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게 있어 김혜린은 좀 특별한 느낌을 주는 이름이다. 북해의 별, 비천무, 불의 검. 김혜린 3대 명작 덕분인데 난 아직도 북해의 별을 읽었을 때 받은 전율과 감동을 잊지 못한다. 비천무를 읽었을 때 그 처연한 운명의 끈에 울었다. 불의 검을 읽었을 때 여인의 강함에 감동했다.
.. 그랬다. 영웅담이지만 그 영웅은 민초와 같이 호흡하고, 그와 관련된 여인은 자신이 처한 역경을 항상 정면으로 받아내는 그런 캐릭터를 그려내는 작가. 선이 매우 강한 스토리라인이지만 깊숙한 곳에서 여성성을 느끼게 해주는 김혜린의 작품은 아직도 마음 속에서 매우 높은 위치를 차지한다.
.. 그 김혜린의 비천무 박스가 나온 줄도 모르고 있다가 발견해서 사왔다. 뭐 애장판 4권 나눠사는 거랑 별 차이도 없지만 기왕이면 박스 간지. 초판 3천박스 특별선물 골드 북마크라는 딱지가 붙은 포장 비닐을 보면서 초판 3천박스도 다 안팔렸나 싶은게 매우 씁슬한 기분이 들기는 했지만 말이다.
.. 그러고보면 비천무는 영화도 망하고 드라마도 망하고. 하기사 이 원작을 제대로 읽어봤나 궁금할 정도의 캐스팅, 시나리오였으니 할 말이 없다. 원작을 철저히 망가뜨리는 것도 정도가 있는 법인데 말이지. 혹시나 영화/드라마만 보신 분들이 원작에 대해서 오해할까봐 붙이는 글이다. 차원이 다르다. 아니 그냥 다른 작품이다.
.. 비천무의 내용에 대해서 왈가왈부 하는 것은 별 필요 없는 일일 것 같다. 내용을 알고 봐도 가슴이 저며오는 만화긴 한데 굳이 한 두마디 쓰기도 그렇고... 사실 이 만화 이제와서 새로 보실 분은 별로 없을 것 같기도 한 게 문제다. 어떻게 보면... 추억을 반추하는 만화랄까.
.. Ps. 뒤져봤더니 북해의 별도 2005년도에 재판. 질러야겠다.
.. Words of Yu-Tak Kim, the elemental of the w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