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드디어 별을 달았다!
.. 일이 급한데 일을 할 수가 없다. 어제 저녁부터 보고 또 봐서 이미 문구를 외워버릴 것 같은 신문 기사들을 다시 읽고 또 읽고, 각종 K리그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면서 또 포항 관련 이야기가 있나 없나 뒤지고 또 뒤지고. 아예 글이라도 하나 써서 가슴 속의 이 감정을 풀어내면 좀 괜찮을까?
..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15년만의 우승이란 것이 딱히 와 닿지를 않는다. 아직 FA컵이 남아 있기 때문일까? 나에겐 아직도 방점이 찍혀있지 않다. 현재진행형인 느낌이라고 할까. 다시금 경기장에서 큰 소리로 우리의 승리를 외치며 선수들과 함께 호흡해야 될 것 같은 느낌이 남아있다. 그래서일까? 우승 세레머니를 하는데도 무언가 허전한 느낌. 약간은 멍한 느낌.
.. 자세한 분석글을 써볼까도 했지만 이내 포기하고 말았다. 여전히 멍하기 때문이다. 자료를 찾고 조사하고 분석하고, 그러고 글을 쓸 만큼 안정적인 상황이 아니다. 그저 멍하니 확인하고 또 확인한다. 이게 꿈이 아닌 것을. 우리가 우승했단 사실이 진짜라는 것을.
.. 엄청나게 바빴던 시기가 지나고 때마침 시작된 6강 플레이오프부터 전 경기를 같이 뛰었다. 아슬아슬하게 5위로 마무리한 리그 성적을 생각하면서, 리그 중에 봐온 팀의 플레이를 보면서 큰 기대를 하기는 힘들었다. 약한 공격력, 어딘가 불안한 수비. 미드필더만큼은 그 어디에도 지지 않는다고 자신했지만 골을 넣지 못하고 지키지 못한다면 경기는 진다. 파리아스의 전술도 이미 고정된 채 1년을 계속 돌려온 만큼 상대에게 다 파악됐다고 봐야 했다. 그래도 나는 찾아갈 수밖에 없었다. 1년간 열심히 뛰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선수들과 마지막 호흡 정도는 같이 해야 했다.
.. 그리고 포항의 쾌진격과 함께 창원을, 울산을, 수원을, 포항을 그리고 성남을 찾아가면서 나의 불안함은 어느덧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우리는 승리할 수 있다는 믿음. 가장 큰 문제였던 수비진의 불안은 조성환의 복귀와 김광석이라는 든든한 대체자원 덕에 상대의 공격을 철저하게 무력화 시켰으며 주전 공격수들의 부진을 세트피스로 풀어가며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싸워가며 상대를 격파해 나갔다.
.. 경남을 승부차기로 꺽고, 울산에게는 골대 2번이라는 행운을 겪어가며 맞이했던 수원전. 플레이오프 최고의 고비였던 그 경기에서 86분 결승골. 04년 챔결에서의 패배와 눈물, 06년 플레이오프에서 백지훈의 중거리슛 한방에 좌절했던 한이 한꺼번에 풀려나갔다. 드디어 이겼다는 자신감. 더 이상 무서울 게 없었다. 하물며 모따가 빠져나가고 AFC CL에서 우라와에 분패하여 팀의 사기가 꺾인 성남은 무섭지 않았다. 12년만의 복수에 자신감이 불타올랐다.
.. 그리고 클라이맥스. 챔피언 결정전 1차전. 포항 스틸야드. 따바레즈의 프리킥이 골대를 맞고 튀어나온 것을 순간적으로 자유로웠던 박원재가 절묘한 슛으로 성남의 골망을 갈라버렸다. 시즌 내내 부진해서 이젠 끝났구나 싶었던 고기구가 헤딩골을 넣었다. 역시나 시즌 내내 부진했던 이광재가 플레이오프에서 슈퍼 조커로서의 면면을 보여주며 성남에게 3번째 골을 작렬시켰다. 포항의 수비는 더 이상 약하지 않았고, 포항의 공격은 골을 결정지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포항의 미들은 상대를 철저하게 장악하고 공격의 물꼬를 펼쳐나갔다. 박원재와 최효진은 양 측면에서 상대의 측면을 철저하게 붕괴시켜가며 상대의 공격 의지를 꺽고 주저하게 만들었다.
.. 화룡정점. 2차전. 1차전과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우리는 강했다. 누가 그랬던가. 축구는 11명의 선수들이 이뤄내는 조화의 스포츠라고. 사실이었다. 리그 경기에서의 불협화음은 어느덧 완벽한 하모니로 바뀌어 있었다. 철저한 압박. 미들에서의 유기적인 패스. 정확하게 상대를 뚫어내는 공격. 모든 것이 어우러졌고 전반 44분 성남의 골망을 슈벵크의 골이 흔들면서 모든 것은 끝났다. 함성과 함께 우승의 예감에 눈물이 흘렀다. 강하다. 우리는 강하다. 우리는 우승이다. 우리는 별을 거머쥐었다!
.. 이 기적 같은 드라마를 함께 한 것은 축구팬의 인생에서 흔치 않은 경험일지 모른다. 매 경기 승리하며 신나게 펄쩍펄쩍 뛰던 선수들의 모습. 우승 세레머니를 하며 아이처럼 웃던 몇몇 선수들. 그 모든 것을 함께했다. 나도 같이 뛰었다. 우리의 우승을 자축하면서.
.. 리그는 끝났지만 아직 포항의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FA컵의 우승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FA컵까지 들어올리며 한국 프로축구 최초의 더블을 달성해야 비로소 포항의 07시즌은 완료된다.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는, 평생 회자될 새로운 추억을 기대하며 리그 우승의 기쁨은 이쯤에서 잠시 닫아두자.
.. 그래, 나는 아직 배가 고프다.
.. Words of Yu-Tak Kim, the elemental of the w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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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렸구려;;
축하한다!
.. 으하하하하하하
.. 우승이지~!!!!
축축. 화환에 포항 축빠 연합으로 문구 확정이네영.
.. 썹터가 보낸 줄 알거3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