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작하기 전에. 이 글부터 존대어가 아니라 편한대로 씁니다. 그게 좀 더 여러가지 내 이야기를 하는데 유리하도 생각하니까요. 그럼 시작합니다.
.. 내가 가장 좋아하는 담배라고 한다면 틀림없이 「CABIN」이다. 이전에 썼던 적도 있지만 캐빈은 일본의 JT(Japan Tobacco)의 담배로 일본에선 꽤나 역사가 깊은 담배다.
.. 이 담배의 특징은 한마디로 「깊은 맛」과 「강렬한 쵸콜렛 향」이라고 할 수 있다. 쵸콜렛향이 목 속으로 깊이 들어오는 건 내가 지금까지 피웠던 담배 속에서도 군계일학이라고 할 수 있다.
.. 하지만 젊은 사람은 거의 피지 않는, 말하자면 「아저씨 담배」다. 담배를 피워도 순한 맛이 유행하고 있어 지금은 「타르 1mg」라던가 무척이나 순한 담배마저 나오고 있다. 그리고 향이 강한 것보다 조금 약한 편이 유행하고 있다. 그래도 캐빈은 그와 반대로 무척이나 독하고 무척이나 향이 강한 편이다.
.. 캐빈 패밀리에서도 거의 팔지 않고 있는 CABIN(아카 캐빈)을 빼고서도 「CABIN MILD」마저 타르가 8mg에 니코틴이 0.7mg이다. 물론 캐빈패밀리에는 「CABIN ULTRA MILD」라는 무척이나 순한 놈도 있다. 이건 타르가 2mg밖에 안해서 독하지 않지만 깊은 맛은 꽤나 있는 놈이다.
.. 이런 캐빈이지만 한국에선 팔지 않는다. 1년전까지는 팔고 있었지만 이미 팔지 않게 되버렸다. 한국에서는 무척이나 인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나 같이 독하고 향이 강한 담배를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걸지도 모른다.
.. 그리고 나 역시 지금은KT&G(Korea Tobacco & Ginseng)의 「THIS ZIN」을 피고 있다. 캐빈은 팔지 않으니까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최근 일본에 다녀온 아는 사람이 있어 그 사람에게 부탁한 것이 있다. 그게 바로…
캐빈의 묘
.. 다.
.. 아는 형과 함께 부탁한게 「아카 캐빈」과 「CABIN MILD MENTHOL」이었지만 부탁받은 사람이 담배를 피지 않는 사람이라서 조금 다른 걸 사왔다. 뭐 그래도 아카 캐빈은 거의 팔지 않는데다 지금은 담배가게도 거의 없어졌으니까 어쩔 수 없다. 애초에 좀 무리가 있는 부탁이었으니까.
.. 구한 것은 「캐빈 마일드」가 15갑, 「캐빈 마일드 멘솔」이 5갑, 「CABIN INTERNATIONAL」이 10갑이었다. 나는 그 중에 「캐빈 마일드」5갑과 「캐빈 인터내셔널」5갑을 받았다. 아, 멘솔도 1갑.
.. 캐빈 패밀리의 디자인이 바뀐것은 알고 있었지만 실물을 보는 것은 처음이라 조금 두근두근거렸다. 그리고 멘솔과 인터내셔널도 처음.
.. 우선 인터내셔널. 하드 박스로 보통 담배 박스와는 다른 타입. 이전에 한국에서도 본적이 있는 「MILD SEVEN INTERNATIONAL」과 같은 크기라고 생각했다.
인터내셔널의 박스
.. 캐빈보다 좀 더 검붉은 디자인이다. 수출전용 담배로 보통 담배들과 조금 다른 모습이다. 유럽 담배에서 이런 식의 담배를 몇종류정도 본 적이 있어서 그 쪽 취향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개봉했다.
이런 형태로 10갑이 들어가 있다.
.. 역시 생각한 대로의 크기. 얼른 피고 싶었지만 일단 나중으로 미뤘다. 그리고 다음은 캐빈 마일드.
보통 크기의 보루. 그러나 하드 박스가 아니라 소프트 박스였다
.. JT는 최근 캐빈의 디자인을 전부 바꿨다. 「아저씨 담배」라는 인슥을 바꾸고 싶었던 건지도 모른다. 젊은 사람들은 거의 피지 않으니까. 보루의 왼쪽 위에 「새 디자인」이 눈에 들어왔다. 특히 새로운 캐빈의 로고는 뭐라고 할까…이미 캐빈이 아니라는 느낌.
미싱선을 따라 열어주세요/
그래서 미싱선을 따라 연
것이 이거다.
.. 빨갛다! 캐빈 마일드가 여기까지 빨갛게 됐으니까 아카 캐빈과 틀리는 것도 이해가 간다. 뭐, 전부 개봉했으니까 이제부턴 비교해 봤다.
인터내셔널
왼쪽 인터내셔널. 오른쪽 마일드
왼쪽 멘솔. 오른쪽 마일드
……
길이 비교
마일드의 필터 색이…
.. 여기까지 와서…뭔가 「배신당했다!」라는 느낌이 들었다. 인터내셔널은 전통적인 캐빈 필더 색이었지만, 마일드와 멘솔은 뭔가 「MALBORO RED」의 느낌이 들었다. 여기까지 변했을 거라곤 생각도 못했고 정말 이건 이름만 캐빈이잖아 라고 느꼈다.
.. 그래도 한번 피워보면 알겠지. 그래서 피워봤다. 처음은 맨처음인 멘솔. 나는 캐빈과 멘솔은 맞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특히 향이 강한 캐빈에 민트향이 합쳐진다면 말도 안되는 맛이 될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뭐 그래도 펴보니 확실히 알았다. 멘솔의 맛은 무척이나 좋다. 말도 안되게 강한 멘솔도 아니고 깊은 맛은 남아있었다. 쵸콜렛맛은 매우 조금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캐빈 패밀리의 특징의 하나는 잘 남아있었으니까 그것으로 넘어갔다. 캐빈이라 생각하지 않고 그저 멘솔 담배를 피고 싶을 때는 좋다고 생각했다. 물론, 나는 민트가 싫어서 멘솔을 그다지 피지 않지만 이거라면 가끔은 피워도 좋을 거라 생각했다.
.. 그 다음, 인터내셔널. 타르 10mg, 니코틴 0.8mg의 독한 담배다. 피자마자의 느낌은 「어라…독하긴 한데…뭔가 향이 부족하네…」였다. 그래도 수출용 담배니까 그럴지도 모른다. 깊은 맛은 강해서 머리에 「띵」하고 오는 듯한 독함. 이건 꽤나 좋다고 생각했다.
.. 그리고 마지막. 마일드. 주력제품으로 내가 가장 많이 핀 담배기도 하다. 지금까지도 마일드의 깊은 맛과 향은 기억한다. 물론 지금까지 와선 불안뿐이었다. 이미 캐빈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던 거다. 피자마자 확실하게 알았다. 이건 내가 알고 있던 캐빈이 아니라고.
.. 쵸코렛의 강한 향이 느껴지질 않았다. JT는 젊은 사람 취향으로 이걸 만든 거다. 지금까지 특징이었던 깊은 맛은 남아있지만 강렬한 쵸콜렛향이 없다. 이렇게 되면 내가 지금 피고 있는 「디스 진」과도 별로 다를게 없다. 예전 캐빈은 「그건 시가냐!」라고도 들을만큼 강한 향이 있었지만 이미 그게 없다. 아저씨 담배라도 좋은니 예전 향이 좋았는데…
.. 이젠, 캐빈을 사와라고 부탁할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질려버린거다. 아직 변하기 시작한 때니까 나중에 어떻게든 옛날 처럼 다시 돌아갈지는 모르겠지만…지금은 아니다. 깊은 맛 만으로 이렇게 비싼 놈을 피우는 건 할 수 없으니까. 디스 진이 1,600원(150엔정도)인데 캐빈은 280엔. 말도 안된다.
.. 예전 캐빈의 맛을 가진 담배는 이제 이 세상엔 없는 걸까.
.. Words of Yu-Tak Kim, the elemental of the w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