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래 벌초를 하기 위해서 잡은 일정이었는데, 막상 그 때에 올 해의 마지막 태풍으로 보이는 16호 태풍 산바가 들이닥칠 것으로 예상 되어 우리 가족이 내려가는 날이었던 토요일에 이미 모든 벌초를 해 버린 상황. 하지만 이미 구매해둔 비행기 티켓은 할인표라 취소해봐야 환불액이 거의 없었고, 렌트해둔 것도 이미 선입금. 아 뭐 어떻게든 돌려받으려면 될 수도 있었겠지만 그런 것 보다 정말 오랜만에 지윤이 얼굴도 보여드릴 겸 어쨌건 내려갔다.
2012-09-15(토)
.. 가족의 부탁으로 풍물시장에 들렸으나 찾는 것은 없었고, 일찌감치 공항에 도착해서 수속을 마친 다음 3층 스타벅스 야외에서 바라본 풍경. 앞에 보이는 것이 새로 지어진 롯데몰. 마님은 가보셨다는데 나도 언젠가 가보기는 가봐야…….
.. 간단하게 마실 커피와, 지윤이 먹을 케잌을 하나 주문.
.. 아동 노동의 현장. 랄까, 자기가 끌고 가겠다고 내놓으래서 내줬더니 정말 잘 끌고 다님 ㅋㅋㅋㅋ 나중에 끌고다니라고 그냥 주기도 했고 ㅋ
.. 자기가 타고갈 비행기를 지켜보는 김지윤.
.. 비행기 출발 하고 얼마 안지나 이렇게 해가 저물기 시작하고.
.. 구름 위는 흰색, 아래는 금빛으로 물들다가.
.. 구름 위로 떠오르니 이런 모습이었는데.
.. 해가 구름 밑으로 저물기 시작할 때.
.. 강렬하게 한 방!
.. 이 모습은 레알 불사조 같았다.
.. 그리고 제주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제주 스타벅스에 들러서 결국엔 구입하고야 만 제주도 한정 텀블러. 355ml, 1.5만원.
.. 집에 갔더니 저녁을 어머니가 주셨는데 오오……. 이것은 갈치! 막내 아들 왔다고 갈치를! 밥 먹은 다음 곱게 집에서 놀다가 잤습니다.
2012-09-16(일)
.. 아들 따위는 아무 것도 아니었음. 막내 며느리 왔다고 성게 미역국이 등장! 아니 저거 저도 거의 못 먹어 본 건데요.
.. 이미 벌초도 끝났고, 비바람만 쳐대서 할 일도 없었기에 친구네 집에 들렸음. 가는 동안 먹을 거 사갔는데 그 와중에 제주도 우유를 마셔보고 싶다는 마님의 청대로 우유를 구입. 제주도에는 제주우유와 한라우유가 있습니다. 맛은 뭐 비슷비슷한 듯. 난 서울와서 처음 우유 마셔보곤 싱거워서 깜짝 놀랐었죠. 후후.
.. 친구네 집에서 나와 집으로 오다가 그 사이에 용담 해안도로를 타고 오는데 보이던 카페에 들렸건만……. 무려 요즘들어 본사라고 부르는 모 회사의 본사가 운영하는 카페였네 ㅋㅅㅋ. 나름 유명한 듯 하니 검색하시면 잘 나올 겁니다.
.. 솜사탕 아포가또. 신기했고, 맛은 괜찮았지만 가격이 무려 9천원……냐하하.
.. 주문 고르기 귀찮은 사람을 위한 아이디어는 재밌었음.
.. 이 다음에는 집에 갔다가 누나네 집에 갔다가 놀다가 컴터도 좀 고쳐주다가 조카들 갈구다가 그러고 집으로. 이미 이 시점에 비는 점점 거세진 상황이었고, 바람도 뭐 꽤 불고 있었다.
.. 아무튼 집에 와서 노닥거리고 있었는데 결국은 저녁부터 결항이 되기 시작하더니 9시 조금 넘어서 다음날 아침 9시 10분에 예약됐던 비행기가 결항 되었다는 문자가. 근데 진짜 농담아니고 딸랑 '결항되었습니다.' 끝. 대체편 안내고 뭐고 없고 그냥 결항되었다고. 하지만 이미 시간은 고객센터 운영이 안되는 시간이네? 허허.
.. 아무튼 뭐 태풍 속에서 뭐 할 일도 없고 술이나 먹을까 하다가 귀찮아서 그냥 잠이나 잤다.
2012-09-17(월)
.. 아침 6시에 일어나서 비행기를 운항 예정인 가장 빠른 시간인 오후 2시 45분으로 바꾸었다. 그리고 그 때 가면 되니까 렌터가 반납도 8시인데 그냥 귀찮아서 12시쯤 반납해야지 룰루 하며, 다시 잠에 들었는데………….
.. 11시 반쯤에 문자가 왔는데 다시 결항되었습니다. 라는 문자. 역시 대체편 안내는 없음. 이 황당함을 어찌할지 모르고 일단 잠에서 덜 깬 상태에서 비몽사몽간에 전화를 했더니 그 날 비행기는 이미 만석. 아니 4시 비행기 하나 빼고 죄다 결항. 아니 근데 4시 비행기는 왜 운항요? 이 때 이미 제주도는 비도 그치고 바람만 좀 세게 부는 정도라(그것도 평상시에도 잘 불어오는 정도의) 비행기가 결항될 이유가 없었는데 아 놔.
.. 글타고 다음날을 봤더니 다음날도 오후 3시. 애초에 6시에 결항 가능성을 이야기 해줬으면 차라리 화요일 새벽 비행기를 고르지 않았겠니. 진짜 어이 없이 휴가를 하루 더 내야 하는데다 덕분에 스케쥴도 꼬여서 이번 주 일도 제대로 못하고, 나는 또 그래서 여행 다녔다고 여행기를 쓰게 되었는데 이게 다 진에어 때문이다. 아오!
.. 그리하여 점심 먹고 난 다음 할 일도 없고 해서 그냥 구경이나 나갔습니다. 마님께 태풍 불면 파도가 이렇게 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ㅎㅎㅎ
.. 파도가 막 끊임없이 높게 밀려옵니다. ㅎㅅㅎ
.. 생각해보니 오일장 날이라 오일장에 갔는데 태풍 때문인지 그다지 많이 열리지 않았음. 반정도는 아예 안 열렸고. 딱히 살 것도 없고 해서. 그냥 한 번 훑어만 보고 패스!
.. 그래서 간 곳이 다음 본사. 다 지어졌다는 이야기도 들었고, 한 번 정도 봐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어서 다음 본사를 향해 달렸다능. 뭐 저번에는 GMC 다녀오기도 했었으니까. 사실 음악의 신에 나왔던 거 보고 더 보고 싶었음;
.. 여기에도 이 잉여(키배)왕 돌하루방은 여전히 있더라능. 그것도 다리 딱 꼰 저 포즈를 보라!
.. 좀 넓게 보면 이렇다능.
.. 이건 지하? 1층의 휴게실. 요 앞으로는 게임기도 있음.
.. 사무실인데 천장이 엄청나게 높은데다 반대쪽이 유리벽이라 오오. 여기 말고도 윗층과 또 윗층에도 사무실이 있긴 한데 수용인원이 그렇게 많아 보이지는 않았음. 몇 명이 근무하려나? 물론 사무실엔 들어갈 수 없습니다 ㅎㅎㅎ
.. 저 밑에 프린팅 되어 있는 건 나름 미로 ㅡ.,ㅡ; 은근히 강연이나 공연도 가능할 것 같은 구조였고.
.. 피트니스는 생각보다 작아 보이더군요.
.. 여긴 아마도 사원 식당. 우리 식당보다 훨 예쁘고 좋다. 아우 저 개방감 ;ㅁ;
.. 사내에 편의점인 것 같은데 사람이 없었음.
.. GMC와 마찬가지로 에스프레싸멘테 일리.
.. 아메리카노, 캬라멜 마끼아또, 치즈케잌. 역시 케잌은 김지윤 몫.
.. 유아용 놀이방…… 같은데 뭐 사람이 없으니 알 수가. GMC에 있는데는 더 컸다.
.. 음악의 신에도 나왔던 대강연장 ㅋㅅㅋ
.. 이제 내려와서 할 일 없으니 동문시장이나 십수년만에 가볼까 하고 와봤는데 엄청나게 바뀌어 있어서 깜놀. 막 쇼핑카트도 있고, 아니 여기가 시장 맞나 싶던데;
.. 근데 끝까지 갔을 때 지하수가 터졌는지 물난리가 (……) ㅋㅋㅋ
.. 동문시장엔 딴 거 하러 간 게 아니고, 고딩 때 먹었던 떡볶이 먹으러 간 거였는데 여기 맛이 없어진 건지, 아니면 내가 변한 건지 잘 모르겠지만 그닥 맛이 없었다. 걍 추억은 추억으로 남겨놔야 하는 법인 듯도 ㅋ
.. 그리고 탑동에 갔어요. 탑동 파도 치는 거 멋있다능. 물론 저 위에 올라갔단 인생퇴갤하는 수가 있으니 주의 ㅋㅅㅋ
.. 그 다음 이마트 들려서 조카들 먹일 과자 좀 사고 집에와서 밥 쳐묵쳐묵. 그리고 또 쿠울쿨 했어야 하지만 잠이 안와서 애니팡 하다가 마님에게 혼나고, 스파이더랑 프리셀 하다가…… 장기 체류 안 할 줄 알고 게임기도 안 갖고 갔더니 이런 사태가. 아 비바 K리그 안 하고 제주도 방송 해서 멘붕.
2012-09-18(화)
.. 이미 날은 쨍쨍하게 밝았고, 태풍 따위 온데 간데도 없고, 지윤이 그네 태우고 놀았지만 그네 사진은 따로 리얼 프메에서 공개할 예정.
.. 집에서 좀 늘어져 있다가 정리 해서 공항에 왔다능. 면세점 가서 조니워커 블루와 맥캘란 17년산을 살까말까 고민하다가 한달도 못 버틸 거 같아서 그냥 포기했다능. 으헝.
.. 이렇게 제주도를 떠났습니다.
.. 여기 아마 서울대?
.. 대강 그렇게 도착하고, 집으로 차를 달려서 집에 와서 뻗……지도 못하고 간단하게 씻고 나가서 밥 사먹고 온 다음 뻗었다능. 피로가 풀리긴 커녕 누적된 여행. 흙흙. 덕분에 이번 주 일을 못한다고!
.. 뭐 간만에 파도치는 바다 볼 수 있어서 그 거 하난 좋았다. ㅎㅎㅎ
.. Words of Yu-Tak Kim, the elemental of the wind.
.. 경춘선 복선전철이 개통을 눈앞에 두었다는 소식과 함께, 기존의 경춘선은 이제 사용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제 노래 속의 춘천가는 기차는 없어진다는 이야기.
.. 그리하야 경춘선을 마지막으로 느껴보러 춘천으로 향했다. 춘천에 뭐 용무가 있던 것도, 반드시 가고 싶었던 것도 아니고, 그냥 경춘선이 사라지기 전에 한 번 정도는 더 느껴봐야 하지 않나 싶었던 기분 때문이었다.
.. 군생활을 가평에서 했기 때문에 휴가 때마다 이용했을 뿐인, 내게는 기쁨과 괴로움을 함께 가져다 주던 그런 노선이었다. 물론, 기차가 없는 제주도 출신에, 서울 밖으로 나갈 일도 거의 없어서, 아마 단일 노선으로는 제일 많이 탄 노선이 아닐까 싶긴 한데 그런 건 뭐 중요한 게 아니니까.
.. 전역하면서 다신 가평에 안 간다고 농담 아닌 농담을 하고선 실제로 정말로 가평으론 간 적이 없었다. 강촌에는 간 적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대성리에 갈 때는 버스로 갔고. 어쨌건 경춘선 자체를 탄 일이 전역 후에 없는 게 아닐까 싶은 느낌이 드는데 기억이 잘 안나니 어쨌든!
.. 왕십리 역에서 전철을 기다리는 지윤이
.. 청량리 역에 도착했더니 무언가 많이 바뀌어있었다. 역시나 내가 알던 청량리역이 아니라서 깜놀. 하지만 기차 시간이 5분도 안남아서 표만 바로 사고 뛰어야 했다. 그나마 좌석도 없어서 입석 크리. 어째선지 MT가는 학생들이 바글바글바글.
.. 지윤이 첫 기차여행
.. 일단 비어있는 좌석에 앉았다. 성북역에 도착하면 보나마나 일어나야겠지만 그래도 잠깐이라도 앉아야했다. 우선 유모차를 접고, 간단하게 정리를 하고 쉬었다. 지윤이로서는 첫 기차여행. 그동안 버스도, 비행기도, 지하철도 타봤지만 아직 기차랑 배랑(생각해보니 유람선 탔었다), 고속버스는 못타봤다. 그리고 이 날 기차를 처음 타 보게 된 날.
.. 배고프다규! 밥 달라규!
.. 급하게 나오긴 했지만 나올 때까지 잠을 쿨쿨 주무시느라 밥을 제대로 못 먹은 지윤이. 기차를 타고도 한참을 그냥 잘 지냈는데 성북 쯤에서 자리 주인이 와 일어나야 해서, 계속 아빠 품에 안겨 있었다. 그러다가 애들이 MT촌 지역에 들어와 슬슬 빠져나갈 즈음 지윤이도 배가 고파서 징징대기 시작했다. 잽싸게 빈 자리에 앉아 미리 준비해온 이유식을 쳐묵쳐묵. 식어서 맛이 없었을텐데도 배고파서 그런지 맛있게 냠…하다가 반정도 남겼다.
.. 이 놈의 가평…
.. 전역하고 7년이 지났지만 달라진 것이 없더라 ㅋ 뭐 돌아갈 일도 없겠지만. 나중에 용추계곡 정도는 다시 가보게 되려나.
.. 뭘 보는 걸까?
.. 창밖을 물끄러미 바라보는데, 글쎄 뭘 보는걸까?
.. 이름은 까먹었는데 가평과 강촌 사이에 보이는 다리
.. 이름은 모른다. 그저 풍경이 예쁠 뿐. 경춘선은 강 옆으로 지나가는 라인이 은근히 있는 편이고.
.. 복선전철화 되면서 사라지는 강촌역
.. 무수히 많은 인연을 낳은 곳으로 유명한 강촌역. 복선전철화 되면서 역 위치가 변경됨에 따라 기존 역은 폐쇄된다고 한다.
.. 내게 춘천행 기차는 이게 마지막일 듯.
.. 이제 청량리->남춘천행 기차는 탈 일이 없다. 뭐 내년부터는 전철을 타던가 차를 몰고 오던가.
.. 역시 여기도 폐쇄예정.
.. 내가 전에 춘천에 왔을 땐 아마 터미널로 왔던 것 같은데, 일단 남춘천역 자체가 처음이긴 하고, 그나마 곧 사라진다고 한다. 뭔가 섭섭한 느낌이 살짝?
.. 닭갈비 골목 입구에 있는 간판
.. 춘천에 와서 할 건 없고, 일단 배가 고파서 뭔가 먹어야겠고, 생각나는 건 닭갈비 뿐. 그래서 명동 닭갈비 골목으로 고고씽. 걸어갈까 했다가 위치도 잘 모르고, 돌아가는 기차 예약한 시간도 고작 3시간 정도밖에 안남아서 그냥 택시를 타고 왔다.
.. 닭갈비 골목 끝에 다다르자 나오는 문
.. 닭갈비 골목의 끝에 다다르자 문이 하나 더 나왔다. 이걸 웃어야할지 말아야할지. ㅋ 명동 닭갈비 골목은 유명세 답게 TV에 출현한 곳이 매우 많았고, 그래서 신뢰도가 급 하락했다. 뭐랄까, TV에 나온 곳이 맛이 정말 좋았던 경험이 거의 없기 때문일까?
.. 와서 유일한게 한 건 닭갈비 먹은 것
.. 적당히 한 곳을 찾아서 들어가 식사를 해결. 1인분(300g)에 1만원, 공기밥은 1000원, 사리는 주로 2000원대, 밥 볶음은 2000원. 가격적으로는 뭐 나쁘지 않았고, 맛은 가격대 성능비로 따지면 서울보다는 맛있었지만 그렇다고 일부러 찾아올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하는 정도였다. 다음에는 근처의 숯불 닭불고기 집을 가볼까 싶기도. 차라리 거기가 맛있다던데.
.. 이런 오래전 스타일 포장마차가 취향인데……
.. 밥을 먹고 나서 시간이 한시간쯤 남았길래 딱히 할 것도 없고 해서 역까지 걸어가기로 결정. 지도를 보면서 적당히 길을 찾아 가던 도중에 발견한 실내 포차. 사실 저런 실내 포차를 매우 좋아한다. 좋아한다랄까. 싸고 맛있지 않나. '이모이모 안주 좀~~~', '헉 오늘 돈 안갖고 왔는데 외상 좀~~' 같은 경험. 요즘은 잘 못하지만 난 정말로 저런 곳에서 그러고 술 먹기도 했다. 그런 기억이 나서 반가움에 한 컷.
.. 버스정류장. 독특했다.
.. 버스 정류장 디자인이 좀 독특해서 찍었음. 개인적으로는 서울의 버스 정류장 디자인이 최악이 아닌가 싶을 정도임.
.. 노선 안내판은 살짝 불친절 했고.
.. 버스 노선 표지판 디자인은.. 글쎄 나는 전 노선이 다 나오는 서울 스타일이 좋다. 그건 어딜가도 마찬가지인데 여행시에 가장 중요한 건 해당 버스가 어디에 서느냐 마느냐가 중요한 이슈가 되기 때문이다. 하기사 서울은 뭐, 서울 내에서도 탐험하는 기분이긴 한데 ㅋㅋ
.. 새로 지은 남춘천역.
.. 복선전철이 사용할 남춘천역. 거의 다 지었던데 역시 신축건물 답게 깔끔한 디자인이 돋보였다.
.. 돌아올 때도 피곤해서 아빠도 딸도 떡실신
.. 돌아오는 기차에서는 둘 다 피곤해서 그런지 잠을 자기 시작. 딸래미는 아빠 옆에 꼭 붙어서 잠을 잤다.
.. 경춘선 안녕~
.. 마지막이 될 기념으로 찰칵!
.. 이렇게 경춘선과는 이별. 바이바이.
.. Words of Yu-Tak Kim, the elemental of the w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