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마, 05년 아니면 06년 정도였을 것으로 기억하는데, 일본문화원에서 진행하는 JLPT 1급(당시엔 N1이 아닌 1급이었다) 인증자 대상의 강의가 있었다. 정확한 수업은 기억이 안나지만, 아사히 신문의 사설을 갖고 해석해 보거나, 원하는 주제로 토론을 해보거나 하는 수업이 있었다. 그 토론 내용 중에, 한 훈훈한 총각이 헌법9조 이야기를 꺼냈었다.


.. 당시에 나는 일본이 힘을 갖게 되면 언제든지 헌법 9조를 파기하고 보통국가로 체제 전환할 것이라 생각했고, 일본국민들도 당연히 그 것을 수용할 거란 생각을 했었다. 아니, 국민은 둘째치고 정치가는 당연히 그것을 노릴 것이라 생각했었다.


.. 그런데 그가 이야기 하던 논리는 이랬다. '헌법 9조가 있기 때문에 일본은 평화를 내세울 수 있다. 전쟁이라는 극단적인 길에서 브레이크를 걸 수 있다. 현재도 자위대에 의한 전수방위는 충분히 가능하다. 일본이 먼저 나서서 전쟁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는 것을 세계에 공표한 상태로, 평화를 전면에 내세울 수 있지 않나. 세계대전이라는 참혹한 전쟁을 겪었고, 유일한 원폭 피해국가인 일본이야말로 평화를 선언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닐 수 있지 않나.'


.. 당시에는 전면 수용하지 못했지만, 신선한 시각이었고. 지금에 와서는 충분히 이해가 된다. 일본이니까. 어차피 전쟁을 선제적으로 하지 않을 거라면, 그것을 하나의 선언으로 삼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심지어 헌법에 공표하고 세계 평화를 이끌어 나가는 선도국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 슬프게도, 내 수준 낮은 당시 예상이 현실화 되고, 인류를 위한 한 걸음은 반대로 향할 것 같다.


.. 현지에서 힘내시는, 평화를 사랑하는 일본 시민들께 작게나마 응원을 보낸다.



.. Words of Yu-Tak Kim, the elemental of the wind.





Posted by elofw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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