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홍명보 감독의 걱정과 달리 현실적으로 어린 선수들의 해외 진출(특히 J-리그)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드래프트제도'와 J-리그와 달리 한국 유망주에 관심없는 K-리그 클럽의 태도 때문이다.
2006년 이후 자유계약 제도가 폐지된 현 상황에서 선수들이 프로에 발을 들이기 위해서는 드래프트 제도를 거쳐야만 가능하다. 그렇지만, 그것마저도 바늘구멍이다. 매년 드래프트 장에는 선택받지 못한 수많은 선수가 고개를 떨어뜨리며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러니 자연스레 상대적으로 프로 진입이 용이한 일본 진출로 방향을 선회한다.
또한, 억만금을 싸들고 꽁무니를 졸졸 쫓아다니는 J-리그와 달리 국내 K-리그의 클럽은 선수 영입에 적극적이지 못하다. 물론 이것도 드래프트 제도의 연장선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공들여서 키운 선수를 추첨에 의한 복불복으로 다른 클럽에 빼앗기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클럽팀 입장에서는 굳이 어린 선수를 공들일 필요가 없어진다.
게다가 J-리그 클럽이 제시하는 돈은 1순위로 뽑혀도 계약금 없이 연봉이 단돈(?) 5,000만 원에 불과한 K-리그와 달리 조건도 훨씬 좋기 때문에 선수의 입장에서는 더욱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한평생 축구에 목숨을 바친 선수의 입장에서는 시쳇말로 돈도 덜 주고 선택받지 못할지도 모르는 불확실한 드래프트 제도에 굳이 도전할 이유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 결론부터 말하자. 기자는 J리그에 대해서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있고, J리그로 빠져나가는 이유에 대한 파악을 전혀 하지 못한 헛소리다.
.. 위 내용은 일본 J리그 규정의 일부분이다. 그 중 선수의 등급에 관한 항목을 발췌하여 번역해보자.
.. 클릭하면 잘 보입니다.
.. J리그에서 프로 선수로 분류되는 선수는 일반적으로 프로A, 프로B, 프로C 계약을 체결하도록 되어 있다. 그 외 항목에 통일계약이 아닌 그에 준하는 계약을 체결한 외국인 선수는 프로A 선수로 취급되므로 사실상의 프로A 선수이고, 사원선수는 이제와서는 유명무실한 항목이다. 즉 J리그의 프로선수는 전부다 프로A, 프로B, 프로C 계약을 맺어야 한다는 뜻이다.
.. 자 그럼 왜 프로C에만 붉은색을 칠해놨을까? 그 것은 한국에서 드래프트를 피해 J리그 직접 진출할만한 선수가 프로C 계약을 맺어야만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다음 내용을 보자.
1-5 외국인 선수
①등록 수
프로계약을 체결한 외국인 선수의 등록은 1팀 3명이내(이하 '3명제한'이라 함)로 한다. 단, 밑의 (1), (2)에 해당하는 경우는, '3명제한'을 넘어서 등록할 수 있지만 어느 경우도 외국인 선수의 등록 인수의 총수는 JFA의 규정으로 인정되고 있는 5명 (이하 '5명제한'이라 한다)을 넘을 수 없다.
(1) 아마츄어 선수 또는 20세 미만의 프로C 선수
(2) 아시아 축구 연맹(AFC) 가맹국의 국적을 가진 선수 1명(단 J리그에 소속된 클럽에 한함) 또 클럽이 외국인 선수와 계약만을 체결하고 등록하지 않은 경우 사전에 소속한 리그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②등록 수의 예외조치
다음 조건을 구비한 선수는 사전에 소속한 리그의 승인을 얻은 경우에 한해 '3명 제한' 또는 '5명 제한'의 대상 외로 한다. 단, 어느 경우도 외국인 선수의 총수에서 5명을 넘어서 등록할 수는 없다.
(1) 아마츄어 또는 프로C 계약의 외국인 선수가 연도 도중에 프로C 계약 이외의 계약에 이행하는 경우 그 연도에 한해 '3명제한'을 넘어서 등록할 수 있다. 단, 외국인 선수의 총수에서 5명을 넘어서 등록할 수는 없으며 또 사전에 소속한 리그의 승인을 얻어야만 한다.
(2) 부상, 질병 등에 의해 연도 중에 복귀가 불가능하다 인정받은 선수에 대해 사전에 소속한 리그의 승인을 얻은 경우 그 년도에 한해 프로계약을 유지한 채로 등록을 말소하는 것이 가능하다.
③계약서식
클럽은 외국인선수와 프로계약을 체결할 경우 통일계약 또는 그에 준하는 계약에 의해 체결해야만 한다.
④외국인 선수와 프로C계약을 맺을 때의 주의사항
상기②에 기술되어 있는 프로C선수의 등록에 관한 우대조치는 실적이 없는 약년층 선수와 계약하는 것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예외적 취급으로서 인정된 것이다. 따라서 그 계약을 위해 계약금, 이적금 그 외 다액의 경비를 요하는 것이 있어서는 아니된다.
.. 쉽게 말해서 프로C 계약을 맺지 않으면 '3인제한'에 해당되는 외국인 선수가 되므로 실질적으로 1군에 직접 투입되어야 하는 외국인 선수가 되어야 한다. 이 레벨은 브라질에서 데려오든 한국에서 데려오든 주전으로서 빼어난 활약을 할 수 있는 선수라야 한다. 그런데 J리그 팀 중에, 특히 J1 클럽 중에 한국 유망주를 데려가면서 주전감으로 투입할 팀은 없다.
.. 이는 필연적으로 J리그를 찾아가는 선수가 '프로C' 계약을 맺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J2 리그 소속팀이라면 어찌어찌 주전으로 뛸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지만 J2리그 소속팀들 역시 어지간한 J2의 상위 팀들은 거의 대부분 브라질 용병을 쓰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프로 경험도 없는 유망주에게 덜컥 프로A 계약을 맺을 팀은 없다. 지금 프로A 계약으로 갈 수 있을 거라 생각되는 자원이 있으면 본인에게도 말씀해 주시기 바란다. 포항 프런트에 말해서 드래프트에서 어떻게든 뺏어오게.
.. 현실적으로 프로C 계약을 맺어야만 하며, 계약금도 이적료도 존재하지 않는 선수가 손에 넣을 수 있는 돈은 년 480만엔이 상한이다. 환율을 100엔당 1200으로 계산하더라도(800원 시절은 빼더라도) 5760만원이 연봉의 상한이다. 외국인에 대한 고세율을 감안하면 K리그 드래프트 1위 5000만원 쪽이 더 우위다. 뭐 정말 운 좋게 프로A 계약을 맺는 선수가 있다 해도 그 선수의 첫 해 연봉 상한선은 700만엔으로, 역시 100엔당 1200원으로 계산하면 8400만원이다.
.. 그 뿐만이 아니다. 프로C 계약이라 하더라도 외국인 선수의 경우는 등록 선수의 5명 제한에 걸리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아시아 쿼터 때문에 프로A 계약 중 4명을 외국인에 쓰는 현 상황에서 등록 가능 수는 1명이 되어버렸다. 참고로 여기서 등록이라는 것은 출전 등록에 해당한다. 연초에 등록하지 않으면 부상 등의 이유로 교체 등록되지 않은 이상 J리그 공식 시합에 출장할 수 없다. 즉, 프로C 계약을 맺어서 '입단'할 수는 있지만 '출장'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 J리그에 프로C 계약을 맺었는데 등록도 못하면 K리그에서 2군 뛰는 거랑 대체 뭐가 다른가. 운이 좋게 '3+1제한(아시안 쿼터)'의 남은 한자리로 등록은 되었다고 쳐도 프로 시합의 출장 제한은 여전히 '3+1제한'이므로 실제 출장할 여지는 적다. 즉, K리그에서 2군을 뚫고 1군에 선발될 능력이 안되는 선수가 J리그에 가봐야 역시 별 의미 없다는 뜻이다. 그러다 프로C 계약 3년이 지나면 프로A 계약을 맺던가 B계약을 맺어야 하는데 이 때는 빼도박도 못하고 '3+1제한' 안에 들어가야 한다. 아니면 짐싸고 계약 해지가 되어야 한다.
.. 결코 유소년에게 J리그는 젖과 꿀이 흐르는 리그가 아니다. 돈을 많이 받을 수도 없거니와 출장기회 역시 제한되어 있다. 심지어 아무리 배우기 쉽다 해도 일본은 엄연히 '일본어'를 사용하는 외국이고, 한국과의 문화적 차이 역시 무시할 수 없다.
.. 자 그럼 여기서 의문. 대체 왜 J리그를 노크하려는 선수들이 많은 걸까?
.. 이게 다 선수들한테 현실을 안 알려주고, 가족조차 현실을 모르며, 그 선수 갖고 사기나 치려는 녀석들 때문인 거다. 자세한 내용은 적어봐야 서로 피해만 보니까 넘어가겠지만 엄연히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현실이다.
.. 한줄 결론. J리그 가봐야 돈 많이 못 버니까 돈 때문에 가는 거 아님. 끝.
.. Words of Yu-Tak Kim, the elemental of the wind.
.. 오늘은 J리그 디비전1의 15라운드가 있던 날이다. 그 중에 눈길을 끄는 경기가 있었으니 리그 최하위인 승점 4점의 오오이타 트리니타(大分トリニータ)와 리그 1위인 승점 32점의 카시마 앤틀러스(鹿島アントラーズ)의 경기였다.
.. 보다시피 승점부터 하늘과 땅 차이지만 오오이타로서는 결코 질 수 없는 이유가 있었다. 바로 리그 최다 연패 기록인 11연패 중이었기 떄문이다.
.. 작년에 리그 최종순위 4위로 리그를 마치며 아쉽게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 출장권을 따내지 못했던 오오이타였기에 이번 시즌에 거는 기대는 매우 컸다. 하지만 현실은 1승 1무 12패의 성적으로 리그 최강 카시마를 상대해야 하는 오오이타였다.
.. 반대로 카시마로서는 아챔 16강에서 GS를 맞아 어이없는 패배를 경험하면서 선수들의 독기가 올랐다. 리그에서는 7연승을 달리던 카시마가 아챔에서 일격을 맞았으니, 그것도 다 이긴 경기를 잡혔으니 독기는 더욱 오를 수밖에 없었다.
.. 시합은 후반 오오이타의 선제골로 큐슈석유돔(九州石油ドーム)의 오오이타 서포터들을 열광 시켰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카시마의 GS전 패배의 전범격인 오가사와라가 동점골을 집어넣더니 십여분 후에 수비수 이와마사가 골을 집어넣고 1:2로 역전하게 된다.
.. 여기까지는 약팀이 강팀에게 잡아먹힌 흔하디 흔한 경기……………였지만 그 뒤에 벌어진 일이 내 눈을 살짝 의심하게 했다.
.. 오오이타의 선수들이 서포터를 향해 다가갔다. 서포터들은 이 경기에 걸개에 "프로의 프라이드를 보여라!" 라는 단순한 문구의 걸개 하나만을 걸고 서포팅을 했다. 거기에 다가간 선수들은 일반적으로 인사하고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확성기를 들고 가더니 서포터들을 향해 대화를 시도했다.
.. 잠깐 딴 짓하다가 마지막 부분만 들었는데 대충 내용이 이러했다.
.. 선수A: 우리들은 모두 한 마음이 되서 열심히 하고 있다. 우리를 믿어 달라. .. 서포터: 우리가 뭘 보고 너희들을 믿을 수 있겠냐. 오늘도 지지 않았냐. 너희들이 우리와 같은 마음이라고 어떻게 믿겠냐. .. 선수B: 서포터가 우리를 믿어주지 않으면 우리도 서로에게 더 큰 힘을 낼 수가 없다. 믿어 달라. 반드시 이길 거다! 반드시 이길 거다!
.. 뭐 대충 이런 내용.
.. 사실 오오이타는 2007년 6월 말에도 자동강등권인 17위에 머무르자 경기가 끝난 뒤에도 섭터석에 남아서 사장과 감독 등 프런트와 코치진과의 대화를 나누었던 적이 있다. 물론 이는 종종 일어나는 일이지만 해당 사건은 전국 뉴스를 타 버려서 유명해졌다고 하는데(이상 일본 위키 참조), 그 와 동일한 일이 2년 뒤인 현재에도 일어난 것이다.
.. 당시에는 리벤지16이라는 구호로 잔여 경기를 8승 1무 7패의 나쁘지 않은 성적으로 끝마치며 강등권을 탈출했던 경험이 있다. 그리고 그 힘이 작년 시즌에 리그 4위라는 결과로 나타났고. 그치만 올해는 이미 11연패를 지나 12연패인 상황. 게다가 17위 카시와가 이번에 쥬빌로 이와타를 잡으며 승점 12점인 상태에 오오이타는 여전히 승점 4점의 18위. 이미 서바이벌 21이라는 구호로 이번 잔여경기를 치루고 있는 상황에서 그다지 희망적인 모습은 보이질 않는다.
.. 선수들이 절대로 이길거다라고 외치고 서로 대화를 종료하자 트리니타 콜로 선수들을 격려하던 오오이타의 서포터들. 눈물을 머금으며 선수들을 격려하던 그 모습. 오오이타의 서포터들은 과연 그 보답을 받을 수 있을까?
.. Words of Yu-Tak Kim, the elemental of the w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