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岳飛伝(악비전)은 銀河英雄伝説(은하영웅전설)이나 創竜伝(창룡전)이나 アルスラーン戦記(아루스란 전기) 등으로 유명한 田中芳樹(타나카 요시키)의 편역작입니다.

.. 01년에 中央公論新社에서 출간하기 시작해서 전 4권으로 마무리 됐던 것을 03년에 講談社에서 판권을 사들인 뒤 전 5권짜리로 재 출간한 녀석입니다. 제가 산 건 코단샤판입니다.


.. 깔삼하게 5권 지르기~

.. 깔삼하게 5권 지르기~



.. 사진은 일단 다 가리고



.. 악비(1103~1142)는 송대의 유명한 장군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앞 링크를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쉽게 말해 관우와 동급으로 여겨지는 한족(漢族) 최고의 영웅정도로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싸우면 항상 이기는 상승(常勝)장군으로 유명했고, 그 결말이 정적에 의해 제거 되었으며 시호조차 충무(忠武)이니 어찌보면 한국 시점에서 충무공 이순신을 떠올릴만한 장군이기도 합니다.

.. 제가 악비라는 인물에 대해서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陳舜臣(친슌신, 추리/역사소설 작가, 중국계 일본인)씨가 집필한 '소설 십팔사략(小說十八史略)'을 읽고부터입니다. 그 당시 해적판으로 출간되어 '황하'라는 타이틀이었는데 집에서 수십번도 더 읽는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인물 중 한명이었습니다. 물론 한족 정통론 입장에서 보았을 때 그렇습니다만 어찌됐거나 그 소설에서도 매우 눈에 띄는 인물이었던 것은 확실합니다.

.. 한국에서 딱히 악비가 조명된 적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제가 중국역사에 빠져있단 고교시절까지는 딱히 악비에 관한 서적을 찾아보질 못했습니다. 물론 악비를 파고 들어야겠다는 매우 강한 의식이 있던 것도 아니라서 더 그렇기도 하겠지만 당시 넘쳐나던 삼국지, 일본 전국시대 책들에 비해서는 확실히 송대의 이야기, 특히 북송 말기~남송시대의 이야기는 찾아보기가 힘들었지요.

.. 그러던 와중에 2004년 정도에 타나카 요시키의 아루스란 전기 신간이 대체 언제나오나 하고 일본 쪽 웹을 뒤져보다가 눈에 띄었던 것이 바로 이 악비전입니다. 악비라는 이름이 반갑기도 했지만 편역이라는 점도 눈에 띄었습니다. 타나카 요시키가 과연 중국어를 번역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가 의심스럽기도 했습니다.

.. 하지만 당시는 돈 문제도 그렇고 다른 부분에 신경을 더 많이 쓰고 있던 시점이라 악비전에 대한 것은 접어둔 채 잊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얼마전부터 제가 주로 사용하는 온라인 서점인 알라딘에서 일서 주문을 받기 시작했는데 당시 사용 기한이 다 되가는 마일리지를 소진한다고 책을 몇권 주문했습니다. 근데 거기에 타나카 요시키의 책 한권을 끼워 넣었더니 그게 품절이라고 예치금으로 넣어버리더군요. 덕분에 그 예치금도 쓸 겸 책을 훑어보다가 이 악비전이 생각나서 결국 질러버렸다는 이야깁니다.


.. 현재 1권을 읽고 있는데 진도는 무지하게 안나가는 편입니다. 일단 오랜만에 한자표기 넘쳐나는 텍스트를 읽어서 그런점도 있지만 문체 자체도 옛날 중국 이야기를 하는 풍이고, 내용 자체도 역사서에서 읽었던 내용과 약간의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뭐랄까, 중국에서 나온 영웅담 혹은 무협지를 그대로 가져다 쓴 느낌?

.. 옛날 옛날 하늘의 신선이 애로 태어났고…… 뭐 이런 식이라 되려 친슌신류의 날카롭고도 고증이 되어 있는 내용과는 차이가 좀 있네요. 어찌보면 창룡전의 느낌과도 비슷할런지 모르겠지만 창룡전은 일단 배경이 현대라서 느낌이 좀 다르긴 하네요.


.. 아무튼 자세한 감상은 전권을 다 읽고 나야 적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근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어찌보면 타나카 요시키 자신이 SF무협지 혹은 페르시아 무협지를 쓰던 작가였네요.


.. Words of Yu-Tak Kim, the elemental of the w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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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25 12:54 2009/08/25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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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들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를 꼽으라면 당당하게 수위를 차지하는 사람이 바로 金城一紀(카네시로 카즈키)이다. 한국에서도 상영된 적이 있는 'GO'의 원작자이고 그의 작품 중 '플라이 대디 플라이'는 한국에서 영화가 리메이크 되어 이준기 주연의 '플라이 대디'로 개봉된 적도 있다. 또, 그의 작품이 한국에서 꽤 큰 인기를 얻어 최근작인 영화편을 제외하고는 전 작품이 하드커버 번역본으로 발매되기도 하였으므로 아시는 분들이 꽤 많을 것이라 생각된다. 어쨌거나, 그의 최신작인 영화편을 9월 12일에 주문했는데 마침 오늘 도착했기에 기념으로 사진을 찍어 보았다.

.. 2007년 7월 26일 발매되었으며 발행일은 2007년 7월 30일이다. 코단샤(講談社)에서 카도카와 쇼텐(角川書店)으로 옮겨갔다가 이번에 슈에이샤(集英社)로 옮겨온 듯 출판사는 슈에이샤이다. 가격은 1,470엔(세금 포함)이며 ISBN 번호는 978-4-08-775380-6 이므로 구매하실 분음 참고하시면 되겠다. 아 물론 일본어 판이므로 번역본은 조금 기다려야 할 것이다.

.. 책의 내용은 아직 읽어보지 않았고, 내용 소개도 그다지 읽어보지 않았으므로 전혀 모른다. 만약 다 읽게 되면 감상문을 올릴 수도, 혹은 일에 치여 안 올릴 수도 있다. 뭐 그런 것.

.. 앞 표지

.. 앞 표지


.. 길어서 가립니다


.. Words of Yu-Tak Kim, the elemental of the w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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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02 23:10 2007/10/02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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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友達が持っていた小説版「海がきこえる」を読んだ。

.. 「海がきこえる」はスタジオジブリのアニメで韓国でも知っている人は多いが、小説が韓国で正式発売してないからこれを小説で読んだ人はほとんどいないと思う(が…去年発売されましたね…探してみると2巻まで立派に出ていました)。俺だって、これのアニメがあるのは高校時代に知ってたが今まで観なかったし小説は存在まで知っていなかった。

.. でも半年前、友達が軍隊のころ読んでたと。そうして、一応貸したんだけどあんまり読む気に乗らなくて今まで読まなかった。読もうとしても初めから主人公の土佐弁がほとんどわからなかった。俺の日本語ってあれまで分かるほどじゃないからだ。そのせいで少し読んだときに飽きちゃったのだ。なにより、日本語の小説まで読む精神的な力がなかったと言うか、そんなことだったからだ。

.. ソウルであっちこっち移動するときに地下鉄よりバスが好みである俺には何よりバスの上で1時間以上を過ごさなければならないから少しでも読もうとして選んだのがまたこの「海がきこえる」だった。

.. すこし読んでいると土佐弁もすこし分かるようになってたし、内容もどんどん面白くなったし、そして集中して読んでしまった…実に2巻は二日間で読み終えた。

.. で、感想は




.. 친구가 갖고 있던 소설판 「바다가 들린다」를 읽었다.

.. 「바다가 들린다」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애니메이션으로 한국에서도 알고 있는 사람이 많지만 소설이 한국에서 정식발매 되질 않아서 이걸 소설로 읽은 사람은 거의 없을 거라 생각한다(그러나…작년에 발매되었네요…찾아보니 2권까지 멋지게 나와있었습니다). 나 역시 이 것의 애니메이션이 있는 건 고교시절에 알고 있었지만 지금까지 보지 않은데다 소설은 존재마저 모르고 있었다.

.. 근데 반년 전 친구가 군대에서 읽었다고. 그래서 일단 빌렸지만 그다지 읽을 기분이 되질 않아서 지금까지 읽지 않았다. 읽으려고 해도 처음부터 주인공의 토사사투리를 거의 알 수 없었다. 내 일본어가 거기까지 알 정도도 아니니까. 그 때문인지 조금 읽고는 곧 질려버렸다. 무엇보다 일본어 소설을 읽을 정신력이 없었다고 할까. 그런 것 때문이었다.

.. 서울에 여기저기 이동할 때 지하철 보다 버스를 선호하는 내게는 무엇보다 버스 속에서 1시간 이상을 보내야만 해서 조금이라고 읽어볼까하고 고른 것이 다시 이 「바다가 들린다」였다.

.. 조금 읽고 있으니 토사사투리도 조금 알듯하게 됐고 내용도 점점 재밌게 되어가고, 그래서 집중해서 읽어버렸다…사실 2권은 2일동안에 읽어버렸다.

.. 그리고 감상은


.. Words of Yu-Tak Kim, the elemental of the w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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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8/09 13:48 2004/08/09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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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 역시 군대에서부터 보기 시작한...은 아니고, 보려고 받아놨다가 12국기와 브레이크 에이지의 연타에 좌절하고 천천히 읽은 책이다. 전역하고서 천천히 읽기 시작해 전편을 11월 30일에, 후편을 오늘에서야 다 읽었다. 전역이 10월 5일이니까 엄청나게 오래 걸린 책이다(12국기 전편만큼은 아니지만 후편을 읽은 속도를 생각하면… -_-).

.. 실제로 난이도를 생각하자면 이제와서는 12국기와 별 차이 없이 느껴지나, 읽기 시작할 때는 이미 12국기로 단련이 된 상태라 그렇게 어렵지 않게 느껴졌었다. 허나 이제와서 12국기를 다시 보면 그다지 어렵지 않게 느껴지는 걸 보면 비슷비슷한 수준. 그리고 이 쪽의 경우에는 좀 더 문어체적인 표현이 난무하고, 경어체가 난무하는 글이라 그 점에서는 좀 더 머리 아팠다.

.. 뭐 어차피 이런 건 중요한 게 아니고. 코발트 문고다. 내가 읽었던 코발트 문고라고는 해봐야 불꽃의 미라쥬(炎のミラージュ)가 전부. 물론 그것도 8권인가까지밖에는. 그래서 코발트 문고의 전체적인 스타일 같은 건 모른다. …라고는 해도 귀동냥으로 들은게 있어. 그리고 불꽃의 미라쥬의 경우도 있어서. 역시 그 쪽인가(무슨 쪽인지는 알아서 생각하자) 했는데 의외로 그런 모습은 없다. 그저 캐릭터의 상성상 그런 애매한 관계를 끌어낼 수도 있으나 -실제로 주인공은 여성이나 남장을 하고 있는데다, 그 외에는 그다지 여자가 나오지조차 않는다- 어쨌거나 공식적인, 그런 커플은 없으니까.

.. 시리즈의 이름은 流血女神伝(유혈여신전). 그리고 서장에 해당하는 책이 바로 이 帝国の娘(제국의 딸)이다. 작가는 위에도 적혀 있지만. 須加しのぶ(스가 시노부). 하지만 역시 난 이쪽 작가 전혀 모르므로 무슨 책을 쓴 사람인지 조차 모른다. 코발트 쪽에서는 꽤 유명한 듯도? 시리즈가 여럿 있었다. 하지만 모르는 건 모르는 거니까 Skip.

.. 얼마 전에 찾아본 결과로는 시리즈가 완결이 났던 듯도 싶은데 (대략 10권 정도 였던듯) 확실하게는 기억이 안나고, 어차피 돈도 없으니 이 이후의 시리즈는 살 일이 없거나 혹은 1년쯤 뒤에나 구입하거나 둘 중 하나가 될 것이다(일단 읽었으니 끝은 봐야… -_-).

.. 내용면으로는, 사실 별 거 없다. 특별한 테마 같은 것도 그다지는 보이지 않는다. 적당한 휴머니즘, 적당한 생존본능. 강하게 와닿지는 않는다. 주인공은 몸이 약해 죽음을 눈앞에 둔 황자(皇子) 아르제우스(アルゼウス)의 見代わり(미카와리, 어떤 사람을 대신하는 사람)로서 산 속에 쳐박힌 마을에서 살다가 작품의 무대로 끌려나온 카리에(カリエ). 그리고 그 카리에를 교육시키고 또한 감시하게 되는 제국 제일의 검호이자, 기사인 에디아르드(エディアルド). 허나 말이 주인공이지 주인공인 카리에는 겨우 13살. 13살 짜리가 뭘 할 수 있단 말인가.

.. 전형적인 일본식 영웅을 그려냈다는 느낌일까. 13살 짜리가 할 수 있을리 없을 정도의 깊은 생각과, 현실적인 현상파악. 게다가, 실전적인 마음가짐. 오오 좋다 좋아.

.. 좀 자세히 적을까도 했지만, 도저히 적고 싶은 생각은 안든다. 줄거리도 애매하기에 적기도 뭣하고. 작가도 본인 스스로 밝혔지만 이 작품은 시리즈의 외전격인 작품이라서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갈 정도. 하긴 서장에 해당하는데 특별한 걸 찾는다면 그게 더 웃긴 일.

.. 문체는 간결. 이 지나쳐서 독자에게 그냥 간단간단히 설명하고 넘어가는 정도. 이 때문에, 카리에의 생각이. 진행속도가 엄청나서 '13살 짜리가 저딴 걸 생각한단 말이냐!' 같은 말이 머리 속을 맴돌았다. 이 작품과 비교하기는 뭣하겠지만 12국기의 경우는 심리묘사가 엄청나서, 사람을 나락에 몰아넣는 서술이 글 읽는 재미를 더해주었지만, 이 쪽은 그런 느낌은 별로 없다.

.. 13살 짜리가 권력의 행방을 안다. 13살 짜리가 자신이 처한 상황을 어른들보다도 얼른 눈치챈다. 13살짜리가 생각한대로 일이 풀려나간다. 거, 영리한 건 알겠는데, 적당히 해야지. 주인공이라고 너무 했다는 생각이 들어버려서 뭔가 재미가 떨어졌달까. 기본적으로 먼치킨형 캐릭터를 선호하는 편이긴 하지만 이건 좀 아니다.

.. 뭐, 그렇다고는 해도, 전혀 눈치 채지 못하는 일도 있지만, 문제는 그게 주인공 카리에가 아니라 아무리 잘난 사람이라 하더라도 알아챌 수 없는 일들밖엔 알아채진 못한다는 거다. 그럼 13살과 어른의 차이는 무엇이란 말인가. 게다가 후편에 나오는 제 4황자. 뮤카레우스(ミューカレウス)는 12살. 허나 그의 총명함 역시 카리에에 뒤지지 않는다. 만으로 12살이니 지금으로 치면 초등 6년. 장난하나.

.. 하지만 이런 감상은 뒤로하고, 일단 설정 자체는 꽤나 재밌는 설정을 많이 집어놓은 듯한 느낌이 든다. 봉건제 하에서 거의 일어날 수 없는 듯한 황제 선발제도도 그렇고, 민중에 의한 통치를 발라고 있는 학자가 있질 않나. 황자들만을 모아 가르치는 황자궁이 있질 않나. 뭐 이리저리 재밌는 설정이 많은 것 같아서 이후의 시리즈를 읽으면 대단히 재밌을 것 같으나.

.. 거기서 끝이다. 이 작품은 서장 이외의 그 무엇도 없고, 캐릭터들의 번외편이란 느낌 의외엔 역시 별로 없다. 힘들게 읽었더니 '시리즈를 기대해 주세요~' 같은 느낌의 책이란 말이다. ……말인 즉슨, 다음 권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내용을 궁금하게 만들어 버리는 나쁜 책이란 이야기.

.. 하지만 돈 없다. 역시 그게 문제. 게다가 읽어야 할 일본어 책이 아직도 40여권 남아있는 현시점에서. 돈도 없는데 지르는 건 무리. 1년 뒤에나, 돈 좀 생기면 읽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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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1/13 20:10 2004/01/13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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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私は日本のエンターテインメントの漫画、小説、アニメなどが好きです。見たものが普通の韓国人よりは多すぎで少しはマニアックなものまで見るんですが、この先に注文した本もその一つです。

.. 題名は「ブレイクーエイジEX ロアゾオ・ブルー」って言うものです。この小説の原作は漫画です。コミックスで10冊で終わった「ブレイクーエイジ」って言うのです。その漫画が大好きだから以前からずっとその外伝の小説まで見ていました。そして、あれが最新の外伝小説です。

.. 原作の後話で、原作のキャラクターもみんな出ます(でも、ヒーローとヒロインは出ません)。いろいろ、コミックスを見てた頃の楽しみがまた浮かんでとても楽しいです。

.. この本は軍隊で服務していた時に始めて読みました。知り合いの方からもらって読みましたが、最初には日本語がとても下手で(今もへただけど;;)全然進みませんでした。でも、ずっと読み続けて4巻まで読みました。その頃ぐらいに私の服務も終わって民間人になってごろごろしていたんですが、ある日「ブレイクーエイジ」のオフィシャルホームページに行った時「2003.10.20. ロアゾオ・ブルー5巻発売」って言う文を見て結局注文しました。

.. それが今日来ました。10.24日に注文して今日は11.05。2週間も掛からなかったんです。早いですね。昔は済州島で日本のものを注文することもできなかったのに。

.. まぁ、三日ぐらい楽しいものができたよね。

.. Words of Yu-Tak Kim, the elemental of the w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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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1/05 08:48 2003/11/05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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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十二國記 「月の影 影の海」
.. 십이국기 「달의 그림자 그림자의 바다」

.. 作 : 小野不由美(오노 후유미)
.. 出版社 : 講談社X文庫(코-단샤X문고) 「WHITE HEART」

.. 어느날인가 NHK BS2의 예고편을 보고 있을 때였다. 뭔가 중국풍의 옷. 제목부터 「十二國記(십이국기)」. '어라 이게 뭐지? 새로 환타지 만화가 나왔나?' 라는 나의 사소한 의문을 뒤로한 채 「판매량 250만부의 베스트셀러 드디어 애니메이션화!」따위의 광고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250만부!?' 라는 경악을 뒤로한 채.

.. 전 시리즈 통계수치겠지만 환타지 소설로서 이만한 판매량을 보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밑에 적은 「GO」도 센세이션에 가까운 반응을 일으키고 영화화도 됐지만 25만부가 팔렸으니까. 어쨌거나 우리 부대는 BS2를 보면 애들이 난리를 치는 그런 부대였는지라 아무리 그게 시청가능시간대라 하더라도 볼 수는 없었다. 그렇게 관심을 가진 채로 하루하루 지나가다가 읽을거리를 보내달라는 나의 요청에 누군가가 보낸 소포 가운데 떡하니 들어있던게 바로 이 소설이었다.

.. 마침 「GO」의 일본어 문고판의 완독에 자신감을 얻어 페이지를 넘겼으나…. 이 놈의 책은 생전 처음 보는 한자가 왜 그리 많은지, 무슨 생전 처음보는 단어들의 난무에 이건 완전히 탈력. 초반에는 무려 30분에 한 페이지 볼까말까한 최악의 속도를 자랑했다(물론 지금 초반부를 봐도 상황은 비슷하다). 그래도 끈덕지게 읽고 읽고, 또 읽고. 미친듯이 읽고 읽고, 또 읽고. 어려운 단어는 제끼고 분위기로 대충 때려박고 어떻게든 진행은 계속됐지만 결국 2002년 10월 경에 상권 중반부쯤에서 일단 포기. 그 당시 또 봐야할 책이 많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고, 브레이크 에이지 소설 「ブレイクエイジ(브레이크 에이지) EX L'oiseau Bleu」가 너무나 읽고 싶어서이기도 했다.

.. 그리고 2003년 3월. 휴가 복귀 시 브레이크 에이지 소설을 제주공항 기무대에서 커트당한 이유로 부대에 돌안와서는 읽을 것도 없는 탓에 뒹굴뒹굴 거리다 결국 다시 손에 잡기 시작. 2003년 4월 4일에 상권 완독. 그 이후에 탄력 받아서 5월 3일에 하권 완독(그 사이에 읽은 책이 10권…). 뭐 그런 페이스로 책을 읽었다. 여전히 일본어 실력이 받춰주질 않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해도 어려운 말은 넘기고, 감으로 때려 잡고. 그렇게 힘겹게 한장 한장 읽어나가기를 한달여(실제로 다른 책을 훨씬 많이 읽었으므로 그다지 걸린 시간은 대단치 않겠지만;;) 결국 끝냈다.

.. 서론은 이만하고. 이 책은 오노 후유미씨가 1992년에 쓴 글이다. 원래 오노 후유미씨는 호러 작가라고 한다. 「WHITE HEART」문고 내에서도 호러 작품이 몇 개 있다. 무려 그 중에는 일러스트가에 「波津彬子하츠 아키코(「세상이 가르쳐준 비밀」 작가)」가 있을 정도. 처음 이 글을 작성했을 때는 읽지 않았었지만 이후에 이 오노 후유미씩의 작품중 「死鬼시귀」라는 작품을 읽었을 때는 정말 글 잘쓴다는 느낌을 받았을 정도니까. 아무튼 나중에 아토가키(あとがき후기)를 읽고서 안 이야기지만 이 작품은 오노 후유미씨에겐 첫 환타지 작품이라 한다. 이전에 「마성의 아이」라는 이름으로 나온 것이 최초이고, 후기에도 들어있지만 이 「달의 그림자 그림자의 바다」편은 「마성의 아이」의 속편이자 본편이라 하니까. 자세한 것은 후기에 들어있으므로 그렇다 치고.

.. 어쨌거나 내용으로 들어가서. 이 작품은 한 소녀가 자신이 속해있던 세계와 전혀 다른 세계에 끌려와서 겪는 이야기를 적은 것이다. 마지막까지 다 보면 참 스케일이 크단 걸 느낄 수 있으나 그런 건 아무래도 좋은 이야기고. 첫인상이 너무 어려워서인지 다소 접근하기가 힘들었으나 이 책에서 집요하게 전개시켜나간 이야기는 그런 부수적인 이야기들은 아무래도 좋다할 이야기이다.

.. 주인공은 이세계에 끌려온 자이다. 당연히 기댈 사람 하나 없는 것이다. 보통의 환타지 물이라면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주인공이 이세계에 떨어져 겪는 어려움쯤은 별 것 아니지 않은가. 아니라 하더라도 주위사람들은 대체로 친절한 편이다(이유는 알 수 없지만). 어쨌거나 주인공이기 때문에 무한에 가까운 도움을 받는 존재들이 바로 그들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 작품의 주인공 「中島陽子(나카지마 요-코)」역시 별반 차이는 없다. 하지만 그 도움을 받기 전까지. 그러니까 상권 엔딩까지의 요-코는 그야말로 죽을 고생을 한다. 괴인에게 납치(?) 당하듯 이 세계에 끌려왔더니 괴인은 습격당해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본인은 관청에 끌려갔다가 사형시킨다는 말에 어떻게든 도망쳐서 다시 요마(妖魔)들에게 습격받고 그 덕에 죽을뻔하는 일은 얼마든지 있는. 게다가 도움을 주던 사람들은 친절을 내세우면서 마지막에 뒤통수 치는 사기를 쳐대고. 덕분에 요-코는 점점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된다. 소녀로서 사람을 믿지 못하고, 잘 알 수 없는 세계에 제대로 아는 것은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 어떻게든 살아남아 돌아가야 한다는 것. 그것이 그려져 있는 환타지 답지 않은 환타지 소설.

.. 게다가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파란 원숭이(靑い猿)」는 요-코의 무의식을 대변하여 사람의 무의식에 존재할만한 불안과 불신을 후벼파댄다. 요-코가 고향이 그리울 때마다, 사람이 그리울 때마다 요-코가 갖고 있던 칼 -요-코를 납치한 「케이키」가 준 칼로 후에 「수우도(水遇刀)」라는 이름이 밝혀진다- 은 늘 무의식적으로 열망하고 있는 곳의 환영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직후에 파란 원숭이가 나타나 요-코의 불안과 불신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 기묘한 -어찌보면 이중인격과도 같은- 대화는 이 작품에서 나타내고자 하는 이야기를 직설적인 문체로 표현하는 것이다.

.. 또한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요-코가 「케이왕(景王)」인 것을 알고나서 원래 세계로 돌아갈지 말지에 대한 고민, 어린 소녀로서 자신의 어깨에 짓눌려지는 책임감. 스스로는 왕의 그릇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상태에서 남을 다스리는 「왕」이라는 자리에 오를 수 있을지 없을지를 고민하는 모습은 자신의 자아가 어떻게 되어갈지 고민하는 소년소녀기의 고민을 잘 나타내고 있다. 인간은 책임을 지는 것으로 「어른」이 된다. 처음에는 모자라더라도 조금씩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가면서 「어른」이 되어가는 것이다. 「왕」이라는 자리의 보통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무게를 가진「어른」이 되기 위해서는 보통의 책임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그 책임을 보통 사람이 쉽게 질 수도 없다. 그런 자신에게 그런 것이 너무도 힘글 것이라는 걸 너무나 잘 알기에, 자신이 왕이 되지 않으면 나라가 황폐해지고 국민이 힘들어지고, 자신 때문에 피해를 볼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있어도 제대로 그 자리를 지켜낼 수 없을 거라 생각되는 현 시점에서의 자신 때문에 하게 되는 그 고뇌는 나아갈 길이 눈 앞에 있음에도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무척이나 고민해야 하는 소년소녀기의 고민인 것이다.

.. 그 고민만을 다룬 것은 아니다. 요-코는 이쪽 세계에 대한 지식이 무척이나 부족하다. 지식이 없다는 것은 살아나갈 힘이 없다는 것이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아무것도 모르는」사람은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다. 세상에 대한 지식이 있고, 그 속에서 자신을 지켜나갈 힘이 있을 때, 그 때야말로 사람을 믿을 수 있고, 살아나갈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세상 속에서도 자신을 지켜주고 도와주는 사람이 있을 때, 겉으로든 속으로든 무언의 계산이 있던간에 자신을 끝까지 위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배신하더라도 자기 자신이 믿음이 배신당하더라도 자신이 믿고 있다는 그 한가지를 위해 자신을 움직이는 삶. 자신에 대해서 알고 있고 자신의 생에 대하여 고민하고 또 고민하여 내린 결론을 믿어보는 삶. 그것을 보여주는 소설이 바로 이 「십이국기 달의 그림자 그림자의 바다」이다.

.. 실제 사회에서도 남을 쉽게 믿는 사람은 이용당하기 쉽다. 물론 타카하시 신(高橋しん)의 만화 「いい人(좋은 사람)」의 주인공 「유지」처럼 어처구니 없다면야 모르겠지만 실제로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자들이라면 그런 건 환타지라고 얼마든지 웃어줄 수 있는 환타지이기에 더 보고 싶은 그런 인간군상이 아닌가. 누구든 면상에 웃음을 띄우지만 그 것이 가식되지 않고, 혹은 지어내지 않고 남에게 마음 깊은 곳에서 웃어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물론 역으로 모두가 진실된 표정만을 짓는다면 그 역시 힘든 세상이겠지만.

.. 또한 누구든지 자기 진로에 대해서 혹은 자신의 인격에 대해서 고민하고 마련이다. 그것이 깊든 얇든간에 자신의 삶은 소중한 것이니까. 눈 앞에 보이는 큰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는 시기가 있고 그 시기를 통해 무엇을 얻어나가는지는 개개인의 노력에 따른 것이다. 쉽게 생각하지 말고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결론이 나면 그 것을 실천하고. 그것이 후회가 적은 삶이고 그런 사람이 「어른」이 되는 것이다. 적어도, 자신이 내린 결론에 「책임」이라는 것을 질 테니까.

.. 어쨌거나 이 세상을 살아가든 다른 세상을 살아가든. 자신의 처지와 능력. 세상에 대한 이해. 그리고 자신과 남을 믿을 수 있는 마음. 살아가려는 열정과 노력. 이 것을 갖추어야 「제대로」살아 남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소설이었다. 중요한 것은 「제대로」이다. 자신과 남을 믿지 못하고, 세상에 대해 알지도 못한채 방황하는 요-코의 모습은 내가 쉽게 되어버리던 「폐인」의 모습과 너무나도 닮아있었다. 물론, 이 쪽의 「폐인」은 쓰레기 소리를 들어도 할말 없는 그야말로 썩은 모습이었지만.

.. 나 자신은 얼마만큼 자신에 대해서 알고 있는가. 나 자신은 얼마만큼 세상에 대해서 알고 있는가. 나 자신은 얼마만큼 자신을 믿을 수 있는가. 나 자신은 얼마만큼 남을 믿을 수 있는가. 이에 대한 해답은 나 스스로도 아직 긍정적이지 않다. 이미 쓸데 없는 지식만 있고, 실제 살아나가야 하는 삶에 대해서는 희뿌연 안개와도 같은 삶이다. 물론 꾸준히 느끼고 조금씩 변해가고는 있지만. 아직 20대 중반이라는 나이보다는 훨씬 어린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어리디 어린 모습과 별반 차이도 없는 것 같다. 나는 좀 더 노력해야 할텐데.

.. 확실히 요즈음의 환타지와는 다르다. 원래 환타지라는 걸 전혀 몰랐던 사람이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되 이 책의 느낌이 훨씬 좋다. 가볍지 않다. 그렇다고 칙칙하지도 않다. 갖은 고생을 다 하면서도 결국에는 해피 엔딩이다. 좋지 않은가. 삶이 그렇게 행복하게만 흘러가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일단 자신이 행복하길 발는 사람이라면 해피엔딩쪽이 좋지 않은가.

.. 이 책을 막 읽었을 당시 나의 인생에 대해서, 그리고 이 글을 다시 쓰고 있는 지금의 나의 인생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만든 책이었다. 이 글을 처음 작성했던 때 이후로 반년가까이 흘렀지만 글쎄 얼마나 변했을까. 조금은 긍적적인 모습일까.

.. Words of Yu-Tak Kim, the elemental of the w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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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0/15 20:01 2003/10/15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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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O

.. 「GO」를 처음 접한 것은 2002년 8월의 외박 때였다. 외박 나가서 군바리가 하는게 무엇이 있겠나. 술먹고 영화보고 자고. 이 세가지 뿐이다(물론 여자랑 같이 나간다거나… 혼자 나가서 여자를 부른다거나 하면 다르지만). 어쨌거나 비디오 대여점에 가서 비디오를 대여하려다가 두리번두리번 거리던 중에 이 놈의 케이스가 보였다. 뭔가 느낌이 머리에 팍! 하고 꽂히는 게 잡아야 될 것 같았다. 왠지 놓치면 허무할 것 같은 느낌. 하지만 크게 기대는 하지 않아도 되는. 뭔가 평균작 정도는 될 것 같은 느낌이었다(같이 외박나간 후임녀석들의 취향이 각각이라 평작은 되어야 한다는 묘한 압박감이…).

.. 물론 「GO」를 보기 전에 「생활의 발견」에서 추상미의 가슴을 감상하면서 「이쁘긴 이쁘네 가슴…」 이라고 중얼거리며 맥주 한 모금에 담배 한 대 빨았고, 「결혼은 미친짓이다」를 보면서 「저런 악녀가 내 취향이지.」 라고 낄낄거리며 맥주 두 모금에 담배 두 대 빨았다. 전자는 무척이나 재미없는 영화라서(작품성 쪽은 신경끄고 봤다. 물론 귀찮아서… 게다가 빨리감기 하면서 보느라 더더욱… 파악조차 불가능. 후임애들이 빨리 넘기자고 성화여서… -_-;;) 그랬지만 후자인 「결혼은 미친짓이다」 같은 경우엔 무척이나 재밌었고, 그 영화를 보면서 연애하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다. …이야기가 딴 곳으로 새는 느낌인데 여튼 그 영화를 보고나서 간부네 집을 습격하여 술에 떡이 되어 돌아와 다음날 한낮까지 자고 일어난 다음에 빌려왔다는 걸 겨우겨우 기억해서 본 영화가 바로 「GO」다.

.. 시작부에 나오는 대사에 잠깐 머리가 멍해졌었다. 「名前ってなに? バラと呼んでいる花を別の名前にしてみても美しい香りはそのまま이름이란 뭐지? 장미라 부르는 꽃은 다른 이름으로 불러봐도 아름다운 향기는 그대로인걸.」라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대사로 시작되는 것부터가 심상치 않았다. 하기야 케이스에 재일…어쩌고저쩌고 하는 말이 나왔을때부터 짐작했지만 바로 뒤에 나오는 주인공의 독백에서 「어라 웬 재일한국인? …이거 생각보다 어려운 놈 고른 거 아닌가?…」 라는. 하지만 그 뒤에 나오는 「これは僕の戀愛に關する物語だ。(이것은 내 연애에 관한 이야기다.)」 라는 대사 한 마디로 걱정을 접을 수 있었다. 아무리 진지하고 혹은 접근하기 힘든 (또는 어려운) 내용이 있다해도 그 것을 유머로 풀어나가겠다는 자세가 보였으니까. 게다가 일본식 말장난과 개그에 익숙한 나로서는 얼마든지 볼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주인공인 「杉原(스기하라)」 역의 「窪塚洋介(쿠보즈카 요-스케)」 라는 배우의 연기는 볼만 했으며, 여주인공인 「櫻井(사쿠라이)」 역의 「柴笑コウ(시바사키 코우)」 역시 이번에는 발랄하고 특이한 소녀 역을 충분히 잘 연기해냈다. 영화 「BATTLE ROYAL」에서는 낫을 든 악녀 「相馬光子(소-마 미츠코)」 역을 맡아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였던 그녀로서는 오히려 이런 역이 잘 어울렸을지도 모르겠다. 이 두명의 배우를 만난 것만으로 이 영화는 그들의 팬들에게는 충분히 의미 있을 정도이다. 연기가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니 연기는 둘째치고, 이 영화는 재밌다.

.. 배우 및 스탭의 이야기로 더 들어가자면 「鐵道員ポッポヤ(철도원)」으로 일본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던 「大竹しのぶ(오오타케 시노부)」가 스기하라의 어머니 역을 맡았다. 그 카리스마 넘치는 아들을 대빗자루로 팰 수 있는 역인 만큼 그 정도의 배우가 어울렸을 것이다. 감독인 「行定勳(유키사다 이사오)」는 영화 「러브레터」등에 참여했던 인물로 그 때로 부터의 인연들이 이영화까지도 이어졌는지 조연들에는 이와이 슌지 월드에서 볼 수 있던 사람들이 대거 등장한다. 한국배우에는 명계남과 김민이 출연하지만 그거야 뭐... 한국에서 한국영화로 상영하기 위한 편법이고 (…뭐 한국영화로 산정하는 법...이라는 게 있다. 귀찮게스리. 한국에서는 한국영화로 상영됐다. 물론 일본에서는 당연히 이 영화를 일본영화 취급한다) 제작에는 「東映(토-에이)」 한국의 「스타맥스」에서 자본을 댔고 삼성 쪽에서도 스폰서가 되었다. 물론 한국에서는 개봉 1주일만에 내렸다는 소문도 있다(난 그 때 아마 군대에 있었을 것이다. 와하하;). 일본통들에게는 나름대로 꽤 호응이 좋았다는 소문도 들었으나 일반인들의 인기는 최악이었다고 한다. 하기야, 일본문화와 일본적 코드를 이해하기 힘든 경우라면 좀 재미 없었을지도.

.. 어쟀거나 즐겁게 봤다. 그것도 무척이나 즐겁게. 발랄한 내용 속에 어두운 내용을 겹쳐놓고 발랄함으로 끌어내어 이야기를 진행한다. 별로 유쾌하지 못할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무척이나 유쾌하게 나아간다. 내가 놀랐던 점은 바로 이 것이었다. 그 당시만 해도 원작 소설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기 때문에 감독에게 많은 호감을 느꼈다. 스탭롤 같은 것도 보질 않았고, 사실 주연 배우 이름 자체도 이 때는 몰랐었다. 그냥 「재밌다.」라는 느낌과 생각외로 「괜찮았다」라는 느낌이 강해서 다음번에 자세한 걸 알아봐야지. 라는 생각 정도. 나중에 「씨네 21」싸이트에 가서 이것저것 정보를 수집한 다음에 결국 원작소설이 있다는 것과 감독의 이름. 배우의 이름 같은 것들을 알게 되었고, 결국엔 휴가 나가면 원판 소설을 구입하리라 결정지었다.

.. 그리고 9월 13일. 휴가를 나와서 후임과 아침부터 족발에 소주 한병씩 걸치고 난 뒤 오락실에서 틀린그림찾기에 열중하다가 (원코인으로 라스트까지 갔는데 결국 라스트에서 좌절했다 흑…) 들린 교보문고에서 바로 구입한 것이 바로 일본어판 「GO」였다. 번역본이 나왔으리라 생각했지만 번역본에는 그다지 관심이 가지 않았다. 원작은 원작으로 읽어주는 게 제일 낫다. 번역을 하면 원작의 분위기 같은 것들이 변해버릴 수도 있기 때문에. 또한 한국어의 느낌과 일본어의 느낌이 달라서 똑 같은 느낌을 받기가 애매한 경우가 많다. 게다가 일본어 소설을 읽을 수 있나 없나 하는 테스트의 느낌도 있었고, 여튼 18,240원이란 거금을 주고 구입을 해버렸다. 그 후 휴가 내내 이동중에는 자던가 혹은 이 책을 읽어댔다(지하철이 최고였다. 지하철 및 버스에서 날 지루하지 않게 해준게 바로 이 책이다). 원작 소설에서는 영화와는 달리 사쿠라이의 헤어스타일이 숏컷으로 나오는 등 (…난 긴 머리가 좋대니깐…) 몇 가지 다른 부분이 눈에 띄지만 영화는 영화화하면서 앞 뒤를 바꿔놓았다던가 대사의 순서가 뒤바껴 있다던가 등장인물이 좀 다르다던가 하는 것은 있어도 주요 대사는 거의 다 살려놓았으므로 상당히 잘 만들었다고밖엔 말할 수 없겠다… 라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개그를 더 살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각색해야만 했던 캐릭터들도 눈에 띄었다. 스기하라의 친구인 「加藤(카토-)」같은 경우가 그랬다. 원작에서는 그렇게 연약하지도 여자애들 난파(…무슨 뜻인지는… -_-;; 동급생 1 실행파일이 바로 저 뜻이다… 대충 알아듣자) 하는 데 목숨 걸지도 않는다 (나중에 찾아낸 만화판에서는 아예 우락부락이다… -_-). 게다가 영화에서는 아무리 봐도 스기하라라는 캐릭터가 멍해 보이지만, 원작 소설에서는 싸움도 잘 하지만 머리도 냉철한 나이스 쿨 가이- 그 자체다. 그 뿐인가. 스기하라 녀서은 어려운 이야기도 술술 해나간다. 철학, 과학. 그것도 나로서는 손대기도 싫은 미토콘드리아 DNA (난 생물쪽은 진짜 관심이 별로 없다;; BT쪽 계열은 나와는 상성이 최악이다;) 같은 소리를 해대는 녀석이다. 물론 내용이야 인문과학 쪽이긴 하지만서도…

.. 여주인공도 만만치 않다. 대기업 중역의 딸이지. 집에 AV룸이 있을 정도이지. 명문 여학교의 학생이지. 이른바 오죠-상(お?さん, 우리말로 하자면… 참한 아가씨) 타입으로 보이는, 물론 속이야 엽기적인 그녀 뺨치게 골 때리는 여자애지만. 당신은 이해할 수 있나. 학교 정문을 넘을 때 보이는 팬티는 하나도 부끄럽지 않으면서 남자랑 같이 땅에 누워있다가 유성을 동시에 봤다는 이유로 부끄럽다고 난리치는 여자를! …뭐 소설에서는 서로 멋있는 것 찾기를 하면서 영화라던가 음악이라던가 회화라던가 오페라라던가… 지들끼리 잘 놀지만 영화에서는 그 독특함이 더하다. 첫 데이트 장소가 국회의사당 앞이라던가. 심심하니까 하얀 선만 따라서 걷는다던가. 여주인공의 매력은 영화쪽이 더 강하다. 시바사키 코우가 이쁘게도 긴머리 포니테일을 하고 나온 탓도 있지만(…) 좀 더 톡톡 튀는 성격의 아가씨이기 때문에. 소설판은 뭐랄까, 독특하긴 해도 영화보다는 이미지가 덜하다. 어찌보면 그저 아가씨 타입이기도 하다. 영화를 먼저 본 덕분에 내내 영화 속의 사쿠라이의 이미지가 겹쳐서 크게 차이는 없었지만 그래도 영화에서는 당당히 스기하라에 맞먹을 독특한 캐릭터. 가 소설에서는 만나는 부분에서는 동일하나 사귀는 부분에서가 약간 약한 감이 없지 않다.

.. 소설과 영화와 만화가 다 어딘지 조금씩 다르지만 결국 하고자 하는 말은 같다. 라는 것은 소설이 전하고자 하는 테마가 일관되게, 그리고 강하게 다가온다는 것을 뜻할 것이다. 이 글의 작가 카네시로 카즈키는 이 작품으로 「直木賞(나오키상)」을 수상했다. 순수문학에 주는 상인 「芥川賞(아쿠타가와상)」과는 달리 대중문학. 엔터테인먼트 문학에 주어지는 상이다. 그만큼 「GO」라는 녀석은 대중에 더 가깝게 호흡하고 현실에 더 다가서 있다고 하겠다. 실제로 작가는 스스로를 「코레안 저패니즈(한국계 일본인)」이라 칭하며 (사실상 한국인 3세이다 부모가 다 한국계니까) 이름도 한국명이 아닌 일본명인 「金城一紀(카네시로 카즈키)」를 사용한다. 이는 자신이 「재일 한국인」이라는 국적의 틀에 얽매이지 않으며 자신은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자란 일본인이라는 것을 나타낸다 하껬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부모가 한국인이라 해서 그들을 한국인이라 할 수 있는가. 그 정신 토대의 대부분이 일본문화 속에서 자라난 것인데… 민족을 구분짓는 것에 대하여 논쟁하고 싶지는 않다. 나는 사실 민족이라는 것이 그다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으며 그것 때문에 피해를 입는다면 때려치워버릴 생각조차도 있으니까 (뭐 그렇다고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싫다거나 부끄럽다거나 하는 건 아니며 그저 별 생각이 없는 것일뿐. 때로는 자랑스럽기까지 하지만 그렇다고 끝끝내 지켜내야겠다 싶은 것도 아닌… 아무 생각 없는 정도). 이런 복잡한 현상을 그는 이 소설에서 매우 유머러스하며 즐거운 문제로 진지하게 풀어낸다. 이 소설에서 그는 재일한국인 문제를 간단하게 표현해버린다. 그 표현내용이야 이 작품의 중점 테마이기 때문에 뭐… 어차피 작품을 보게되면 바로 알게 되는 것이기도 하고. 한국인에게 배타적이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일본. 그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재일 한국인 젊은이의 이야기. 즐거운 내용은 확실히 아니지만 즐겁게 읽힌다. 문제도 내용도. 의도적인 유머이지만 거북하거나 잡스럽지 않다. 깔끔하게 느껴지는 것은 작가의 실 경험이 어느정도 작용했기 때문이리라. 물론 과장스런 부분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그 정도야 소설인데 뭐. 너무나 현실적이라면 더 피곤해질 뿐이 아닌가.

.. 애초에 이런 테마를 잡고 들어갔는데 처절하지도 않고(?) 자극적이지도 않으며 절절하지도 않다. 그저 흔히 볼 수 있는 사랑이야기 같은 느낌. 단지 그곳에 재일한국인. 이라는 문제가 하나 더 끼어들어간 것 뿐인 것 같은 느낌. 그 느낌이야말로 작가가 하고 싶었던 말이리라. 그리고 이 내용에 공감할 수 있다면. 민족이니 뭐니 하는 쓸데 없는 족쇄에 묶이지 않고. 단지 지금 내 눈 앞에 있는 그 사람이 사랑스럽다면 선택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 내용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작가는 무척이나 많은 에피소드를 할애해야 했다. 재일 한국인의 입장과. 결국 그들도 같은 인간이다. 라는 것을 일본인들에게 설명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 엔딩을 해피엔딩으로 끊는 이유는 보나마나. 희망을 주기 위해서겠지. 좋지않은가 희망. 하기야, 실패한 사량얘기 따위에서 배울 것은 그다지 없으니까.

.. 분명히 차별받는 삶은 고달프다. 뭐 한국에 있는 외국인을 보라… 같은 말은 필요없겠지. 우리가 나가서 차별받는이상으로 우리는 한국에서 남들을 차별하고 있고. 비단 외국인만이 아니라 하더라도 얼마든지 차별은 남아있는 이 땅에서 차별의 아픔을 모를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아니 이미 익숙해져버렸을지도 모르겠지만. 그 고달픈 삶 속에서 사랑이라는 테마로 희망을 찾아내는. 「재일한국인이니 뭐니 하는 차별 문제는 꽉막힌 너희들이나 따져라. 나는 사랑이나 할련다! 너희들이 날 차별한다 해서 난 달라지는 것 따위 없다!」라고 부르짖는 듯한 이 작품 속에서 숨이 트이는 청량감을 느낀 것은 비단 나만이 아닐 것이다. 무거운 주제를 청량하게 느끼게 하는 것이야말로, 이 카네시로 카즈키라는 작가가 가진 무서운 힘이 아닐까.

.. Words of Yu-Tak Kim, the elemental of the wind.

Posted by BEW

2003/10/13 20:00 2003/10/1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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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대한 양의 텍스트를 접하지 않다보니 이젠 겨우 저정도 분량의 텍스트도 시간이 꽤나 오래 걸린다. 우습다. 조금 더 책에 가까워 져야 할 필요가 느껴진다. 막상 이 책에 대해 글을 쓰려니 떠오르는 생각은 저것이었다. 뭐 중요한 내용은 아니다.

.. 어지간히 할일이 없었다.. 라기보다는 지독하게 심심하지 않았다면 이 책에는 전과 같이 손도 대지 않았을 것이다. 읽고 싶다. 라는 생각은 있었음에도 그 이상으로 읽기 싫다. 라는 생각이 더 강하게 작용하고 있었으니까. 귀찮다는 것 보다는. 저 책을 읽어서 즐거움을 느끼기는 힘들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 책을 완독한 지금에 있어서도 그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전혀 즐거운 책이 아니다.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는. 만약 통신이 되는 상황이었다면. 나는 저 책을 거들떠 보지도 않거나 몇장 읽다가 잠이라던가로 텀을 준 시점에서 다시는 읽지 않았을 것이다.

.. 처음 몇장을 읽어 내려갈 때는 이런 생각을 했다. '망할 나와 같은 느낌의 글을 쓰고 있잖아.' 라는 것. 아무리 그 것이 나 스스로 이루어낸 문체이든 내용이든 간에 이미 세상에 나와버린 글이 있으니 나는 아류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처음부터 즐겁지 않았다. 우습게도.

.. 중반 이후로는 그런 것은 전혀 개의치 않고 읽어 내려갔다. 주인공 와타나베는 나 자신도 놀랄 정도로 재미있는 캐릭터 였으며, 그의 선배인 나가사와란 캐릭터 역시 마찬가지였다. 난 그 둘을 믹스해놓은 듯한 인간이며 또한 몇몇가지로 그들보다 훨씬 떨어져 있는 인간이다. 굳이 말하자면 나가사와 - 나 - 와타나베. 로 도표를 이룰 수 있을 정도이다. 하지만 나는 나가사와만큼 강한 의지를 발동시키고 있지 못하며 와타나베만큼 단순히 세상을 보지도 못한다. 전혀 단순하지 않다. 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나는 나가사와와 비슷할 정도로 세상을 명료하게 규정해 나가는 인간이다. 라고는 해도 나는 와타나베보다도 자신을 지켜나가지 못하고 있다. 정확히는 나신에게 주어진 일을 조금도 해내지 못했다. 라는 것. 적어도 와타나베는 학교수업이라도 들었으니까(웃음)

.. 나는 나이에 비해서 꽤나 많은 경험이 있는 편이고, 그것을 나름대로 분석해서 결론을 내리는 녀석이다. 그 점이 나가사와란 캐릭터를 재밌게 해 주었다. 내가 그저 삶에 치여 흘러가는 대로 사는 인간이었다면 별 다른 감흥이 없었을 것이다. '아 저런 캐릭터도 있구나.' 정도에서 그쳤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나름대로 규정해나가는 캐릭터. 란 것이 꽤나 흥미를 주었다. 게다가 우습게도 재능에다 노력까지 하는 타입이다. 나에게 갖추어지지 않은 노력. 이란 점. 꽤나 재미있는 부분인 것이다.

.. 구조적으로는 맘에 들지 않는 부분이지만 레이코가 이야기하는 꼬마 이야기 역시 마찬가지였다. 남을 컨트롤 하겠다는 마음 같은 것은 없지만. 재능. 부분의 이야기는 꽤나 공감하는 이야기였다. 재능을 한곳에 집중하느냐 혹은 여러곳에 분산해서 사그러지느냐. 그 차이에 대한 이야기는 스스로도 꽤나 인정하면서도 결론 도출을 무의식적으로 회피해 오던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딱 잡힌 결론을 접하고 보니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뭐 시대는 여러곳에 재능을 보이는 사람들을 원한다지만. 나는 그렇게 여러곳에 어중간한 사람이 되느니 한 곳에 재능을 보이는 쪽이 좋다. 어차피 한정된 자원을 써야 한다면 균형잡히지도 않고 여러곳에 분산되서 사그러트리느니 한 쪽에만 집중하는 편이 낫다. 아. 물론 제대로 균형잡혀있다면 이야기는 다르겠지만 나는 그럴 그릇이 아니다. 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으니까.

.. 와타나베의 내면을 적어놓은 부분과 그 건조한 대사는 내가 나 스스로에게 하는 것과 동일..하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유사하다. 정확히는 건조한 부분이 유사한 것이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자신에게 말을 하는지는 모르지만 나의 경우는 별반 다르지 않다. 적어도 무수히 많은 자문자답을 하는 나로서는 재밌는 경험이었다. 무라카미 하루키 이 작자의 다른 소설은 읽어보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작가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써냈다. 라고 하고 그 주인공을 자신으로 택했을 경우에는 아주 높은 확률로 자신의 자문자답을 그대로 옮기는 그 것처럼. 이 작가도 나랑 비슷한 방법으로 사고를 하는구나. 그리고 글로 옮기는 구나. 라는 점은 재미있는 것이다. 동족혐오.. 라는 것도 있다지만. 나는 혐오감보다는 재밌다는 생각이 든다. 어쩔 수 없다. 나랑 비슷한 인간은 지금까지 몇 봐오지 못했으니까.

.. 나오코란 캐릭터는 별 재미 없었다. 비슷한 말을 해대던 녀석이 기억속에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그렇게 자폐증에 가까운 캐릭터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자폐증 환자는 패배자다. 아주 어릴 때야 방어기제가 잡혀있지 않아서 불쌍하단 생각이 들지만 나이를 조금이라도 먹어서 중학생 정도의 나이가 되면 자폐증은 극복할 수 있다. 적어도 제대로 된 환경에서 살았다면. 나오코는 제대로 된 환경에서 살았던 캐릭터이다. 그래서 더더욱 맘에 들지 않았다. 나약한 정신은 나 스스로에겐 너무나 피곤하고 짜증나는 일이다. 나 자신도 그러하지만 그 때문에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준 사람을 아직 기억속에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적어도. 보통 사람이더라도. 자신이 피해를 준다는 것을 알면 그만둘 줄은 안다. 싸우기도 한다. 하지만 이 캐릭터는 망가질 때까지 인식하지도, 싸우지도 않고 그대로 침전해 나갔다. 짜증나는 일이다. 뭐. 망가진 후에도 계속 비슷했기에 더욱 더.

.. 레이코란 캐릭터는 상당히 호감가는 캐릭터. 어느정도 틀이 잡혀있는 그 모습도 그랬고.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도 그랬다. 뭐. 나는 이래저래 능력에 호감을 갖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능력 없는 자는. (최소한 감수성이라도 보여주지 않는한) 별 느낌이 없다. 능력이 없어도 호감이 가는 경우라면 좋은 사람일 경우. 좋은 사람도 아니고 능력도 없는 사람이란 나에게 있어서는 무시해도 상관없는 사람이다. 그런 점에서 레이코는 두가지를 다 보유하고 있었기에 꽤나 호감이 가는 캐릭터였다. 구조적으로도. 잘 등장했기에 더욱 더. 물론 캐릭터에게 빠지는 인간이 아니기에 단지 호감에서 끝나는 건 당연하지만. 나머지 캐릭터에 대해서는 별로 언급하고 싶지 않다. 나에게 별 느낌을 주지 못한 것도 사실이며, 언급할 가치를 느끼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 내용면에서는 꽤나 점수를 줄 수 있다. 나에게 즐겁지 않은 내용일 뿐이지 내용 자체로는 볼만하다. 물론 그 테마. 에 있어서는 크게 공감이 가지는 않지만 꽤나 재미있는 내용이기 때문에. 적어도 이런 쪽으로 생각하게 만들 수 있는 내용이라는 점에서는 꽤나 잘 짜여진 내용이 아닌가. 라고는 해도 내게는 별 감흥을 주지 못하는 내용. 나에게 있어 재밌었던 것은 캐릭터였을 뿐이다.

.. 구조적으로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몇가지 필요없는 부분도 보이고 미스도 보이고. 뭐가 문제냐! 라고 따진다면 그저 그렇게 느껴진다고 답해주겠다. 완벽하게 잘 짜여진 논리를 갖추기 위해 저 책을 다시 읽고 싶지는 않다. 대답회피가 아니냐. 라고 말한다면 '나는 단지 내 감상을 적었을 뿐 당신을 납득시키기 위해 이 글을 쓰지는 않았다.' 라고 해주겠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팬이 많은 편이기에 괜히 날 귀찮게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 연출될지 몰라서 이렇게 사족을 단다.

.. 스스로 냉철해질 필요를 느끼고 그에 따라 이렇게 혼자가 되기 위해서 무리를 한 시점에서 이 책을 읽었다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다. 덕분에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냉철해질 수 있게 되었다. 적어도 이 책을 향해 냉소를 띌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차갑게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니까. 게다가 나가사와란 캐릭터의 약점을 잘 보여주었다는 것은 크게 도움이 될만한 일이었다. 장점은 취하고 단점은 버린다. 가 나의 모토인 이상. 꽤나 잘 정리된 방향성을 제시해 준 것이다. 게다가 꽤 오랬동안 잊고 있었던 말 '자신을 동정하지 마라' 라는 대사는 꽤 의미 깊었다.

.. 한가지 아쉬운 것은 이 책의 키워드 중에 이해할 수 없는 두가지. '노르웨이의 숲' 이라는 곡과 '위대한 개츠비'라는 책을 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뭐. 접하지 않았다고 해서 내용 이해에 무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조금 더 감상이 떨어졌으리라. 그 점이 조금 아쉽긴 하다.

.. 무라카미 하루키의 다른 책은 읽어보지 않았지만 이 사람의 문체가 모두 이러하다면 나는 읽을 생각이 없다. 적어도 문체로 무라카미 하루키를 높게 평가할 수는 없다. 내가 비슷한 문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뭐 이런 문체를 보지 못했던 사람이라면 꽤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문체인지는 모르겠지만. 난 나와 비슷한 문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짜증이 날 정도이다. 아니 뭐.. 이제는 무신경해 졌지만.

.. 내게는 다시 읽고 싶은 책. 에는 절대로 들어가지 않을 책이다. 이런 책을 두번 세번 읽는 다는 것은 너무나 짜증나고 피곤한 일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내게는. 에 포함되는 말이다. 나는 전혀 즐겁지 않으니까. 망가진 인간들을 보는 것보다는 모든 면에서 잘난 인간을 보는 것이 내게는 더 즐겁다. 뭐... 물론 그 쪽도 나름대로 짜증이 나기는 하지만. 그래도. 언젠가 내가 내 이야기를 쓰면. 이 소설과 별 차이 없는 글을 쓸지도 모르지.(웃음) 다만. 조금 더 낙관적이고 희망적인 글이겠지만.

.. Words of Yu-Tak Kim, the elemental of the wind.

Posted by BEW

2000/02/14 19:34 2000/02/14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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