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0 Prologue

.. 사실 신혼여행을 가기 바로 며칠 전까지, 정확히는 결혼 전날까지도 망설였다. 무엇을? 일본으로 가야 하는 가를.

.. 환율이 대략 1200원쯤 하던, 어느 정도 리만브라더스의 활약이 막장으로 치닫고는 있어도 이 정도 즈음에서 안정화 시켜주지 않을까 하는 막연하면서도 터무니 없는 기대를 가지던 시점에 일본, 칸사이(関西)[각주:1] 지방을 돌아다닐 생각으로 우선 티켓을 예매했다. 호텔과 일정 같은 건 느긋하게 고민해도 된다고 생각했기에 우선 티켓부터 끊어놓고 칸사이 관련 여행 책자라던가 등등을 구입했다.

.. 그러고 시간이 한 달 정도 흐르자 갑자기 상황이 급변해버렸다. 환율은 1500원을 넘어서 예전 800원대의 환율을 기억하던 나에게 1.5배도 아닌 2배의 상황을 강요하게 되어버렸다. 고급 료칸(旅館, 일본식 전통 여관)에서 카이세키(会席)[각주:2] 요리를 먹고 방에 딸린 노천 온천에서 일본주 한 잔 둥둥 띄워놓고 즐기는 여행 따위. 모두 환상이 되어버린 순간이었다.

.. 그러고 고민하기를 몇 달. 고민 중이었기에 여행 루트도, 볼 거리도, 숙소도 아무 것도 준비되지 않은 채 고민만 하다가 결국 원안대로 가기로 결정. 그 결정을 내린 것도 결혼 며칠 전이었다. 물론 준비는 전혀 되어 있지 않은 상황. 오로지 비행기 티켓만 구해놓은 상황이었다.

.. 부랴부랴 결혼식 전 날에 예비 신부였던 아내가 엔화를 환전했다. 한편 나는 회사 업무 때문에 밤을 홀딱 새우고 집에 돌아와 내려갈 짐을 싸야 했던 순간에, 일단 숙소부터 예약해야 한다는 생각에 그제서야 이동 루트를 점검하기 시작했다. 첫 날 아예 나라로 가서 자버릴까 생각했는데 이게 웬 걸. 칸사이 국제 공항 도착 시간이 나라(奈良) 행 리무진 마지막 출발 시간보다 늦었다.



.. 뭐 위와 같은 이유로 준비도 부족하고, 둘의 여행 스타일 상 어디 한 곳 재밌는 곳이 있으면 늘어져라 보는 습성 때문에 정작 여러 곳은 돌아보지 못한 신혼 여행기. 이제부터 시작.


.. Ps. 느긋하게 써가면서 느긋하게 올릴 생각. 좀 짧게 짧게 나눠서 올려야지.

.. Ps2. 일본어 표기에 대해서 좀 많이 고민했지만...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갈 생각.
.. ..1. 맨 앞의 발음도 그냥 된소리로 발음한다. ex) 카이세키(O) 가이세키(X)
.. ..2. 장음은 '-' 기호로 표기한다. ex) 오-사카, 코-베
.. ..3. [한글 표기(한자포함 일어표기, 필요할 경우 설명)]의 형식을 취할 예정. ex) 료칸(旅館, 일본식 전통 여관)
.. ..4. 표준 표기법을 몰라서 이러는 거 아니니 태클은 사양. 단지 高大寺(こうだいじ)를 원문 안 보고 아무 생각 없이 한국어로 표기된 '고다이지'라고 읽었다가 일본인이 전혀 못 알아 먹는 사태를 직면한 나머지 이건 좀 아니다 싶어서 이러는 것 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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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rds of Yu-Tak Kim, the elemental of the wind.
  1. 일본의 지방명. 한국의 영남이나 호남등과 같은 명칭이라 생각하면 된다. 일본은 토-쿄-(東京)를 포함한 칸토-(関東) 지방과 오-사카(大阪)를 중심으로 한 칸사이(関西) 지방으로 일단 크게 양분 된다고 생각해도 크게 틀리지 않다. 칸사이에는 오-사카(大阪), 쿄-토(京都)를 비롯하여, 나라(奈良), 코-베(神戸) 등이 포함된다. [본문으로]
  2. 술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연회 요리. 흔히 일본 요리 소개하는데서 상다리 휘어지게...까지는 아니더라도 뭔가 다다미 방에서 술과 같이 이런저런 맛난게 왔다갔다 하는게 보였다면 십중팔구 이 것 [본문으로]