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 이야기를 한다면 역시 이 게임을 빼놓을 수 없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게임회사라면 지금이야 여러곳이 있지만 고교2학년 까지. 그러니까 내가 가장 게임을 많이 했던 시기 까지의 나에게 있어서 베스트 게임메이커라면 역시 KOEI이다.

.. 나에게 영향을 줬던 게임이라면 많이 있다. Falcom의 YS시리즈도 내 게임인생을 바꿔놓은 게임이었고, SQUARE의 Final Fantasy시리즈도 ENIX의 Drangon Quest시리즈도. 하지만 역시 가장 오래 붙잡고 있었던 게임이라면 KOEI의 시뮬레이션게임들이다. 삼국지2도, 랑펠로(...이거 깨본사람 몇명? -_-;)도, 아직도 사랑하는 대항해시대 1,2도, 그리고 내 고교시절을 활활 불태운 이 천상기란 놈도.

.. 그 당시에는 아쉽게도 내 집에 컴퓨터가 없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천상기란 녀석이 나왔을 당시. 그 후에 뭐 노트북이라는 애매한 놈이 생겨서 그것으로도 충분히 즐기긴 했지만 그 이전엔 친구네 집에서 매일 밤을 새게 만든 놈이 바로 이놈 천상기.

.. 천상기는 신장의 야망(信長の野望)시리즈의 6번째 작품이다. 그 이후에 장성록과 열풍전 이라는 후속작이 나오긴 했지만 그 쪽은 천상기 만큼의 재미를 주지 못했다. 아직까지 내게 있어 신장의 야망 시리즈 중 베스트는 천상기이다.

.. 그 당시에는 상당히 깨끗한 화면과 다른 작품들에 비해 상당히 나아진 AI(KOEI의 AI는 정말 개같은 걸로 유명하다. 게임할 맛이 안난다...싶을 정도로 적이 멍청하기 때문에) -라고는 해도 역시 전투 AI는 삽질이다. 다만 엄청난 성의 수와 적들보다 약간만 세력이 약하다 싶으면 쳐들어 오는 그 무지막지함에 패망하기 쉽상이라서 AI가 비약적으로 뛰어나 졌다는 것이다- 를 탑재한 게임. 게임 분위기 전체에 녹아드는 깔끔하면서도 아름다운 음악. 턴제 전략시뮬레이션의 시스템에서 가장 게임적 재미를 느끼게 해준 시스템. 그나마 잔머리를 굴려야 하는 전투. 이것들이 어우러져 아직도 베스트. 라고 느끼게 해준다.

.. '너는 게이머의 자격을 잃었어!' 라고 친구에게 말을 들었다. 뭐 인정한다. 나는 게임 안한지 오래되었다. 게임 하나에 뺐기는 시간은 끔찍하다. 그 시간에 나는 채팅을 하고 있었다. 핫핫; 덕분에 사람만큼은 많이 알게 되었고, 오히려 이제는 그 쪽이 편하다. 뭐. 조금 있으면 채팅도 줄이겠지만.

.. 그런데 오늘 친구에게 빌려줬던 새턴을 찾아왔다. 내가 즐긴 천상기는 IBM-PC호환기종용으로 나왔던 천상기였지만 내가 서울에서 내려오기 전에 새턴용으로 컨버젼된 놈도 한놈 구해뒀었다. 그리고 오늘 그것을 돌려보았다.

.. IBM-PC호환기종용으로 즐기던 시절에는 CD-ROM버젼이 아닌 DISK버젼으로 구했었기에 사운드가 FM SOUND......였지만 이 놈은 시디다! 시디 트랙으로 되어 있는 건 아니지만 음의 질감이 다르다. 음악이란 것은 어느 매체에서든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영화에서든 애니메이션에서든 게임에서든. 곱게 어레인지 된 음악을 듣는 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새턴판 천상기는 IBM-PC호환기종용 보다 로딩도 느리고 컨슈머의 한계 때문에 시스템적으로도 많이 불편하지만 대신 음악이 좋다. 뭐... 천상기 PUK(Power Up Kit-KOEI는 항상 전략 시뮬레이션게임을 내놓은 뒤 그 게임을 갖고 장난 칠 수 있는 KIT를 별도 판매한다.)를 구했더라면 IBM-PC호환기종용으로도 좋은 음악을 들을 수 있었겠지만 뭐 그 쪽과도 음악의 어레인지가 다르다고 하니 그것으로 만족.

.. 이야기가 너무 음악쪽으로만 흘렀다. 게임 내용적으로 들어가보자. 천상기는 기본적으로 고에이의 전형적인 턴제 전략 시뮬레이션이다. 배경은 일본의 전국시대. 뭐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織田信長(오다 노부나가), 武田信玄(타케타 신겐), 上杉謙信(우에스기 켄신), 毛利元就(모리 모토나리), 豊臣秀吉(토요토미 히데요시), 德川家康(도쿠가와 이에야스), 今川義元(이마가와 요시모토)...등등등의 인물들이 즐비하다. 전사(戰史)를 좋아하는 사람치고 일본 전국시대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드물다. 완전히 전쟁....뿐이니까. 그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인물은 武田信玄(타케타 신겐). 사실 이 인물 하나 때문에 플레이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뭐 인물 이야기는 나중에 일본 역사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가 생기기를 빌며 미루자. 너무 길다. 쩌업. 넘어가자.

.. 이 게임에서 주목해야 할 점이라면 성장.이다. 각각의 인물은 능력이 있고 또한 그것에 대한 재능이 부과되어 있으며 한계치가 따로 주어져있다. 어떤 일을 하면 거기에 따른 경험이 주어지고(그 양은 우리가 확인할 수 없지만) 그 경험에 따라 수치가 한계치까지 오른다. 즉 전투에 재능이 있는 자가 훈련을 한다거나 전투를 자주하면 그 사람의 전투력은 매우 급상승한다. 또한 저런 인물일 경우에는 한계치도 매우 높은편이다. 반대로 전투에 별 재능도 없고 한계치도 낮은 자를 아무리 전투시켜봐야 군주에게 돌아오는 건 별로 없다. 즉 적재적소에 알맞은 인원 배치를 해야만 한다. 이 게임의 난이도가 극악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론 200여개에 달하는 성의 수도 그렇긴 하지만 CPU는 항상 전쟁과 내정을 한다. 그것에 따라 CPU가 다루는 인물들은 항상 중반 이후에 엄창난 능력치를 보유해 버린다. 이쪽은 일일이 신경써주지 못해 키우지 못한 장수들을 가지고 전투를 하려면 정말 피곤해진다.

..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 우리 아군마저 정치를 전쟁의 권한을 CPU에게 넘겨줄 수 있다. 그것이 천상기에 등장하는 군단(軍團)의 개념이다. 일정 지역을 한 인물에게 위임을 시키면 그 인물의 성격과 능력에 따라 그 지역을 CPU와 같이 통치하기 시작한다. 그럼 그 부하들은 알아서 CPU처럼 성장한다. 플레이어는 성장한 인물만 속속 빼와서 사용해 주면 그만이다. 물론.... CPU의 AI는 상당히 낮은 편이기 때문에 출혈을 감수해야 할때도 있다. 또한. 군다을 쪼갤만큼 세력을 키우는 것 조차 정말 힘들다. 그래서 천상기는 초반의 난이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 천상기는 아직도 신장의 야망 매니아들에게 있어서 최고의 작품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그 이유는 위에서 누누히 말한 시스템이 엄청난 재미를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뭐. 말이 길어졌다. 이 공간은 리뷰하는 곳도 아니고 분석하는 곳도 아닌데 핫핫핫. -_-;

.. 주절주절 써댔지만 결국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다. 재밌는 게임이다. 일어보다 한자가 훨씬 많다. 한자만 잘 알고있다면 충분히 할 수 있는 게임이다. 혹시나 KOEI의 요즘 게임밖에 접해보지 못했다면 고전게이머들의 등을 쳐서라도 구해서 해봐라. 혹시나 턴제 전략시뮬레이션에 관심이 있다면. 생소하고 어렵겠지만 확실히 며칠간은 날려줄만큼의 위력이 있는 게임이다. 난 몇달...이 날아갔지만 핫핫핫.

.. Words of Yu-Tak Kim, the elemental of the w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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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elofw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