충분한 작품이다. 여러번 축하의 말씀을 드렸지만 다시 한 번 축하의 말씀을 드리면서. 외... 외전 쓰고 싶어졌.. OTL
.. Words of Yu-Tak Kim, the elemental of the w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