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경에 내가 사는 곳 근처에 제주도 말고기 전문 식당이 생겼다. 정작 제주도에서 자랄 때는 먹어본 적도 없었던 환상(?!)의 특산품. 제주 말고기. 이 제주 말고기를 제대로 하는 곳이라고 해서 한 번쯤 가봐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가 주말에 집안 청소도 다 했겠다. 월급도 들어왔겠다. 에라이 하는 기분으로 다녀왔다.
.. 기본 반찬
.. 말고기는 결코 싸지 않다. 메뉴를 못 찍었는데, 제라한 구이(130g)가 4만원, 한라산 구이(150g)가 3만2천원, 사시미(150g)가 3만 2천원 뭐 이런 식이다. 원래는 제라한 구이+한라산 구이+사시미를 시키려고 했는데 코스요리가 있다고 해서 코스요리로 선회. A코스였는데 '사시미+육회+제라한구이+한라산구이+수육 or 전복찜+곰탕 or 육개장 or 뚝배기'인 코스였다. 가격은 1인당 5.5만. 기왕 간 김에 소주 한 잔 빼놓을 수 없어서, 고향의 맛. 한라산물 순한소주를 한 병켰다. '퍼런 거' 달라고 할 뻔했다는 건 그냥 여담.
.. 사시미
.. 옆에 보이는 장에 찍어먹는데 어지간하면 참기름 추천. 말고기는 기본적으로 소고기나 돼지고기만큼 자기주장이 강하지 않은 고기기 때문에 간이 센 녀석이랑 먹으면 아무 맛을 느끼기 힘들다. 소고기가 육즙 맛으로 먹는다면 말고기는담백한 맛으로 먹는 고기.
.. 육회
.. 육회는 뭐 소고기의 그것과 별 차이 없다. 어차피 양념 맛이 반이라……. 그래도 식감은 좀 다름. 사시미와 둘 중 하나 고민한다면 사시미 추천.
.. 제라한 구이+한라산 구이
.. 제라한 구이와 한라산 구이라는데 하나는 갈매기살, 하나는 안창살이라고 했던 듯. 자세한 건 모르겠고, 구이 역시 레어로 먹어야 맛이 난다. 절대로 웰던까지 가지 말 것. 앞서 이야기 한대로 육즙이 강한 고기가 아니라서 어지간하면 걍 소금만 살짝 찍어 먹자.
.. 수육
.. 전복찜을 할까 하다가 고기만 제대로 달려보자 해서 시킨 수육. 노린내도 잘 안날만큼 자기 주장이 약한 말고기였기에 수육마저 밋밋할까 싶었지만 의외로 간이 잘 되어 있었다. 전복찜도 맛있다는데 나중에 함 먹어보고 싶다.
.. 미래의 酒仙!
.. 아빠가 소주 마시는 걸 보더니 자기도 마시겠다면서……………………….
.. 뚝배기 불고기
.. 곰탕이 푹 고아지지 않았다고 해서 고민 없이 그냥 뚝불 선택. 싸구려 소고기 보다는 당연히 낫고, 상급하고는 비슷비슷한 것 같다.
.. 전반적으로 5.5만원이란 가격에 비하면 꽤 풍족한 구성이었고, 맛도 괜찮았다. 단품은 가격이 좀 높게 형성되어있지만 원래 말고기가 비싸서 어쩔 수가 없는 거고……. 코스 요리로 저녁 식사에 반주 한 잔 걸쳐 마시기에는 괜찮은 듯. 적어도 말고기가 다 늙어서 죽은 말이 아니라 그 점이 좋았다.
.. 참고로, 위에서도 몇 번 말했지만 소고기 같이 강한 육즙을 바라시는 분들에게는 말고기가 싱거울 수 있으니 주의. 맛 없다고 느끼실 수 있다. 또, 말고기 특성상 지방이 거의 없어, 돼지고기 처럼 강한 지방맛을 즐기시는 분에게도 맞지 않을 수 있다. 기본은 어디까지나 '담백한 맛'이다. 소고기지만 육즙이 좀 약하고 매우 깔끔한 맛이라고 생각하면 맞을 듯.
.. 위치는 송파구 잠실동, 삼전 사거리 잠실파크인수 1층이다.
.. Words of Yu-Tak Kim, the elemental of the w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