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다음날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부모님은 잔치 준비 한다고 나가셨다 하고, 우리는 머리를 하러 고향집 근처의 미용실로 향했다. 미용실에서 머리를 하고 난 후 잔치가 있던 곳으로 향했더니 이미 늦은 시간. 약간 혼났다.
.. 뭐 하루 종일 친척들 및 얼굴도 잘 모르는 부모님 아시는 분들에게 인사인사인사를 하고 4시쯤 잔칫집을 나왔다. 비행기가 7시 비행기였기 때문에 미리 준비하고 공항에 가려는 생각이었다. 남겨둘 옷을 남겨두고, 일본 여행할 짐을 챙긴 뒤에 집을 나섰다. 받은 축의금 및 절값은 전부 미리 통장에 넣어둔 후 공항에 도착. 느긋하게 수속하고, 면세점으로 들어갔다. 둘 다 피곤해서 제 정신은 아니었고, 생각해보니 여행자보험도 들어두지 않아서 헐레벌떡 노트북을 꺼내 인터넷으로 여행자 보험에 가입했다.
.. 그리고 탑승 시간이 되자 비행기에 탑승. 주위에는 예상대로 거의 대부분 일본인이었다. 우리 같은 신혼여행 커플은 거의 없었던…이 아니라 아예 없었던 것 같다. 7시를 조금 넘어 칸사이 국제 공항을 향해 비행기가 이륙했다.

.. 여권 및 티켓~
.. 기내식이 생각보다 매우 실망스러웠는데 과거(2000년)에 김포-나리타(成田) 노선에서는 뭔가 리조또 비스무리한 녀석을 먹었던 것 같고, 맥주도 분명 일본 맥주(아마도 키린 라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가 나왔던 데다 땅콩도 있었는데 그런 거 없이 맛 없는 샌드위치(…라고 불러야 할 지가 의문이지만 아무튼)와, 그나마 맥주는 국내산이라도 있으니까 다행.

.. 이게 그 막장 기내식
.. 가볍게 맥주 2캔과 샌드위치 하나 더 시켜 먹었다. 맛 없다면서 왜 먹냐고? 안주가 없어서. 땅콩도 안 줘서 어쩔 수 없이 뭔가 입가심은 해야겠고 그냥 샌드위치 하나 더. 여튼 이렇게 저렇게 궁시렁궁시렁 거리면서 1시간 30분 정도 비행하고 났더니 칸사이 국제 공항에 도착.
.. 내부에서 길을 따라 가는데 칸사이 국제공항은 무인전철(이면서 모노레일)인 ‘윙 셔틀’이라는 녀석을 타고 본관으로 가야 했다. 막상 그걸 모르고 뻘쭘하게 있다가 ‘이거 타야 되는 건가?’라고 중얼거리고 있었더니 옆에서 같은 비행기를 타고 온듯한 일본 아주머니 두 분이 약간 어설프지만 한국어로 ‘이거 타면 되요’라고 말하길래 뻘쭘한 표정을 지으면서 모노레일에 탔다. 그 뒤로 그 분이 계속 말을 걸어 왔는데 여행차 왔다고 말했더니 USJ 같은 곳을 이야기 하길래 우린 그런데 안 간다고 했다. 뭐 그렇게 잡담하면서 본과에 갔더니 이제 입국심사가 기다리고 있었다.
.. 비행기에서 미리 받아서 작성해 둔 출입국카드를 들고 외국인 쪽의 입국심사 대에 섰더니 귀찮게스리 지문날인을 해야 하더라. 일본 애들도 한국 들어올 때 지문날인 하나? 갑자기 확 짜증나서리 –ㅅ-;
.. 입국심사를 넘기고 나갔더니 아까 그 아주머니 두 분이 계속 기다리고 있길래 일본어로 괜찮습니다라고 했더니 깜짝 놀라는 분위기. 사실 아까 잡담할 때는 그 분들이 한국어로 말을 하길래 걍 거기에 맞춰서 한국어로 떠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그 두 분을 보낸 뒤에 수하물로 맡겼던 캐리어를 찾은 뒤 역시 비행기에서 미리 작성했던 휴대품 신고서를 들고 세관으로 고고싱.
.. 세관에서는 별 기억이 나질 않는 거 보니 아무 일 없었던 것 같다(……). 세관을 나와 출구로 나왔으니 이제야 말로 일본 입국! 이라는 느낌? 근데 공항은 하도 많이 이용해서 사실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 일단 나와서 맨 처음 한 일은 ‘스룻토 칸사이 패스(スルッとKANSAI, KANSAI THRU PASS)’ 3일권을 두 장 구입하는 일이었다. 한국에서는 ‘쓰룻토 간사이 패스’라고 보통 많이 표기하는데 뭐 원 표기는 위에 적어놨으니 참고하시길. 간단히 설명하면 칸사이 지방을 정해진 기간 동안 편하게 돌아다닐 수 있는 티켓으로 홈페이지는 간사이스루패스-스룻토간사이
http://www.surutto.com/conts/ticket/3daykr/index.html 이므로 자세한 내용은 그 쪽에서 확인.
.. 아무튼 칸사이 국제 공항의 스룻토 칸사이 패스(헉헉 길어 다음부턴 걍 스룻토패스로 표기 –ㅅ-) 3일권을 구입하려고 1층 국제선 로비의 KAA 여행안내소로 향했다. 여직원에게 스룻토패스 3일권 2장 달라고 했더니 내가 발음이 안 좋았는지 그 분이 영어로 답하려 하는 난감한 상황 발생. 참고로 난 영어 전혀 못한다. 부랴부랴 안 되는 일본어지만 대충 설명해서 어쨌든 구입.
.. 이제 남은 일은 오-사카로 가서 예약해 둔 숙소에 가서 잠을 자면 되는 거다! 라는 생각으로 룰루랄라 전철역으로 향했다. 칸사이 국제 공항은 2층에서 공중 통로를 지나가면 전철역이 나오는데 국철인 JR과 사철인 난카이센(南海線)의 역이 같은 곳에 있다. 우리는 난카이 난바(南海難波)역 근처의 호텔을 예약해 두어서 난카이센으로 고고싱. 일본의 철도 구조에 대해서 약간의 설명을 해둘 필요가 있겠는데 그건
주석을 참고하고 일단 넘어간다. 어쨌든 라피토α(ラピートα)나 라피토β(ラピートβ) 라는 특급 전철이 따로 있었지만 가격도 1,390엔이나 하고 시간은 고작 10여분밖에 차이가 나질 않아서 공항급행을 이용할 수 있는 890엔짜리 티켓을 두 장 끊었다.
.. 역으로 내려갔더니 마침 공항급행은 출발해 버리고 보통편이 있었는데 공항급행이 45분정도 걸리는데 비해 역무원에게 물어봤더니 1시간 30분 정도 걸리니까 이즈미사노(泉佐野)에서 갈아타서 가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니 일본에 몇 년만에 온 데다 사철은 아마도 이 때가 처음이었고, 칸사이에도 처음 온 거였는데 환승이라니! ……라고 약한 척 하지만 한 5분 정도 고민한 후에 결국 환승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다음 공항급행까지는 30분 정도 기다려야 했는데 제주도 잔치를 치른 뒤에 이동한 지라 꽤나 많이 피곤했기 때문이었다. 사실 이 피로 때문에 사진 찍을 생각조차 없었다. 사진이 거의 없는 이유다.

.. 난카이센 노선표
.. 노선 좌측에 보이는 칸사이 공항에서 린쿠 타운(りんくタウン)을 지나 이즈미사노에 도착하여 조금 기다렸더니 난바행인 급행 전철이 도착했다. 노선을 보면 알겠지만 급행노선이 공항급행 노선보다 정차역이 하나 더 적어서 소요 시간이 더 적게 걸린다는 사실. 일본에서의 첫 환승이라 약간 긴장했지만 정말 아무런 일 없이 무난하게 끝나서 약간은 뻘쭘했다. 어쨌거나 그렇게 난바로 고고싱.
.. 난카이 난바역에 도착하고 난 뒤에 1층으로 내려갔더니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잠깐만, 12월 21일인데요. 한겨울인데요. 춥기는커녕 비가 주룩주룩 잘만 내리는 이 곳은 어디? 겨울 맞음? 이란 의문부호가 머리 속에서 마구 돌아다녔지만 어쨌거나 예약해둔 호텔로 서둘러 뛰어갔다.
.. 호텔은 바로 근처에 있었다. 결혼 전날 부랴부랴 예약했던 바로 그 호텔. 예약은 호텔 예약 전문사이트인 쟈란(http://www.jalan.net)을 통해서 했고, 예약한 가격은 8,000엔. 호텔 주소 및 등등은 다음과 같다.
.. 숙소명: 호텔 일 쿠오레 난바(ホテルイルクオーレなんば)
.. 전화번호: 06-6647-1900
.. 소재지: 〒556-0011 오-사카후 오-사카시 나니와쿠 난바나카 1-15-15(大阪府大阪市浪速区難波中1-15-15)
.. 숙박일수: 1박
.. 방 타입: 세미 더블 룸
.. 가격: 8,000엔(세금포함)
.. 호텔 로비에 들어가 체크인을 했다. 환율 동향을 보면서 쓸 요량으로 환전을 그리 많이 하지 않았기 때문에 카드로 결제. 해외에 나가서 처음으로 카드를 그어봤다! 와아! 근데 똑같았다. ㅋㅋㅋ
.. 프런트의 직원으로부터 카드키 사용법을 듣고 짐을 풀러 올라갔다. 골 때리는 게 저녁시간이 되면 엘리베이터마저 카드키를 사용해서 타야 한다는 것. 카드키를 넣었다 빼면 엘리베이터 키가 입력되는 방식이었다. 한국 호텔에도 그런 게 있는지 모르겠는데 나름 보안에 신경 쓴 것 같았다.
.. 방은 세미 더블 룸답게 그다지 크지 않았다. 침대 하나, 자그마한 TV 하나, 공기 청정기 하나 있는 정도 였다. 욕실에는 자그마하게 욕조도 있었고 무려 비데도 있었다. 우왕ㅋ굳ㅋ. 짐을 풀고 이제 놀러 나갈 생각을 했다. 일본에 왔으니 역시 맥주 한 잔 마셔줘야 하지 않겠나. 오-사카의 밤 풍경도 궁금했고 겸사겸사 나가서 놀아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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